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시위' 남 '압박 일변도'..긴장 고조 한반도 '출구'가 없다

박은경 기자 2022. 10. 2.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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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국군의날'인 1일에도 2발 쏴..한·미 훈련 맞서 '핵 자신감' 표출
윤 대통령 "동맹과 압도적 대응"..군, 고위력 현무 미사일 첫 공개

북한이 일주일 사이 4차례에 걸쳐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7발을 발사했다. 단기간 집중적 미사일 발사로 윤석열 정부의 한·미, 한·미·일 협력을 통한 대북 억제책을 무력화하고, 핵 능력 자신감을 표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천명했고, 군은 고위력 탄도 미사일을 공개했다. 남북 간 ‘강 대 강 대치’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국군의날인 지난 1일 오전 6시45분쯤부터 7시3분쯤 북한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SRBM 2발이 포착됐다고 합동참모본부가 이날 밝혔다. 북한이 국군의날 당일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전례를 찾기 힘들다. 이 미사일은 고도 약 30㎞로 350㎞가량을 비행한 것으로 탐지됐다. 평양에서 남쪽을 향해 쏜다면 국군의날 기념식이 열린 충남 계룡대까지 타격 범위에 포함된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평안북도 태천 일대에서 SRBM 1발을, 28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2발을, 29일 평안남도 순천 일대에서 2발을 각각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최근 북한의 무력 시위는 ‘대북 적대시 정책’ 상징으로 꼽는 한·미 연합훈련과 핵추진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 전개와 맞물려 있다. 한국 해군과 미국 항모강습단이 한·미 해상연합훈련(9월26~29일)을 실시하는 가운데 미사일 발사가 이뤄진 점도 이전과는 달랐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항모전단이 동원된 한·미 연합훈련 기간 중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처음”이라면서 “핵 능력이 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대응이 제한될 것이라는 전제에 따른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한·미·일 3국은 지난달 30일 동해 공해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을 추적·탐지하는 상황을 가정해 연합 대잠훈련을 했다. 4차례에 걸쳐 발사한 SRBM은 북한판 이스칸데르인 ‘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인 ‘KN-24’, 초대형방사포 ‘KN-25’ 계열로 추정되는데 이는 북한이 ‘핵 투발 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해 개량하고 있는 무기체계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의 7차 핵실험의 길닦기용으로써 미사일 발사는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윤석열 정부가 북핵에 대한 압도적 대응을 강조하고 있어 ‘강 대 강’ 대치로 인한 긴장이 우려된다. 윤 대통령은 1일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한·미 동맹과 우리 군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한·미 연합훈련과 연습을 보다 강화해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강력히 대응하는 ‘행동하는 동맹’을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군의날 행사에선 북한이 핵을 사용할 경우 군의 대응 수단으로 꼽히는 ‘세계 최대 탄두중량’ 고위력 현무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이 처음 영상으로 공개됐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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