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저효율 태양광 밀어붙이더니 전기요금 '부메랑'
원전이 태양광보다 5.7배 많아
국제 유가 급등에 에너지 위기
"정치적 탈원전, 요금 부담으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신재생정책이 결국 효율적 발전원인 원전의 손발을 꽁꽁 묶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데 지나치게 집중했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급격한 전기료 인상이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와 국민과 기업들에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 원전을 안정적인 기저 전력으로 활용하면서 재생에너지를 내실 있게 늘렸다면 올해와 같은 유례없는 에너지 위기 상황에 더욱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했을 것이란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부에서 제출받은 '신재생에너지 vs 원전 간 발전 효율성 지표 비교' 자료에서 산업부는 설비 용량 대비 발전량과 점유 면적, 발전 단가, 단위발전량 대비 투자비용 등 다방면에서 원전의 효율성이 크게 높다고 분석했다.
설비 용량 대비 발전량 측면에서 원전은 태양광보다 5.7배 효율적이었다. 작년 기준 원전의 설비 용량은 23.3기가와트(GW), 태양광은 18.5GW였다. 발전량은 원전이 15만8015기가와트시(GWh)에 달한 반면 태양광은 2만1822GWh에 불과했다. 풍력은 설비 용량 1.7GW에 발전량 3169GW로 태양광보다 사정이 나았지만 원전과는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경제성을 따지는 또 다른 핵심 지표인 단위발전량 대비 투자비용을 봐도 원전이 가장 경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번 건설되면 60년을 쓰는 원전은 연간 발전량에 비해 투자비용이 킬로와트시(kwh)당 500원꼴로 추산됐다. 반면 설비 연한이 20년인 풍력과 태양광은 kwh당 각각 4059원, 3422원으로 분석됐다. 전기 1kwh를 똑같이 생산하려면 원전 대비 풍력은 8.1배, 태양광은 6.8배나 많은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는 의미다.
발전원의 전(全) 수명 주기에 걸쳐 투입되는 전체 비용과 발전량을 따지는 균등화발전원가(LCOE)도 원전이 더 저렴했다. 산업부가 에너지경제연구원을 통해 분석한 결과 원전의 LCOE는 kwh당 60~66원으로 태양광(134~169원) 절반가량이며 풍력(166~276원)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발전량 GWh당 필요한 설비 면적은 원전이 78㎡에 불과하지만 풍력이 2682㎡(34배), 태양광은 1만3235㎡(170배)였다. 개발 면적이 클수록 환경에 주는 영향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문재인 정부와 환경단체에서 적극 홍보한 것처럼 태양광과 풍력이 원전에 비해 월등히 친환경적이라는 주장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가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태양광발전 설비사업과 관련해 환경영향평가 현황을 파악한 결과 총 6939건 중 765건에서 각종 환경 훼손 문제가 발견됐다. 환경부는 '협의 의견'이란 절차를 통해 사업자 측에 개선 사항을 통보했으나 이 중 30%에 달하는 219건이 결국 협의 내용조차 지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효율성이 떨어지는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보급에만 드라이브를 걸고 원전을 올스톱시킨 결과는 전기요금 인상 압력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형국이다. 지난달 30일 한국전력은 모든 소비자에 대해 전기요금을 kwh당 7.4원씩 인상하기로 했다. 4인 가구(월평균 사용량 307kwh) 전기요금은 2270원 오를 전망이다. 여기에 대용량 사용자에게 적용하는 일반·산업용(을) 요금은 고압A 4.5원, 고압BC 9.2원을 추가로 인상한다. 분기별로 전기료를 결정하는 정부에서는 올해에만 2번 인상을 결정했지만 내년에도 전기요금 인상을 단계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구자근 의원은 "글로벌 탄소중립 흐름에 따라 에너지 정책을 다변화한다고 해도 국익에 주안점을 두고 속도를 조절하며 원전 강화를 병행했어야 한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정치적 레토릭에만 몰입해 탈원전을 밀어붙이면서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히고 그 결과는 서민과 기업에 대한 전기료 인상 부담으로 돌아왔다"고 지적했다.
[이지용 기자 /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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