금융연구원 "한·미 증시, 같이 떨어지지만 결이 다르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등으로 미국과 한국 모두 주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한국은 미국과 달리 기업의 실적 악화와 경기 침체 위험까지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임형준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일 ‘최근 주가 급락의 원인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자 세계 주식시장은 각국의 과감한 재정·통화 정책과 팬데믹 진정세에 힘입어 급격히 상승했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2020년 4월부터 2021년 하반기까지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이 저점 대비 각각 114%와 133% 상승했다가 지난해 11~12월 이후 올 9월30일까지 각각 19.6%, 28.6% 하락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도 2020년 3월19일 저점(1457.64, 428.35)을 기록한 후 127%, 147% 상승했다가 지난해 7~8월부터 내림세로 전환했다. 이후 올 9월21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은 29.0% 낮아졌다.
보고서는 미국의 주가 급락은 향후 기업실적 악화 위험보다는 미 연방준비은행(연준·Fed)의 금리 인상에 주로 기인했다고 봤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지난해 12월 초 1.40%에서 올 9월20일 3.56%까지 급등하자 미래 현금 흐름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던 기술주 등 성장주 주가와 나스닥 지수가 급락했다는 것이다.
임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미국 회사채의 등급별 신용스프레드는 일반적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본격화하는 시기보다 낮은 수준이고 BB등급 스프레드도 지난해 11월 2.50%포인트와 비교하면 상승폭이 크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은 국채 10년물과 3년물 금리가 지난해 7월 말 1.87%와 1.42%에서 올 9월20일 3.83%와 3.82%로 급등했다. A-등급 회사채의 신용스프레드도 지난해 6월 1.24%포인트에서 올 9월20일 1.88%포인트까지 상승했고 현 수준은 2010~2022년의 장기 평균(1.42%포인트)과 비교하면 표준편차(19.2)의 2.4배만큼 벌어져 있다.
주식과 회사채 가격은 시장참여자의 향후 기업실적과 경기에 대한 기대를 종합적으로 반영하고 있어서 실물 거시지표보다 선행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임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상장사의 올 1분기 실적은 양호한 편이지만 주가와 회사채 가격에 반영된 시장 기대를 기초로 평가하면 내년 이후 기업실적과 경기 악화 위험이 적지 않은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나도 부정선거라 생각했었다”···현장 보고 신뢰 회복한 사람들
- 국힘 박상수 “나경원 뭐가 무서웠나···시위대 예의 있고 적대적이지도 않았다”
- 늙으면 왜, ‘참견쟁이’가 될까
-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이사장 해임 “모두 이유 없다”…권태선·남영진 해임무효 판결문 살펴
- 내란의 밤, 숨겨진 진실의 퍼즐 맞춰라
- ‘우리 동네 광장’을 지킨 딸들
- 대통령이 사과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사과해요, 나한테
-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에 차량 돌진…70명 사상
- [설명할경향]검찰이 경찰을 압수수색?···국조본·특수단·공조본·특수본이 다 뭔데?
- 경찰, 경기 안산 점집서 ‘비상계엄 모의’ 혐의 노상원 수첩 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