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천정부지인데..초·중·고 급식비는 8.7% 인상뿐
경기도 한 고등학교에서 근무 중인 영양교사 A씨는 올 2학기 들어 교사·학부모들로부터 수차례 급식 민원을 받고 있다. ‘고기 반찬이 부실하다’, ‘디저트 양이 부족하다’ 등 불만이다. A씨는 “끝을 모르고 폭등하는 식재료 물가 때문에 최소 영양 기준을 맞추는 동시에 아이들이 원하는 메뉴로 식단을 구성하기 쉽지 않다”며 “소고기·돼지고기를 닭고기로 대체하고 작년보다 저렴한 디저트를 찾는 등 여러 노력을 하고 있지만, 물가가 계속 오른다면 이젠 반찬과 디저트 숫자를 줄이는 방법 뿐”이라고 호소했다.
전국 초·중·고교 급식 식품비가 치솟는 물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학기 기준 전국 초·중·고교 급식 식품비는 1학기에 비해 평균 8.7% 인상됐다. 급식 식품비는 운영비와 인건비 등을 제외한 급식에 필요한 식자재 구입비로, 교육청과 지자체가 협상된 비율에 따라 분담한다. 초등학교 급식 식품비 한 끼 평균은 2921원에서 3180원으로 8.9% 인상됐다. 중학교는 3444원에서 3743원으로 8.7%, 고등학교는 3643원에서 3956원으로 8.6% 올랐다.
하지만 이 같은 식품비 인상으로는 현장에서 필요한 재료를 조달하기에 빠듯할 거란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8월 기준 ‘주요 식품류 물가 상승 동향’에 따르면, 수입 소고기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9.9% 올랐다. 닭고기도 15.9% 상승했다. 식용유 47.1%, 배추 78%, 파 48.9% 등 급식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재료들도 크게 가격이 올랐다.
지난달 대한영양사협회가 전국 초·중·고 영양교사 2341명을 대상으로 ‘질 좋은 식재료로 균형 잡힌 급식을 제공하기 위한 적정 식품비’를 조사한 결과, 현재 2학기 식품비 대비 평균 12.61%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서동용 의원은 “급식은 교육에 있어 가장 보편적인 권리”라며 “아이들이 질 좋은 식재료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예산 편성 확대에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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