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감학원 아이들 유해, 반세기 만에 발굴.. 40년 전 그곳에선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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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인권 침해가 자행된 선감학원 암매장지에서 피해 아동의 것으로 보이는 치아와 단추가 다량으로 발굴됐다.
이곳은 2020년 12월 진실화해위에 진실 규명을 신청한 피해 생존자 190명 중 다수가 암매장지로 지목한 곳으로, 유해 150여구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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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인권 침해가 자행된 선감학원 암매장지에서 피해 아동의 것으로 보이는 치아와 단추가 다량으로 발굴됐다. 1982년 선감학원이 문을 닫은 지 40년 만이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지난달 26∼28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매장지에서 봉분 4기를 발굴한 결과 당시 원생의 것으로 보이는 치아 20개 이상과 단추 4개를 발견했다.
선감학원은 1942년 일제가 설립한 아동 강제수용소다. 해방 이후에도 경기도가 인수해 1982년 10월 폐쇄되기 전까지 부랑아 수용 시설로 활용됐다. 복장이 남루하거나 행동이 불량하고 주거가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최소 4691명의 아동이 경찰과 공무원에 의해 강제로 끌려왔다.
수용된 원생들은 짧게는 1년에서 최대 11년까지 이곳에 갇힌 채 염전, 농사, 축산, 양잠, 석화 양식 같은 강제노역에 시달렸다. 식량이 부족해 곤충, 뱀, 쥐 등을 잡아먹다가 사고를 당하고 일부는 상습적인 폭행·구타 등 인권 침해에 시달리기도 했다.
경기연구원이 선감학원 피해 생존자 9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대다수가 입소 생활 중 기합(93.3%), 구타(93.3%), 언어폭력(73.9%)을 겪었다고 답했다. 성추행(48.9%)이나 강간(33.3%)을 당한 경우도 상당수로 드러났다. 하지만 섬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피해 사례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일부는 섬에서 탈출하는 과정에서 바다에 빠져 목숨을 잃기도 했다. 경기연구원은 “안산시의 해안은 밀물과 썰물의 차가 커 조간대가 넓게 발달해 있다”며 “이러한 지형적 특성 탓에 육지로 탈출하려다 개펄에 빠져 사망한 원생이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번 시굴 결과는 이달 중 발표될 위원회 진실 규명 결정문에 반영된다. 실제로 현장에서 유해가 확인될 경우 진실화해위는 국가와 경기도에 권고해 전면적인 유해 발굴에 나서도록 할 방침이다.
백준무 기자 jm10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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