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 열리니, 항공 '채용 가뭄'도 풀릴까
객실 승무원 등 채용 아직..외항사 '한창'
노선 확대 속도..분야별 인력 수요 꾸준
운항 노선 회복세 관건 "아직 절반 수준"
정상화 추이 따라 점진적 채용구도 윤곽
하늘길 회복이 속도를 내면서 얼어 붙었던 항공 채용시장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일부 저비용 항공사(LCC)와 대형 국적사는 수시모집 방식으로 이미 지상 직군별 채용을 진행하거나 마무리 중이라 추이에 따라선 현장 실무직 채용도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운항 정상화가 빨라지고 매출 개선이 성과를 낸다면 충분히 고용시장 훈풍을 기대해볼 법 한데, 당분간 그럴 여유를 찾는게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됩니다.
■ 일반 직군 중심 모집 나서.."혹시?"
대한항공의 경우 홈페이지와 채용사이트 등을 통해 오는 14일까지 IT 부문 신입과 경력 모집을 진행 중입니다.
아직 다른 직군의 채용 소식은 없습니다.
최근 급변하는 항공시장에 대응해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활용한 고객 서비스와 항공 사이버보안 등 운영 효율화 방안을 고민하고 IT 활용 등을 늘려가는 트렌드를 감안한 전략적인 인력 보강 행보로도 풀이되고 있습니다.
제주항공도 가세했습니다. 3일까지 하반기 수시채용 일정을 진행합니다. 역시 정비사, 승무원 분야 없이 일반직만 신입, 경력을 채용합니다.
업무는 세분화해 경력(계약직)은 법무, 운항 Supporter(코디네이터)부터 각종 시스템 기획 운영(IT), 클라이언트 서비스(IT), 커머스 플랫폼 개발(IT)까지 다양하고 신입의 경우 커머스 플랫폼 개발(IT) 부문에서 정규직 전환형 인턴을 뽑기로 했습니다.
■ 고용지원금 종료 등 앞둬..내부 검토 등 돌입
9~10월 정부 고용유지지원금이 종료되거나 종료를 앞둔 시점이 맞물린 것도 항공업계에 선택을 촉구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고용노동부는 그간 항공사들에 고용유지금을 지원, 연장하면서 신규채용을 할 경우 지원 대상에서 제외시켰습니다.
한 LCC 관계자는 "전체적인 매출 개선이 어렵던 와중에 일본노선을 비롯해 해외노선 재개 폭이 커지면서 여러모로 실적 회복 기대치가 높아진 건 사실"이라며 "당장 국제선 운항 여건이 회복한 것도 아니라 수요만큼 인력을 충댱할 수 없는 형편이다. 고용 여지는 생겨난 만큼 가능한 방향의 내부 검토는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 상반기 전후 인력 보완 진행..신입, 조종사 등 채용
이미 상당수 향공사들은 어느 정도 필수 인력 보완을 마친 단계이기도 합니다.
업계 특성상 하루이틀 익혀서 적응할 업무가 아닌 탓에 휴직자 복귀를 서두르거나 미리 신입 교육, 채용에 나섰습니다.
제주항공의 경우 일찌걈치 지난 4월 신입 승무원을 위한 비상훈련, 응급처치, 항공보안 등 10주간의 법정훈련을 실시했습니다.
대상은 2019년 채용한 신입들로, 당시 하반기 채용됐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입사가 미뤄졌다가 3년여 만에 현장 투입의 물꼬가 트였습니다.
티웨이항공도 8월 승무원 90명을 신규 채용했습니다.
당시 휴직자 전원 복직했고 9월엔 출산, 육아휴직자를 제외하고 90% 이상 업무로 돌아왔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대형 기종인 A330-300을 3대 도입하고 추가 기재 도입 계획을 제시하는 등 리오프닝 움직임에 따라 국제선 운항 재개에 나선게 주효하게 작용했습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 이어 올해도 지난 5월부터 신입과 경력직 조종사를 선발했고 티웨이도 신규 도입하는 A330기종에 대해 경력직 조종사를 뽑았습니다.
■ 대외 리스크 등 상존..인건비 부담 여전
가장 규모가 크고, 항공사간 통합 작업까지 진행 중인 대한항공은 통상 매년 하반기 객실승무원을 포함해 일반·기술직 등 신입사원을 채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째 별도 이 분야 채용은 알려진게 없습니다.
코로나19 등으로 전체 2만여 명의 승무원 중 50%가 장기 휴직했다가 현재 80% 이상인 1만 6,000명이 복귀한 수준에 그쳤습니다.
대한항공은 1분기 영업이익 7,884억 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2분기도 7,359억 원으로 호실적을 이어갔지만 뚜렷한 인력 부문 개선책이나 보완대책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고환율, 고금리 추이에 대외적인 항공기 리스료와 유류비 등 비용 부담은 커지는데 직원 복귀율은 늘고 인건비 부담 역시 증가하는 상황이라, 추가 인력 충원 방안을 내놓기가 쉽지 않은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 채용 계획 "글쎄요".. 외항사 "바쁘다 바빠"
이미 일반 직군 채용에 나선 LCC 등을 제외하고 일부 저비용 항공사들 역시 내년 초까지 별도 채용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외항사의 경우 국내 채용이 없어도 글로벌 본사 차원의 채용은 계속 진행 중이기도 합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중동 3대 메이저 항공사 중 하나인 카타르항공은 전 세계 지역을 대상으로 신입과 경력직 객실 승무원 채용을 진행했고 같은 중동 항공사인 에미레이트항공도 채용사이트를 오픈했습니다.
또 미국 4대 항공사 중 한 곳인 델타항공이 파일럿과 승무원 등 대규모 채용을 진행 중이고 아메리칸항공도 올해 대거 조종사를 뽑을 계획입니다.
■ 그럼 "언제 뽑을까"..실적 반등 시기 '촉각'
운항 정상화 추이와 매출 개선이 기준점이 되고 있습니다. 국제선이 마구 열리는듯 보여도 예년 수준에 비할 수 없고 여객 회복 속도 역시 더딘 탓입니다.
현 추세라면, 시기적으로 교육 일정 등을 감안해도 연말 늦게나 내년초 인력 부문에 검토 여지가 생길 것이란 시각도 있습니다.
한 LCC 홍보담당자는 "최근 규제 완화에 따라 국제선이 늘어나고 있지만 운항 횟수가 코로나19 이전으로 금방 올라오는게 말처럼 쉽지 않다"며 "항공사별 노선 편수와 운항 기재가 확대되면 채용 규모 역시 동반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더불어 "신규 기재를 도입하거나 복항 또 증편을 앞세웠더라도 물량 투입만 아니라, 운항률 제고와 수요 회복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올해 내 쉽지 않을 것으로 봤지만 국내외 개방속도와 여행 수지 회복 의지가 맞물리는 속도가 워낙 빨라 실적 반등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필요 인력은 수시 모집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 연말 '분기점'?.. "운항편 절반 정상화 기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9월 운항인가 기준 국내 운항 국제선 횟수는 주 1,926회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주 4,714회 운항)의 40.8% 수준까지 회복했습니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하면 400%이상 늘어난 수준으로, 국제선 주당 운항 횟수는 5월 532회에서 6월 754회, 7월 1587회, 8월 1909회로 꾸준히 늘었습니다.
그래도 1~8월 전체 국제선 이용 여객이라야 코로나19 이전 2019년과 비교해 20% 수준 정도로 파악됩니다.
한 국적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 하루 수십 편씩 운항했던 노선이 현재 주 2,3회로 줄었다. 인천, 김포가 그렇고 제주는 아예 없지 않느냐. 수익 확대도 한계가 있는 상황"며 "연말쯤이면 코로나19 이전 50% 수준 항공편 정상화룰 내다본다. 그때쯤 수요 대처 방안에 윤곽이 잡히지 않을까"라고 전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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