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무역적자 480억弗 사상최대 될듯..외환위기 직전의 2.3배
9월 누적적자 벌써 288억달러
금융위기때 규모 3배 될수도
한국경제硏 "통계 이래 최악"
9월 수출 2.8%늘며 실적 경신
수입물가 올라 수출효과 상쇄
경상수지 적자전환 뇌관 여전
14년만에 8월 적자 가능성 커
◆ 6개월 연속 무역적자 ◆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무역수지 적자는 높은 수입물가가 촉발한 측면이 크기 때문에 해외 자원 개발 활성화 등 공급망 안정과 해외 유보 기업 자산의 국내 환류, 주요국과의 통화스왑 확대 등 환율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무역수지가 좀처럼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우리 경제의 건전한 펀더멘털을 상징하는 경상수지 흑자마저 크게 갉아먹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9월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8% 증가한 574억6000만달러, 수입은 18.6% 늘어난 612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37억7000만달러 적자로, 지난 4월 이후 6개월 연속 적자 행진이다. 6개월 이상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약 25년 만이다.
이처럼 무역수지가 악화되는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고공 행진을 하면서 수입물가를 높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경연에 따르면, 수입물가 상승률이 1%포인트 높아지면 무역수지는 8억8000만달러 적자를 보는 것으로 기록됐다. 또 물량 측면에서는 흑자를 보였음에도 수입단가 상승폭이 수출단가 상승폭을 크게 웃돌아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수입증가율은 지난해 6월 이후 16개월 연속 수출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
그나마 작년 3월 이후 19개월 연속으로 해당 월의 역대 최대 수출액을 경신하고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올해 9월 수출액은 기존 최고 실적인 지난해 9월(559억달러)보다 15억달러 증가했다. 무역수지 적자 규모도 사상 최대인 지난 8월(94억9000만달러)과 비교하면 축소됐다. 1∼9월 누적 수출액과 수입액은 각각 5249억달러, 5538억달러로 역대 최대다.
경상수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무역수지가 악화되다 보니 경상수지도 같이 흔들리고 있다. 경상수지는 한 국가가 재화, 서비스, 자본, 노동 등의 거래를 통해 다른 국가에서 벌어들인 소득으로, 한국과 같이 기축통화국이 아닌 경우 경상수지가 적자이면 대외신인도가 떨어져 원화값 하락에 불이 붙을 수 있다. 달러당 원화값은 최근 급락세를 이어가며 지난달 30일 1430.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연초보다 20% 내린 수준이다.
최근 한덕수 국무총리가 무역적자 지속으로 위기론이 불거지자 "경상수지가 흑자여서 크게 염려할 상황이 아니다"고 방어에 나선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당장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8년 이후 14년 만에 '8월 월간 경상수지 적자'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8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94억9000만달러로, 월간 집계 기준으로 가장 큰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여행수지 적자폭이 확대되면서 경상수지 적자 우려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한국은행도 "8월 경상수지가 적자 전환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동안 경상수지는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 등 계절적 요인이 반영되는 4월을 제외하고는 월간 흑자를 꾸준히 기록해왔다. 4월을 제외하면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한 마지막 시점은 2012년 2월(25억달러 적자)이었으며, 8월을 기준으로 하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8월(38억4500만달러)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26일 "아시아 양대 경제대국인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 가치의 급락으로 1997년처럼 아시아 금융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아시아 금융위기 가능성을 경고했다. 지속되는 달러화 강세에 일본과 중국의 통화가치마저 급락하면 아시아 지역에서 글로벌 자금 이탈을 촉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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