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정아 "극중 유일하게 라이브로 쓴 곡 하현상이 부른 '거짓말'" [인터뷰M]

김경희 2022. 10. 2.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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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크박스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추억의 첫사랑을 찾고 싶은 아내 '세연'을 연기한 염정아를 만났다. 염정아는 괴팍한 남편의 핀잔에도, 사춘기 아들의 무관심과 중2병 딸의 반항에도 언제나 씩씩함을 잃지 않는 캐릭터 ‘세연’을 연기하며 어느 날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난 후 생애 마지막 생일을 맞이하게 되자, 남편 ‘진봉’에게 자신의 첫사랑을 찾아 달라고 당당히 요구하는 모습을 그렸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염정아는 "지금 연기한지 3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는 이렇게 계속 연기를 할 수 있을지 몰랐었다. 그때는 연기가 재미있는지도 모르고 했었는데 지금은 너무 재미있다."라며 중년의 나이에 로맨스와 음악과 춤이 버무려진 작품을 선보이게 된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많은 작품을 해왔던 염정아이기에 그런 개봉 소감은 어쩐지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장화 홍련' '범죄의 재구성' '오래된 정원' '완벽한 타인'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캐릭터에 착 붙인 엄청난 작품들을 해 왔던 그녀다.

염정아는 "사실 '장화 홍련'을 하고 나서부터 연기가 너무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이런 역할을 내가 할 수 있다니 싶기도 했고, 연기를 이렇게 하는 거고, 이렇게 하면 좋아해 주시는구나 싶어서 힘도 나고 관심도 많이 받았다. 다른 작품도 너무 좋았고 좋아하는 작품들이기도 하다. 최근에 나이 들어서 찍은 게 더 현장을 즐기며 작업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알게 돼서 이렇게 찍으면 더 재미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라며 지금이 연기 경력 중 가장 재미있게 작업하고 있는 시기라고 밝혔다.

그녀가 이렇게 연기를 재미있게 생각하고 있기에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20대 시절을 직접 연기한 것에 대해서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사실 대본을 볼 때는 저희가 찍는지 몰랐다. 당연히 아역배우가 하는 걸로 생각했고 그래서 저나 류승룡 선배나 분량은 좀 작은데 너무 재미있는 작품이니까 해보자며 출연을 결정했었다."라며 출연 분량과 상관없이 재미있고 의미 있는 작품을 하고 싶어서 출연 결정을 했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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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며 "출연 결정을 하고 난 뒤 미팅할 때 이 부분은 누가 하냐고 했더니 '두 분이 하셔야죠'라고 해서 그제야 우리가 직접 찍어야 한다는 걸 알았다. 그런데 재미있었다. 가발을 쓰고 혼자서만 연기했다면 민망했을 텐데 류승룡 선배와 다른 배우도 다 젊은 분장과 의상을 입었고 또 하숙집 친구들이나 대학시절 친구들이 모두 저희와 비슷한 연배였고, 실제 류승룡 선배의 대학 친구들이 같이 출연해서 연기를 했다."라며 영화적 허용으로 염정아, 류승룡이 20대 청년이라 가장하고 연기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염정아는 "젊은 시절 연기 중 입대 장면이 너무 웃겼다. 류승룡 선배는 혼자 계속 자기가 연대장같이 보인다고 하셨다. 젊은 시절 연기할 때 저는 옷이 다 예뻤다. '진봉'도 그 시대의 옷을 입었지만 '세연'은 색감도 예쁘고 옷이 예뻐서 입을 때마다 좋더라. 신혼여행 때의 옷이 과한가 싶기는 했는데 그 옷도 예뻤다. 어떻게든 의상의 도움을 받아서 20대로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다."라며 의상이 극에 더욱 몰입하게 해줬음을 알렸다.

극 중에서 '진봉'을 연기한 류승룡과 실제 부부 같은 케미를 선보인 염정아는 "이런 연기는 상대 배우가 정말 중요하다. 류승룡이 너무 '진봉'처럼 연기해서 진짜 부부 같은 케미가 나올 수 있었다. 류승룡과의 첫 촬영이 '세연'을 위한 파티를 하는 날이었다. 손님들 앞에 나가 '세연'이하고 싶은 말을 하는 장면이었는데 울려고 한 게 아닌데 이상하게 류승룡을 보고 있으니 저절로 눈물이 나더라. 울컥해서 말이 나오지 않아 대사와 대사 사이에 잠시 마가 뜨는 정면도 있었는데 그게 그 장면의 첫 테이크였다. 감독님이 그게 제일 자연스럽게 진짜 마음이 보이는 거 같다며 그 장면을 쓰셨더라. 류승룡은 제가 운거 때문에 감정이 잘 잡혔다며 저한테 계속 고맙다고 하시던데 선배님을 도와드리려고 운건 아니고 진짜로 눈물이 나와서였다."라며 극중 눈물 연기는 리얼이었음을 이야기했다.

극중 시한부 엄마 역할이었는데 염정아는 "아무리 극 중이라지만 애들이 너무 엄마에게 관심이 없어서 좀 그랬다. 엄마가 하는 이야기는 다 흘려듣고 엄마 생일인데도 모르더라. 물론 '세연'의 감정을 몰아가기 위해 만든 장치였지만 연기하며 열받았다."라고 '세연'의 상황에 울분을 토했다. 그러며 "실제 저라면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 저는 한 달 전부터 떠들고 다닌다"라며 염정아의 현실 모습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자식들을 연기한 배우들에 대해서는 애정이 가득했다. "하현상이 '거짓말'을 부르는 장면은 우리 영화 중 유일하게 라이브를 쓴 곡이다. 현장에서 하현상이 라이브로 전화기에 대고 노래를 불렀다. 하현상이 먼저 노래하는 장면을 찍었고, 제가 하현상과 통화하는 장면을 연기할 때는 하현상의 음악을 틀어달라고 했었다. 노래를 어찌나 잘하는지, 그 장면은 감정이 너무 올라오더라. 하현상의 목소리를 들으면 너무 안정적이었다."라며 첫 소절만에 눈물을 뽑아내는 하현상의 목소리를 칭찬했다.

또 딸로 출연한 배우에 대해서도 "딱 그 나이로 보이는 배우였다. 친구들도 너무 귀엽고, 이 배우들 덕에 엄마 역할이 행복하고 즐거웠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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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아역을 연기한 박세완에 대해서는 "너무 훌륭했다. 눈빛도 너무 맑고 박세완이 제 아역을 해줘서 '세연'의 서사가 제대로 살아난 거 같다. 그렇잖아도 박세완에게 '어린 세연이 너무 사랑한다'라고 문자를 보냈더니 '정아 세연 너무 사랑해요'라고 답장이 왔더라. 박세완에게 제가 뭘 해준 게 없다. 그냥 박세완이 저를 많이 연구했다더라. 제 표정을 많이 보고 제 웃는 모습을 많이 보며 연구를 해서 닮은 부분이 느껴지도록 노력했다. 어린 '세연'과 어른이 된 '세연'간의 싱크로율은 모두 박세완의 덕이다"라며 극찬을 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염정아는 참으로 털털했다. 미스코리아 출신에 가녀린 몸매, 예민할 것 같은 분위기 등이 엄청난 선입견이었음을 알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염정아는 자신의 이미지에 대해 "'삼시 세끼'라는 예능을 통해 저의 이미지가 많이 풀어진 것 같다. 저는 원래 성격이 이랬는데 계속 극중 캐릭터로만 저를 보시다가 '저런 면이 있는 사람이구나'라고 다른 눈으로도 봐주시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예능 출연으로 얻은 효과가 연기에도 많이 도움이 된다. '갑자기 왜 저러지?'의 느낌이 아니고 '원래 성격과 좀 비슷하네'라고도 봐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캐릭터 변신에 거리낄 게 없다"라며 우리 주변 가까이에 살아 숨 쉬는 듯한 이미지를 얻게 된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자신의 생일선물로 첫사랑을 찾아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한 아내 세연과 마지못해 그녀와 함께 전국 곳곳을 누비며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게 된 남편 진봉이 흥겨운 리듬과 멜로디로 우리의 인생을 노래하는 국내 최초의 주크박스 뮤지컬 작품으로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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