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대생 골키퍼' 수원 삼성 이진경..교통사고도 막지 못한 축구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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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상태가 80%에 불과하나 팀의 승리를 이끌어서 기뻐요."
이진경은 2일 충남 천안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4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팀의 전승 우승을 이끌었다.
이날 대회를 마친 뒤 스포츠동아와 만난 이진경은 "팀원들의 수비력이 좋아 슈팅 허용 빈도가 타 팀보다 낮았다"며 "좋은 친구들을 만난 덕분에 계속 즐겁게 축구를 하고 있다"고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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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개막 1주일을 앞두고 교통사고를 당했다. 본 포지션이 아닌 골키퍼로 나섰지만 전문 골키퍼들 못지않은 선방능력을 보이며 ‘2022 K리그 여자 풋살대회 퀸컵(K-WIN CUP)’에서 가장 빛났다. K리그1(1부) 수원 삼성 여자축구단 골키퍼 이진경(29)의 이야기다.
이진경은 2일 충남 천안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4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팀의 전승 우승을 이끌었다. 당초 대회전까지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그는 팀에 골키퍼가 없어 갑작스럽게 장갑을 꼈지만 안정적인 선방과 특유의 담대함으로 대회 최고의 수문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대회를 마친 뒤 스포츠동아와 만난 이진경은 “팀원들의 수비력이 좋아 슈팅 허용 빈도가 타 팀보다 낮았다”며 “좋은 친구들을 만난 덕분에 계속 즐겁게 축구를 하고 있다”고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이진경은 성균관대 진학 후 교내 여자축구동아리를 통해 축구를 시작했다. 당시 함께 축구를 했던 동료들과 약 10년에 걸친 기간 동안 우애를 유지해왔다. 구단 자체 대회 블루시스컵 2022 우승팀이 이번 대회에 출전하면서 동료들과 기분 좋은 동행을 이어갔다.
당초 수원은 2018년과 2019년에 퀸컵 득점왕 2연패를 했던 김현선, 수원도시공사(수원FC 위민 전신) 출신 권예은과 이민주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었다. 이번 대회 전까지 이진경을 주목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조별예선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전과 경남FC전(이상 3-0 승) 무실점 승리를 견인했고, 토너먼트에서도 준결승 안산 그리너스전과 결승 대전하나시티즌전(이상 1-0 승)에서 팀에 무실점 전승 우승을 안겼다.
불과 1주일 전 킥보드를 타던 중 지나가던 차량에 치여 오른쪽 발등 부상을 입은 점을 감안하면 이번 대회 활약은 경악스럽다. 병원으로부터 한 발 딛기 정도만 하고, 무리하지 말라는 소견을 받았지만 이번 대회 출전을 향한 본인의 의지가 더 강했다.
2010년대 중반 입시 문제로 5년 간 축구공을 만지지 못한 점도 눈에 띈다. 당초 성균관대에 재학 중이었지만 의학계열에 종사하고 싶다는 마음에 다시 책상에 앉았다. 어느덧 우리 나이로 30살이지만 원광대 한의학과 2학년생으로 재학하며 공부와 축구 모두 열성을 쏟고 있다.
이진경은 “원래 운동을 좋아했다. 골키퍼는 훈련 때 친구들과 돌아가면서 하던 게 전부였다”며 “다만 그 전부터 겁이 없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골키퍼를 할 때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여자축구의 저변이 확대되면서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의 연령대도 다양해졌다”며 “백발이 될 때까지 축구를 재밌게 하고 싶은 게 축구인생 최대의 목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천안 I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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