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오픈] 우승자 니시오카, "일본에서 다회 우승자는 니시코리와 나뿐"

박상욱 2022. 10. 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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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니시오카(사진=코리아오픈 조직위원회)

니시오카 요시히토(일본, 56위)가 26년 만에 돌아온 ATP투어 대회 코리아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니시오카는 이번 우승을 통해 일본에서 니시코리 케이에 이어 2번째 다회 우승자로 기록됐으며 현재 ATP 라이브 랭킹 38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진행 중인 다른 대회 결과에 따라 다음주 월요일 갱신되는 랭킹 순위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시상식 후 가진 니시오카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우승 축하한다. 4년 전 중국 선전 오픈(ATP250, 2018년 9월) 우승에 이어 두 번째 투어 우승이다. 기분이 어떤가?
정말 좋다. 남자 투어 무대에서 일본 선수 중 단지 5명(니시코리 케이, 요시히토 니시오카, 다니엘 타로, 스기타 유이치, 마츠오카 슈조)만 투어에서 우승을 경험했다. 그 중 2개 이상 투어 우승을 경험한 사람은 이제 니시코리 케이와 나, 둘이다. 정말 기쁘다. 이번 시즌 워싱턴DC에서 준우승해서 아쉬웠는데 이번에 우승해서 정말 기쁘다. 드디어 아시아 스윙이 돌아왔다. 그리고 이곳 한국에서 우승을 했다. 정말 기쁘다. 한국에서 경기하는 것이 매우 흥분되고 좋은 일이었다. 그 부분 또한 이번 대회 우승에 큰 도움이 되었다. 한국에서 과거에 멋진 시간을 보낸 것과 이번 대회 멋진 경험을 한 것에 만족한다.

이번 시즌 2014년 프로 데뷔 이후 가장 좋았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이번 우승 외에도 워싱턴DC(ATP500) 준우승, 마이애미오픈(ATP1000) 32강 등 멋진 성적을 거두었다. 이번 시즌, 기존과 달리 특별히 변화를 주었다거나, 터닝포인트가 된 순간이 있나?
딱히 변화 시킨 것은 없다. 워싱턴DC 대회 전, 미국에서 챌린저 대회를 참가했었다. 그런데 챌린저 대회에서 경기하며 동기 부여가 떨어졌다. 대회에서 진 다음 곧장 고향으로 돌아가 2~3주 정도 쉬었다. 그리고 워싱턴DC 대회도 갈까 말까 망설였는데, 본선에 직행했다는 얘길 듣고 아무런 부담 없이 대회에 출전했다. 그런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특별히 변화를 준 부분은 없다. 트레이닝도 이전만큼 하고, 테크닉 역시 변화를 준 것이 없다. 나역시 올 시즌 잘하고 있는 특별한 이유를 모르겠다.  워싱턴DC에서는 부담감이나 압박이 없었던 부분이 오히려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부담 없이 그냥 경기와 그 순간을 즐기자’란 생각이 오히려 멋진 결과를 가져왔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는, 지금 새 코치와 함께 하게 되었는데 내가 경험적으로 성숙하게 해주고 확실한 동기 부여를 해 준다. 그 부분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된다. 테크닉에 변화를 준 것은 거의 없지만 멘탈적인 부분이 정말 강해 졌다. 매 포인트 최선을 다하게 되고, 심지어 경기에서 지더라도 이제는 오히려 어떤 부분을 앞으로 더욱 개선해야 할 지 스스로 찾게 된다. 그런 부분이 워싱턴DC 오픈 이후 나에게 가장 달라진 점이다. 여기서도 그런 부분이 큰 도움이 되었다.

첫 번째 우승(2018년 9월, 중국 선전오픈)과 두번째 우승(2022년 9월, 코리아오픈)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첫 우승했을 때는 무릎 부상에서 복귀했던 해였다. 가장 큰 차이점은 그때가 더욱 어렸다. 더 어렸기에 에너지가 더 많았을 것이다(웃음). 
그때보다 지금 몸이 더 강해 졌다. 이번 우승에서는 무엇보다도 내 서비스게임이 참 좋았다. 내 서비스게임 자체를 거의 잃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 부분이 많이 향상되었다. 첫 타이틀 이후 많은 경험이 쌓였던 점도 달라진 점이다. 좋은 경험과 그렇지 못한 경험들이 쌓이면서 선수로서 더욱 성숙해 졌다.
그리고 우승해 본 경험은 자신감이 배가 되게 했다. 첫 우승 전에는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없었기에, 우승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몰랐다. 톱 플레이어들을 상대로 내가 어떻게 경기하게 될 지도 막연했다. 하지만 투어 우승 경험을 하니 이제 나도 투어에서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미 Top 50위권 선수가 되었다는 사실도 크게 달라진 점이다.  올 시즌 ATP500으로 이보다 하나 높은 대회였던 워싱턴DC에서 결승에 오른 것 역시 큰 경험이자 도움이 되었다. 그런 부분이 가장 큰 변화였다.

두 우승 모두 아시아에서 했다. 다음주 고국인 도쿄 대회에 임하는 각오는? 
다음 도쿄 대회 역시 최선을 다하겠다. 이번 주 내내 경기를 하여 약간 피곤하지만 이번 주 내내 경기 자체를 즐겼다. 다음주 고국에서 열리는 재팬오픈 역시 당연히 그렇게 하겠다. 첫 상대는 미오미르 케크마노비치(세르비아, 32위)로 정해 졌다. 만만치 않은 상대이다. 상대는 이미 도쿄에 도착해 이미 대회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힘든 경기가 되겠지만, 경기장을 직접 찾은 고국의 관객과 친구들이 나를 도와 줄 것이라 믿는다. 일본에 투어 대회가 많지 않기에 잘했으면 좋겠다. 최고의 테니스를 보여 주겠다. 결과도 좋았으면 좋겠지만, 뭐 일단 이번 주에 잘했고, 다음주 결과에 상관없이 일본 테니스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단식 첫 우승 당시 16강전에서 샤포발로프를 이겼고 이번에도 결승에서 그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다. 샤포발로프와의 대진이 본인에게 늘 유리하게 작용하는데 이에 대한 비결은? 온코트 인터뷰에서 그는 우스갯소리로 니시오카 선수의 플레이가 너무 짜증난다고도 했다.
아마도 그는 내가 대회를 우승하기 위해 꼭 필요한 선수가 아닌가 싶다.(웃음) 농담이고, 두 경기 모두 그 역시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오늘도 2세트에서 그가 먼저 브레이크에 성공했고 3세트까지 갈 수도 있었다. 이전 경기에서는 그가 먼저 매치포인트를 잡기도 했다. 경험이 많이 쌓이다 보니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 같고, 그가 공격적으로 나오며 실수를 하는 동안 반대로 최대한 실수를 자제한 것이 이번 결과를 만든 요인이 아니었나 싶다. 그는 자신의 플레이가 살아날 시 누구든 이길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잘 알기에 늘 대비했고, 그는 23살인 만큼 앞으로도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다. 난 이미 27살이라 찾아오는 모든 기회를 잡아야만 한다. 항상 상대가 짜증나도록 하는 것이 목표 중 하나인데 그가 오늘 그렇게 느꼈다면 나로서는 성공한 셈이다.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고 우승을 만끽하는 니시오카

코리아오픈 기간 내내 니시오카 선수를 향한 전폭적인 지지를 실감했을 것 같다. 경기 내내 ‘Go Yoshi!’ ‘Come on Yoshi!’ 등 응원이 자자했는데 이러한 경험이 어떤 기억으로 남을 것 같나? 한국에 다시 돌아올 계획이 있는지?
매 순간 즐거웠다.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할 수 있고 또 그들이 나를 응원해 준 현상은 항상 즐거운 경험이다. 이번 주 내내 많은 분들이 경기장에 찾아와 응원해 줬는데 특히 오늘은 만원 관중이라 놀라운 광경이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빈 경기장에서 경기했던 것을 반추해 보면 오늘 이 경험은 매우 특별하게 간직될 것이고 팬들 또한 우리의 플레이를 함께 즐긴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자신의 성공이 현재 투어에 뛰고 있는 단신 선수들과 주니어들에게 큰 영감이 될까?
그렇다고 믿고 싶다. 나도 니시코리 케이로 부터 영감을 받았기 때문에 그들도 나를 통해 영감을 받으면 좋겠다. 장신 선수들과 상대할 때 어려움이 많은데 나의 경기를 보며 어떻게 해야 그들을 이길 수 있을지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고, 오늘처럼 상대가 계속 위너를 만들어 낼 때도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고 포인트를 딸 수 있을지에 대한 좋은 본보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단신 선수로서 또 한가지 기억해야 할 점은 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야 한다는 점이다. 내 포인트 집중력을 잃지 말아야 하고, 키로 고민하는 어린 선수들이 나를 보며 힘을 얻고 언젠가 네트 건너편에서 상대 선수로 만난다면 그것 또한 기분 좋은 일이 아닐까 싶다.

경기 도중 두 번 트레이너로부터 왼쪽 어깨 치료를 받았다.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과 현재 상태는 어떤지?
왼쪽 어깨에 통증이 느껴 져 마사지를 요청했다. 심각하진 않고 많이 뭉친 것 같아서 풀어 줄 필요가 있었다. 큰 문제는 아니라 다음 주 재팬오픈에 출전하는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체격 면에서 아시아 선수가 서양 선수에 비해 열세인 경우가 많기에 아시아 선수의 승리에 조금 더 큰 의미 부여가 가능하지 않나 싶다. 현재 권순우 선수 등 아시아 선수들이 함께 활동 중인데, 아시아 선수가 경쟁력을 더 갖기 위해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체격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매 포인트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한데, 그 보다 아시아 선수들은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상대의 실수를 기다리는 일이 종종 있는데, 본인에게 기회가 왔을 때 이 기회를 확실히 잡고 자기 포인트로 만들어 내야 하며, 무엇보다 이런 정신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끄러워하지 말고, 무서워하지 말아야 하며 실수해도 좋다는 생각으로 질러야 한다. 테니스의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테니스를 어떻게 쳐야 한다는 조언은 불필요하다. 자신이 원하는 방식이 최선이고 나 또한 그러하다. 하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얘기는 이런 정신력을 길러서 서양 장신 선수들과의 대결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험을 쌓고 배우다 보면 자연스레 익히게 될 것이다.

테니스 스타일이 가끔 라파엘 나달을 연상케 한다. 같은 왼손잡이인 점도 그렇고 포핸드나 여러 면에서 그의 플레이가 떠오른다. 존경하는 선수로 그를 언급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스스로는 나달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릴 땐 그의 영상을 보며 많이 따라 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의 파워를 따라갈 수 없어서 비슷한 샷을 만들어 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나는 포핸드 스트로크에서 헤비 탑스핀을 선호하는데 이는 나달의 영향이 매우 크긴 하다. 테니스는 모든 선수마다 다르기 때문에 똑같이 할 순 없지만 그의 정신력은 확실히 배우고 싶다. 그의 항상 ‘왕’과 같은 자세와 태도를 지니는데 경기에서 질 때도 흐트러짐 없이 본연의 상태를 유지한다. 이런 그의 정신력과 자세를 배우고 싶다.

글= 박상욱 기자(swpark22@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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