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한국 온 손정의, 이재용과 ARM 협력 논의

오찬종 2022. 10. 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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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IPO 참여 등 협의할 듯
국내 재계 인사들 만날 예정
2019년엔 대통령도 접견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사진)이 3년 만에 방한했다. 삼성전자와 영국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인 ARM과의 협력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2일 산업계에 따르면 손 회장은 지난 1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손 회장의 공식 한국 방문은 2019년 7월 이후 3년 만이다. 이번 방한에 대해 알고 있는 핵심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 회장은 매우 가까운 사이"라면서 "삼성이 초청한 장소에서 회동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ARM은 소프트뱅크가 소유한 영국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이다. 삼성전자·애플·퀄컴 등이 개발·판매하는 전체 모바일 기기 칩의 90%가량을 맡아서 설계하고 있다. 다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이 ARM을 단독 인수하기엔 어려울 수도 있다고 판단한다. 엔비디아와 마찬가지로 각국의 공정거래위원회 등 반독점 규제기관의 승인을 받기 어렵고 애플 등 경쟁사들의 반대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수가격도 걸림돌이다. 업계에선 ARM의 기업가치가 600억달러(약 85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는데, 지난해 엔비디아의 인수 예정 금액보다 200억달러(약 29조원) 가까이 뛰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M&A나 큰 지분 투자보다는 프리 IPO(상장 전 투자 유치)에서 의미 있는 협력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손 회장은 이번 방한에서 이재용 부회장뿐 아니라 다른 산업계 인사들도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이 언제 일본으로 귀국할지가 유동적일 정도로 한국에서 다른 일들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은 2019년 방한 당시 대통령 접견에 이어 재계 리더들을 만나며 광폭 횡보를 했다. 이재용 부회장뿐 아니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최고투자책임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을 잇달아 만났다. 당시 손 회장은 "AI 강자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것"이라면서 적극적인 AI산업 육성을 조언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이 세계로 (더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도움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번 출장에서도 손 회장은 한국 정부와 만나 논의할 어젠다나 계획이 준비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까지 윤석열 대통령과 만날 구체적인 계획은 잡혀져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출장은 2019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최근 불황으로 손 회장이 운용하는 비전펀드가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비전펀드는 최근 사업부 직원을 최소 30% 이상 감원할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손 회장이 ARM을 인수했을 당시와 달리 지금은 '리스크 파이브' 등 신진 세력도 영향력을 확대해 업계의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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