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해물질' 거품 소화약제 여전히 사용..실태 모르는 환경부

한승연 2022. 10. 2.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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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이 났을 때 사용하는 '소화약제'라는 게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사람이나 동물에 해가 되는 유해물질이 들어가 있어서 논란이 돼왔습니다.

이게 얼마나 쓰이고 있는지 실태 파악도 안 되고 있습니다.

한승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7시간 동안 계속됐던 고양 저유소 화재, 불을 끄려고 거품 형태의 소화약제 3만여 리터가 투입됐습니다.

유해물질인 '과불화화합물'이 들어있는 소화약제가 쓰였다고 환경단체는 지적했습니다.

2년 전 김해에서 발생한 윤활유 창고 화재, 역시 다량의 거품 소화약제가 쓰였는데 인근 하천에서 물고기가 폐사해 유해성 논란이 일었습니다.

거품 소화약제를 제조할 때 들어가는 과불화화합물은 체내에 축적되면 생식 기능과 호르몬 등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어 국제 협약으로 사용이 금지돼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 협약 가입국이지만 2026년까지는 한시적으로 유류 화재 등에 한해 이 물질 사용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택구/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 회장 : "포(거품)가 날아다녀요, 가벼워서. 이게 퍼지다 보니까 그 주위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날아가고, 만약 그 위에 식수나 하천이 있으면 이건 오염이 되죠."]

하루 빨리 사용을 금지해야 한단 목소리가 잇따르자 소방당국은 단계적으로 친환경 제품 교체에 나섰지만, 문제는 민간 시설입니다.

별다른 제재가 없어 정유회사의 저유소나 석유화학단지, 항공 시설 등에선 여전히 사용 중인 곳이 적지 않습니다.

[저유소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일부는 교체됐고 일부는 교체가 안 됐고. 몇 년 후부터는 완전히 신제품으로…."]

[소화약제 제조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일반 화재도 많이 사용하고요. 지하 주차장 시설에도 들어가고. 정유 회사들도 많이 쓰고..."]

하지만 감독 당국은 유해물질이 든 소화약제가 전국에서 얼마나 쓰이는지 실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대수/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 : "관계기관과 협조하여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친환경 약제로 교체를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환경부는 KBS 취재가 시작되자 거품 소화약제 사용 실태를 전수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한승연입니다.

촬영기자:김상민/영상편집:박은주

한승연 기자 (hanspon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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