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히든캐스트(104)] 임유, '미세스 다웃파이어'로 보여준 배우로서의 존재감

박정선 2022. 10. 2.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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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6일까지 샤롯데씨어터
자넷런디PD로 열연..요리사·마더테레사 등도 연기

뮤지컬에서 주연배우의 상황을 드러내거나 사건을 고조시키는 배우들이 있습니다. 코러스 혹은 움직임, 동작으로 극에 생동감을 더하면서 뮤지컬을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 배우들을 주목합니다. 국내에선 ‘주연이 되지 못한 배우’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샘컴퍼니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동명 영화(1993)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11월6일까지 샤롯데씨어터)가 미국 브로드웨이 공연 이후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각종 상을 휩쓴 원작의 힘에 국내 관객들의 특성에 맞춘 각색 과정을 거치면서 관객 평점 9.5(인터파크 기준), 월간 티켓판매수 3위(KOPIS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등장인물들의 개성이 어느 작품보다 강하다. 사실 뮤지컬 무대에서 앙상블 배우들까지 모두 눈여겨 보기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예외다. 그 중에서도 배우 임유는 자넷런디PD를 비롯해 극중 패션쇼의 모델로, 그리고 마더테레사 수녀, 요리사 등으로 무대를 누비면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누구보다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현재 ‘미세스 다웃파이어’에 출연 중이에요. 어떤 작품인가요?


저는 드라마가 강한 작품을 좋아하는데, 가끔은 여기가 대학로인가 싶을 정도로 대사도 많고 우리가 지금 연극을 하고 있나 싶기도 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에요. 거기에 쇼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은 작품입니다. 또 코미디를 바탕으로 하지만 감동 또한 놓치지 않은 욕심 많은 사랑스런 작품이에요.

-현재 ‘미세스 다웃파이어’에 출연 중이죠. 임유 배우가 맡고 있는 자넷런디PD는 어떤 인물인가요?


꿈과 희망을 주는 어린이 프로그램 ‘졸리쇼’의 PD에요. 지루한 기존 프로그램을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쇼로 바꾸고자 하는 진취적인 여성입니다.


-자넷런디PD는 무뚝뚝한 표정에 약간의 ‘아재개그’ 코드가 웃음 포인트인데요. 이런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어떤 준비들을 했나요?


저는 평소 잘 웃기도 하고, 잘 울기도 해요. 감정이 바로바로 드러나는 편이죠. 그래서인지 무대에서 무뚝뚝하게 있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신이 나서 톤이 높아지거나 잔 움직임이 많아지려고 할 때마다 스스로를 진정시키곤 합니다(웃음).


-극에 워낙 코믹 요소가 많다 보니 웃음을 참기 힘들 것 같기도 한데요.


맞아요.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마스크 쓰고 연습할 때는 마스크 속에서 몰래 몰래 웃었는데 마스크를 벗는 순간 많이 들켰어요(웃음). 또 리디아와 다니엘이 함께 부르는 넘버 ‘Just pretend’에서는 눈물이 나서 언젠가부터 일부러 안 보고 있어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참고한 것이 있나요?


특정 캐릭터를 참고 하기보단 조금 더 권위적이고 딱딱한 이미지를 주고 싶어서 대본과 달리 ‘다.나.까’ 말투를 조금 넣었어요. 아! 이경영 선배님의 명대사를 인용해보기도 했고요. 하하.


-임유 배우가 생각하는 자넷런디PD의 매력 포인트는?


자넷은 권위적이며 무뚝뚝하고 냉정해 보이지만, 자신 앞에서 본인을 흉보는 다니엘과 본인을 시베리아 마녀라고 부르고 있던 조감독 그리고 이제는 시대에 많이 뒤쳐진 졸리 아저씨까지 어느 누구도 해고하지 않고 다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는 알고 보면 따뜻하고 정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게 자넷의 ‘반전’ 매력이죠.


-자넷런디PD 외에 또 이번 작품에서 여러 인물들로 출연하시죠.


네, 미란다의 브랜드 ‘M body’ 패션쇼의 오프닝 모델(그린 의상)로 1막1장과 2막 1장에 등장해요. 또 다니엘을 여자로 만들어가는 과정인 ‘Make me a woman’에서는 마더테레사 수녀로, 다웃파이어로 분장한 다니엘이 요리하는 씬인 ‘Easy Peasy’에서 요리사로도 등장합니다.


-혹시 다음 시즌의 ‘미세스 다웃파이어’에 출연하게 된다면, 또 연기해 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나요?


다른 캐릭터 보다 자넷런디PD를 다시 해보고 싶어요. 이번 시즌 만으로 자넷을 보내기엔 너무 아쉬울 것 같거든요.


-‘미세스 다웃파이어’에서 가장 애정하는 넘버(혹은 장면)는?


‘Make me a woman’이요. 다웃파이어가 처음 등장하는 씬이기도 하고 평소 좋아하는 여러 캐릭터들이 등장해서 재미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음악이 너무 신나서 좋고요.


-말씀하신대로 신나는 음악도 많고, 개그 요소들도 많아요. 이런 작품의 성격 때문이라도 연습실에서의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을 것 같기도 해요.


맞아요. 저는 공연 전에 캐스팅만 보고도 ‘와’하고 감탄했어요. ‘웃긴 사람은 다 불러놨구나’ 싶은 캐스팅이었거든요(웃음). 끼쟁이 선수들이 다 모여 있어서 워낙 티키타카도 좋고, 때론 안 맞는 부분들이 있지만 맞춰가는 과정마저도 즐겁더라고요.


ⓒ샘컴퍼니

-데뷔는 2008년 뮤지컬 ‘그리스’죠.


생애 첫 뮤지컬 오디션이 ‘그리스’였고, 바로 합격했어요. 아무것도 모를 때라 더 용감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때의 열정만큼은 진짜 어느 누구에게도 안 밀릴 자신 있어요(웃음).


-데뷔 전엔 무용을 전공하셨다고 들었어요. 뮤지컬 배우가 된 계기가 있었나요?


현대무용은 워낙 장르융합이 많다 보니 무용 외의 것에도 늘 관심이 많았고, 무용 공연을 창작 할 때도 대사나 노래 등을 포함해서 시도하곤 했어요. 어느 날 ‘토요일 밤의 열기’ ‘그리스’를 봤는데 심장이 두근거리더라고요. ‘저 무대에 나도 있어야겠다’ 싶었어요.


-뮤지컬 데뷔 이후 벌써 14년이 흘렀어요. 그동안의 뮤지컬 배우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있다면?


2016~2017년쯤 슬럼프가 온 것 같아요. 제가 하는 모든 것이 가짜 같아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 점점 다른 배우들이 하는 것도 못 보겠고, 모든 게 다 이상하다는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잠시 이 업계를 떠났죠. 잠시 쉬다가 연극도 하고 영화 오디션도 보러 다니면서 스스로를 조금 더 다지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리고 뮤지컬은 5년 만에 ‘미세스 다웃파이어’로 다시 무대에 서게 됐습니다.


-뮤지컬 배우가 된 것에 대한 후회가 되기도 했나요?


전혀요. 슬럼프가 왔던 시기조차도 후회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그럼 뮤지컬 배우가 되길 참 잘했다고 느꼈던 순간은요?


가끔씩 제 무대를 보고 위로가 됐다는 후기를 들으면 뮤지컬 배우가 되길 잘했다 싶은 생각이 들어요.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잖아요.


-앞으로 임유 배우의 방향성도 궁금해요.


사실 세상은 나 없이도 잘만 돌아가고, 다 별일 없이 흘러가죠. 그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대체불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존재감 있는 배우랄까요? 많이 노력해야겠죠(웃음).


-지금까지 참여했던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꼽자면?


아무래도 제가 3번이나 참여했던 뮤지컬 ‘아이다’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배우로서 많이 성장하게 해준 작품이거든요. 그리고 꼭 연기하고 싶은 캐릭터도 있는데, 향후 멋지게 성장해서 ‘시카고’의 벨마를 해내보고도 싶어요.


-과거 영화에도 출연했었죠. 뮤지컬 배우 외에도 또 다른 도전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으신 건가요?


그럼요! 뮤지컬, 연극, 영화, 드라마 어디서든 꾸준히 연기하고 싶어요. 그게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 알기에 해내고 있는 동료들을 보면 너무 감동적입니다. 저도 계속 도전할거예요!


-임유 배우의 최종목표는?


거대한 목표는 없어요. 그냥 잘 흘러갔으면 좋겠어요.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았으면 좋겠고, 그곳에서 제가 잘 해내면서 꾸준히 활동할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고요. 그리고 그런 저의 활동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영향력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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