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2' 유해진·'정직한 후보2' 라미란, 밑바닥부터 꼭대기까지 올라왔다[김보라의 뒷담화]

김보라 2022. 10. 2.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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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데뷔작부터 주목받아 인기 스타로 거듭난 연예인들이 있는가 하면 보조출연·단역으로 시작해 조연, 그리고 주연자리까지 올라가 제 영역을 넓힌 배우들이 있다.

그런 관점에서 유해진(53)과 라미란(48)은 후자다. 이름이 없는 배역으로 출연하며 연기 경력을 쌓기 시작해 이제는 영화계를 이끌어나가는 걸출한 배우로 자리를 굳혔다. 하루아침에 태어난 벼락스타가 아닌,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올리며 한 계단씩 밟아 꼭대기로 올라선 케이스.

오랜 시간 절절하게 두드리며 탄탄하게 쌓아올렸기 때문에 그 어떤 풍파가 몰아쳐도 쉽사리 무너지지 않을 만큼 견고하다. 맡은 캐릭터의 이면을 살피는 유해진과 라미란의 두 눈은 그래서 인물이 단순히 허구에만 머물지 않고 생동감을 얻을 수 있게 만든다.

‘블랙잭’(1997)에서 이름없는 ‘덤프1’으로 스크린 데뷔한 유해진은 ‘주유소 습격사건’(1999)에서 사내무리 중 한 명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단번에 붙잡았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 가운데 눈에 띄었다는 것은 그때부터 남다른 존재감을 발산했다는 의미다.

이후 ‘공공의 적’(2022), ‘광복절 특사’(2002)에 출연한 유해진은 ‘왕의 남자’(2005) 육갑, ‘타짜’(2006) 고광렬 역을 맡아 캐릭터에 생기를 불어넣는 배우로 그에게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었다.

‘전우치’(2009), ‘부당거래’(2010), ‘해적1: 바다로 간 산적’(2014), ‘베테랑’(2015), ‘극비수사’(2015) 등으로 훨훨 날아다니며 에너지를 고르게 다듬은 유해진은 ‘럭키’(2015)에서 처음 원톱 주연을 맡아 흥행 배우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영화 스틸사진

2017년 선보인 ‘공조1’, ‘택시운전자’, ‘1987’이 모두 관객들의 성원을 받아 흥행가도를 달렸다. 현재 상영 중인 ‘공조2’ 역시 유해진이 펼친 역량과 그만의 기지가 돋보인 작품이다. 보편적인 이야기를 하면서도 매우 독특하게 소화하는 유해진은 만날수록 즐겁고 재미있는 배우다.

무엇보다 제자리에서 거만하지 않게 사는 사람이 이런 것이구나 싶을 만큼 선을 잘 지킨다. 아마도 그가 사고를 치고 민폐 배우로 거론될 일은 앞으로도 없을 듯하다.

한편 서울예전 연극과 출신인 라미란은 연극 무대에서 주로 활동하다가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로 2005년 데뷔했다. 어린 나이부터 연기 활동을 시작하는 국내 배우들이 많기 때문에, 31살이라는 라미란의 당시 나이는 상업작에서 비교적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그 누구와도 겹치지 않는 그녀만의 독보적 매력을 대중은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

라미란 역시 유해진처럼 이름이 명확하게 적힌 캐릭터보다 ‘발동동 아줌마’, ‘부인1’, ‘마사지녀1’ 등 단역으로 불렸다. 그렇게 2005년부터 2014년까지 특별출연과 단역을 오가던 그녀는 ‘국제시장’(2014)으로 존재를 알리기 시작해 ‘미쓰 와이프’(2015), ‘히말라야’(2015), ‘덕혜옹주’(2016)에서 내공을 발휘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2015)의 높은 인기를 통해 얼굴과 이름을 널리 알린 라미란은 하고 싶은 일을 현실적인 이유로 포기하지 않고 꿈을 좇으면, 언젠가는 목표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인생의 진리를 일깨웠다. 반드시 목표했던 그곳이 아니더라도 언저리에 들어설 수 있다는, 행복은 주어지는 게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는 명제 말이다.

영화 스틸사진

라미란은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장유정 감독의 ‘정직한 후보’(2020) 후속작 ‘정직한 후보2’로 현재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 운동에 집중했던 1편을 넘어 속편은 토목건축 비리, 환경오염, 전시행정 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거대 건축업자의 폐수 유출이 초래하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강원도지사 주상숙의 활약이 돋보인다.

단역이었지만 그 속에서도 자신의 분량을 단단히 챙겨 온 유해진과 라미란. 두 사람은 강단과 깊이를 두루두루 겸비한 준비된 배우가 됐다. 단역으로서 현장 경험과 연기 경력을 쌓아올린 두 사람이 더 오래도록 여운을 남기는 이유다.

/ purplish@osen.co.kr

[사진] CJ ENM,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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