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이재명이 던진 '4년 중임제' 개헌, 윤 대통령 받을까

은현탁 기자 2022. 10. 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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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재명 대표 교섭단체 연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 카드를 꺼냈죠. 개헌론은 수십 년 간 수면 위로 떠올랐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습니다. 대선 직전 거론됐다가 선거가 끝나면 없던 일이 됐어요. 그런데 이번엔 예전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대통령 4년 중임제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과 여론동향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개헌 반대하지 않아

이 대표는 지난 28일 국회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올해 정기국회가 끝난 직후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위해 국회에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습니다. 2024년 총선과 함께 국민투표를 실시해 1987년부터 이어온 현행 4년 중임제를 바꾸자는 주장입니다. 이 대표는 개헌의 구체적 내용으로 결선투표 도입, 국회의원 소환제도 제시했어요. 사실 4년 중임제 도입은 문재인 전 대통령도 추진했지만 무산됐습니다.

개헌은 여당의 협조가 없이는 불가능한 사안입니다. 그런데 개헌에 대한 여권의 입장이 명확히 정리되지는 않은 듯합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생의 블랙홀이 될 이재명식 개헌에 대해 어떤 국민들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주호영 원내대표는 다소 유연한 입장입니다. 그는 "내부적으로 개헌에 대한 의견을 정리해야 할 것 같다"면서 "흔히 4년 중임제를 말하지만, 그것도 여러 여건이 전제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했어요.

윤 대통령의 입장이 중요한데 아직 이렇다 할 반응이 없어요. 그렇지만 한달 전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짐작이 갑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19일 김진표 국회의장으로부터 개헌 논의를 제안받고 "국가 발전을 위해 그런 논의는 열려 있다. 개헌 논의 자체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금년 1월 대선 후보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4년 중임제 개헌론을 들고나오자 "뜬금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원론적인 대답 같지만 윤 대통령이 개헌에 반대하지 않는다면 '4년 대통령 중임제' 개헌이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선거제도와 정당제도의 개선에 더 관심이 많은 듯 합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에도 "개헌보다 중요한 것은 선거제도 개혁"이라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여론조사 4년 중임제가 더 우세

이번에는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에 대한 국민 여론은 어떤지 알아보도록 하죠. 올 들어 나온 3차례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들쭉날쭉 합니다. 이투데이와 한국경제신문 조사는 4년 중임제가 더 많고, 방송3사 출구조사는 현 단임제의 손을 들어줬네요.

이투데이가 윤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5월 4-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6명을 대상으로 대통령 중임제 개헌에 대해 물은 결과 찬성 48%, 반대 28.7%로 조사됐습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23.3%로 나타났습니다.

한국경제신문이 여론조사회사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3월 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에 대해 조사한 결과 찬성 55.5%, 반대 36.1%, 모름 혹은 무응답이 8.4%로 분석됐습니다.

중임제 개헌은 대체로 찬성의견이 많지만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KBS·MBC·SBS 방송 3사가 지난 3월 9일 대선 출구조사를 통해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권력 구조에 가장 적합한 정치체제'를 묻는 말에 '현재의 대통령 5년 단임제'가 50.5%가, '대통령 4년 중임제'가 34.5%로 나타났습니다. 5년 단임제 대통령을 뽑는 날 4년 중임제에 대해 물었으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닐까요.

이 정도면 독재의 반작용으로 탄생한 현행 5년 대통령 단임제를 계속 이어가야 할 지 생각해 봐야 하는 것 아닌가요. 현행 5년 단임제는 집권 세력이 모든 것을 차지하는 승자독식 구조입니다. 그래서 한번 집권하면 개헌론이 나오더라도 별 관심을 갖지 않고 넘어가버리게 되죠.

그렇지만 이번에는 여소야대이고 대통령 지지율이 낮다 보니 상황이 좀 다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어요.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8일 YTN 라디오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그리 높은 편이 아니고, 돌발 사안들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런 사안을 돌파하기 위한 방법으로서도 그것(개헌)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도 '제왕적 대통령'을 청산하기 위해서 청와대를 떠나 용산으로 나온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논리라면 제왕적 대통령제의 상징인 '5년 대통령 단임제'를 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네요. 4년 중임제 개헌 독자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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