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축구장 관중 난입에 최루탄 발사..120여 명 사망

김원장 2022. 10. 2.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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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도네시아에서 큰 참사가 있었습니다.

프로축구 경기장에 난입한 관중들이 경찰 진압을 피하다가 다수가 넘어지고 깔렸습니다.

지금까지 백 70여 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먼저 김원장 특파원의 보도를 보시고, 김 특파원 연결해서 이야기를 더 해보겠습니다.

[리포트]

홈팀 아르마가 페르세바야에게 3:2로 패하자 성난 관중들이 경기장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관중들에게 붙잡혔던 홈팀 골키퍼가 경찰의 도움으로 겨우 빠져 나옵니다.

[니코 아핀타/동자바주 경찰서장 : "실망한 관중들이 (아르마)선수들에게 왜 졌는지 따지려고 경기장에 뛰어들어오면서 시작됐습니다."]

난입한 관중이 점차 3천여 명까지 늘어나자, 경찰의 진압이 시작됐습니다.

여기저기서 경찰과 극성 팬들과의 몸싸움이 이어졌습니다.

이어 경찰이 본격적으로 최루탄을 쏘며 관중들을 밀어냈고, 2개의 출입구로 한꺼번에 관중들이 몰리면서, 수백 여 명이 넘어지고 깔렸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경찰 2명을 포함해 모두 120여 명, 100여 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축구 팬들의 광적인 응원이 근절되지 않으면서 지난 94년 인도네시아 프로축구 출범 이후 목숨을 잃은 관중만 78명.

오늘 참사는 또 지난 1964년 페루와 아르헨티나의 도쿄 올림픽 예선전에서 300여 명이 숨진 이후 가장 참담한 스포츠 사고로 기록됐습니다.

방콕에서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영상편집:이현모/자료조사:안소현

[앵커]

방콕 김원장 특파원 연결해서 더 알아보겠습니다.

김 특파원! 끔찍한 참사인데, 인도네시아 프로축구 경기에서 예전부터 이렇게 과열된 모습이 있었다고 들었어요.

어느 정도였습니까.

[기자]

그동안 여러차례 팬들이 충돌을 해왔고, 그래서 원정팀 응원단은 아예 홈팀 구장 입장을 금지할 정돕니다.

실제 3년 전에는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원정팀 경기에 몰래 들어간 팬이 발각돼 폭행을 당해 숨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광적인 응원문화도 심각한데요.

축구팬들이 '삼파이 마티'(sampai mati)라는 응원 구호를 외치는데 우리말로 '죽을때까지'라는 뜻입니다.

주요 경기마다 전투경찰과 진압 차량이 동원되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이와함께 경찰의 도넘는 대응도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입니다.

실제 국제축구연맹(FIFA)은 관중들을 자극할 수 있는 경찰의 총기와 최루탄 진압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인도네시아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인구 2억 7천만의 인도네시아는 2백 70여 종족이 함께 사는 다민족 다종교 국갑니다.

그런데 광적인 스포츠 열기가 자칫 국민 통합이 아닌 지역 분열을 부른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오늘 프로축구 1부 리그의 경기를 잠정 중단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조코 위도도/대통령 : "너무 가슴 아픈 비극입니다. 이번이 인도네시아 축구의 마지막 비극이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스포츠맨십과 인도주의, 형제애를 지켜야합니다."]

한편 우리 외교부는 한국인 피해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인도네시아 SNS에는 사망자 추모와 그릇된 응원 문화를 바로잡자는 글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한 방송사 영상에는 "오늘 진 경기는 내일 다시 이길 수 있지만, 오늘 죽은 사람들은 내일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는 댓글이 가장 많은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방콕이였습니다.

영상편집:이현모/자료조사:안소현

김원장 기자 (kim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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