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의 삶을 그려내다..늦깎이 화가 신재돈 씨

YTN 2022. 10. 2.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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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 현대미술의 발상지로 불리는 하이디 박물관.

유망한 차세대 작가들을 소개하는 갤러리에 개관 최초로 한인 작가의 개인전이 열렸습니다.

[데이빗 토마스 / 관람객 : 하이디 박물관에도 매우 중요한 전시회입니다. 제가 알기로 이번이 한국계 호주인 예술가가 처음으로 소개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클로이 존스 / 관람객 : 정말 멋지고 생동감 넘치는 전시회였습니다. 신재돈 화가의 색상 사용이 정말 인상적입니다.]

전시회 주인공은 '늦깎이 화가' 신재돈 씨.

2007년, 호주에서 먼저 유학 생활을 하던 자녀들과 아내를 따라 낯선 땅에 이주해 와 미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때 나이가 마흔일곱.

오래도록 치열하게 살아온 한국땅을 떠나서야, 어릴 적 이루지 못한 화가의 꿈을 다시 꺼내 펼쳐본 겁니다.

[신재돈 / 화가 : 학교에 들어가자마자 굉장히 재밌었고 마치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10대 때 화가가 되려고 생각했는데 정치적인 일과 경제적인, 직업적인 일로 해서 30여 년간 다른 일을 하다가 이제 내 길로 다시 돌아온 거 같은 그런 느낌을 학교에 들어가자마자 받았습니다.]

[박선희 / 멜버른 한인 미술인협회장 : 신재돈 선생님께서는 정말 열정이 대단하신 분이에요. 하루도 쉬지 않고 정말 항상 공부하시고 작업하시고 아무튼 이분 머릿속엔 뭐가 들었는지 모를 정도로 생각도 많으시고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신 거 같아요.]

재돈 씨는 만학도로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서울과 멜버른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해 왔는데요.

이번 전시회 주제는 '두 개의 달'.

분단된 한반도를 나타내기도, 호주와 한국을 오가는 이민자로서의 자신을 보여주기도 하는 상징적인 요소입니다.

[신재돈 / 화가 : 한국인으로서의 예술가지만 동시에 호주인으로서의 정체성도 있는 거죠. 그래서 여기 사는 이민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그 삶에 토대를 둔 예술을 한다는 게 굉장히 복잡하고 어렵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10여 년간 호주, 한국, 뉴욕, 방콕 등에서 80회 넘는 전시를 선보였지만, 이번 전시가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한인 큐레이터와의 협업으로 진행됐다는 점인데요.

신재돈 씨의 작품이 이민자로서의 정체성을 담아낸 만큼, 한국과 호주의 문화적 배경을 모두 이해하는 한인 1.5세 큐레이터와의 작업은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정문정 / 큐레이터 : 작가님의 그림을 이해하기 위해서 작가님과 거의 매주 만나면서 하루 종일 이야기를 할 때도 있었어요. 다른 일 말고요. 그러면서 작가님과 저와 서로 배운 것도 많고, 그래서 이 전시는 굉장히 뜻깊었던 거 같아요.]

[신재돈 / 화가 : 젊은 여성 한국인 큐레이터와 제가 함께한 전시가 큰 미술관에서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이렇게 할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 자체가 젊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주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서 화가의 꿈을 접은 이후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열심히도 살아온 재돈 씨.

돌고 돌아 어릴 적 꿈을 이룬 지금은 화폭에 마음껏 꿈을 펼치며 젊은 한인 예술가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는데요.

호주를 기반으로 한 한인 예술가로서, 앞으로도 이민자들의 정체성을 다루는 작업을 좀 더 밀도 있게 해나갈 계획입니다.

[신재돈 / 화가 : 저는 앞으로 젊은 예술가들과 같이하는 전시를 한번 해보고 싶고요. 또 나아가서 이 다문화 사회인 호주에서 아시아 이민자 예술가들과 함께하는 그룹 전시회도 적극적으로 해보고 싶은 게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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