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시다 뉴욕 일정 영문 홍보, \'한일 정상 약식회담\' 빠졌다

서영지 2022. 10. 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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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정부 공식 영문판 누리집에 지난달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약식회담' 기록을 전혀 남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실과 외교부가 "취임 이후 첫번째 한일 정상 간 약식회담"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반면, 대통령실은 "취임 이후 첫번째 한일 정상 간 약식회담"이라며 지난 21일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만나 악수하고 있는 사진을 공식 누리집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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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각) 뉴욕 맨해튼 유엔총회장 인근의 콘퍼런스빌딩에서 낮 12시23분부터 약 30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 연합뉴스

일본이 정부 공식 영문판 누리집에 지난달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약식회담’ 기록을 전혀 남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실과 외교부가 “취임 이후 첫번째 한일 정상 간 약식회담”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경협 의원은 2일 일본 총리실 공식 누리집 영문판의 ‘외교관계’를 확인한 결과, 한-일 약식회담 관련 기록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의 ‘비공개 회담’(informal talks) 등 지난 21일 미국 뉴욕 방문 당시 일정 7개를 기록하면서, 윤 대통령과 만난 사실은 기록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앞서 일본 외무성은 한-일 정상이 만난 사실을 발표하면서 ‘회담’ 대신 ‘간담’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취임 이후 첫번째 한일 정상 간 약식회담”이라며 지난 21일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만나 악수하고 있는 사진을 공식 누리집에 올렸다. 대통령실은 누리집에서 “양 정상은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법치 등 상호 공유하고 있는 보편적인 가치를 지켜나가기 위해 양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연대해 나가자는 데 공감하고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며 홍보했다.

외교부도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주요 성과로 내세웠다. 외교부는 “2년9개월 만에 개최된 한-일 정상회담을 현안 해결 및 양국 관계 개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재확인했다”며 “현안 해법 마련 및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 구축에 중요한 모멘텀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김경협 의원은 이에 “우리 정부의 일방적 구애에도 일본은 연일 정상 간의 만남을 격하하고 있다”며 “한-일관계 개선도 좋지만, 대한민국의 국격과 국민 자존심까지 버려가며 애원하는 저자세 굴욕외교를 더 이상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런 문제 제기에 대해 “일본 총리실 일문 누리집에는 ‘미국 방문-2일차’ 제하 한-일 정상회담(‘간담’이라고 표기) 개최 사실이 게재돼 있다”며 “회담 상세 결과는 ‘관련 링크’로 외무성 누리집에 연결돼 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일 외무성 누리집(일문)에는 한-일 정상회담 관련 개최 시간 및 정상 간 논의 주요 내용, 사진 등 세부 결과가 게재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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