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X’ 주연 권상우 “아저씨지만 연기의 칼 간다, 날렵하게”
“패션도 연기도 자연스러운게 좋아”
“배우로서 항상 제2의 ‘천국의 계단’(드라마)을 꿈꾸죠. 그때만큼의 사랑을 받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웃음). 정말 닮고 싶은 선배님들이 많지만, 제 장점도 꼽자면 청춘이 좀 더 새겨져 있다는 것? 나태하지 않고 뒤처지지 않으며, 어떤 분야에서든 날렵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20년 전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부메랑을 던지며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라고 외쳤던 그 대사가 실현되는 것일까. 1m83cm 키에 훤칠한 체격의 모델 출신 배우이자, 원조 한류 스타인 권상우(46)가 오는 11일부터 15일까지 열릴 ‘23 S/S 서울패션위크’의 홍보대사로 발탁됐다. 지난해 홍보대사였던 배우 이정재의 뒤를 잇는 셈이다.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이번 쇼는 권상우 목소리가 담긴 NFT 초대권으로도 화제. 전 세계 패션위크에서 음성이 담긴 NFT초대권을 발행하는 것은 처음이다.

패션쇼 무대가 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따로 만난 권상우는 “얼마 전 아내가 ‘최신 유행’이라며 20년 전 유행했을 법한 통청바지를 선물해줘 당황했다”면서 웃더니, “패셔너블 하단 건 옷을 잘 입는다, 못 입는다라기보다 시대에 뒤처지지 않았다는 증표라 생각한다”고 했다.
“패션이든 일이든 남 쫓아가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소화해낼 수 있는 게 중요하죠. 저도 다른 모델들에 비해 키가 작은 편이어서 콤플렉스를 극복하려 운동을 많이 했거든요. 그게 연기에 도움을 줬고요.” 중년 남성 배우의 외모에 대한 자신감은 어떨까. “솔직히 잘생긴 얼굴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어요. 단지 어릴 때 피부가 좀 좋았다 정도? 무엇이든 자신만의 것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대전 출신으로 1998년 모델로 데뷔한 권상우는 영화 ‘화산고’(2001) ‘동갑내기 과외하기’(2003) ‘말죽거리 잔혹사’(2004), 드라마 ‘천국의 계단’(2003) 등을 통해 ‘청춘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2000년대 초·중반 몸짱 열풍을 일으킨 조각 근육의 소유자로 각종 액션 영화에도 출연했다.
그를 배우로 꿈꾸게 한 건 알 파치노 주연 영화 ‘스카페이스’. “어린 시절 극장의 그 쿰쿰한 냄새가 좋았어요. 초등학교 1학년 때인가, 삼촌이 ‘각설이 품바타령’ 영화 티켓을 주셨는데, 도착하니 상영 시간이 끝났더라고요. 그다음 영화가 ‘스카페이스’였죠. 미성년이고 혼자인데도 그냥 들여보내 주시기에 보게 됐는데, 정말 그때의 충격은 잊을 수가 없어요.” 누아르 장르는 그가 이후 계속 도전하고, 여전히 마음에 품고 있는 장르이기도 하다.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 이젠 풋풋한 청춘물보다는 지질하거나 무능한 가장 역할을 더 많이 소화한다. 그가 망가질수록 인기는 수직 상승. 지난달 2일 첫선을 보인 웨이브 오리지널 6부작 드라마 ‘위기의 X’에서 권상우가 맡은 주인공 ‘a저씨’(해당 드라마에서 아저씨를 지칭하는 표현)는 촉망받는 엘리트에서 한순간에 권고사직·발기부전·원형탈모·주식 떡락 등 몇 단 콤비 인생 최대 하락장을 맞은 짠내 나는 남자.
몸을 던지는 코믹함에 9월 한 달간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 부문 시청 순위 1위를 수성했다. 2040 세대의 ‘격공(격한 공감)감’을 끌어내며 ‘현실 고증 명대사’ 드라마 꼽힌다. “제가 표현할 수 있는 모든 희로애락을 담아냈기에 지금까지의 인생 역작”이라고 꼽았다.

가장이 주인공인 작품은 누아르 이후 그가 더욱 애착을 보이는 장르이기도 하다. “사실 아버지가 저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간암으로) 돌아가셔서 저는 마음이 아픈 것도 몰라요. 존재 자체에 대한 기억이 없어서 슬픔도 잘 상상이 안 돼요. 그래서 아버지가 된 제가 마냥 신기하기도 하고, 가장이란 것도 새롭고, 이런 ‘완전체 가족’이 정말 소중해요. 제 삶의 모든 원동력이죠.”
‘배우 권상우’와 ‘아버지 권상우’에 대한 차이를 물으니 “아들이 정말 잘생겼다. 개량이 잘됐다” 같은 자랑을 한참 한다. 뻔한 질문이지만, 그래도 아내와 아들 중 하나만 고르라면 ‘아내’라고 한다. “요즘 아들이 사춘기라 아내한테 더 마음이 쏠리네요. 하하.”
그는 최근 제작사도 차렸다. 자신이 주연·제작한 영화도 선보일 예정이다. “전 정말 날렵한 배우가 되고 싶거든요. 물론 그 나이대에 걸맞게 연륜과 재미도 주면서 우아하게 이끌어가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죠. 또 다른 ‘말죽거리…’가 나올진 모르겠지만, 그런 모습으로 다가가려고 저는 칼을 갈고 있습니다. 아주 날렵하게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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