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아 톡!] 절망 그 자체 '시련 칼엘리고스'

문원빈 기자 2022. 10. 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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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컨트롤 능력을 갖춰야만 성공할 수 있는 극악의 난이도

"개발팀은 어떻게 성공했을지 너무 궁금해"

"DPS 커트라인으로 벽을 느낀 레이드는 처음이야"

스마일게이트의 MMORPG '로스트아크'에 새롭게 등장한 시련 난이도 '칼엘리고스'를 도전하고 느낀 소감입니다. 시련 난이도 '아카테스'와 헬 난이도 군단장 레이드도 경험했던 만큼 "대충 적응하면 성공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입장했다가 제대로 혼쭐 났습니다. 

칼엘리고스는 '망조의 몬스터'로 불립니다. 시즌1부터 해당 가디언이 등장할 때마다 로스트아크에 의도치 않은 악재가 생겨 이용률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시련 난이도 칼엘리고스가 추가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이번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라며 불안했습니다.

1일 오후 8시에 맞춰 오랜만에 조율의 서를 세팅하고 지인들과 설레는 마음으로 입장했습니다. 조합은 창술사, 블레이드, 데모닉, 도화가로 이뤄졌습니다. 첫 소감은 "이거 시련 난이도 맞아"였습니다. 패턴이 의외로 단순했거든요. 1페이즈는 카운터 판정도 너그럽고 일반 난이도와 패턴 속도 차이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금방 끝나겠네"라며 자신만만하게 2페이즈를 돌입한 순간 절망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무력화, 부위파괴 커트라인이 높은 편이었지만 헬 난이도 발탄 수준으로 부식 폭탄, 파괴 폭탄, 회오리 수류탄, 압도 룬을 잘 챙기면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어 문제가 되지 않았죠. 

순탄한 진행을 기대했던 자신감을 가로막은 것은 DPS 커트라인입니다. 첫 트라이에선 뇌전 보호막을 미리 터뜨린 바람에 무력화 → 카운터 → 부위파괴 이후 나타나는 뇌룡의 힘 버프를 습득하진 못했어요. 하지만 뇌룡의 힘 버프 없이 치명타 기준 평균 2100~2300만, 1사이클 평균 3500만 정도의 DPS를 자랑하는 버스트를 아무리 적중시켜도 페이즈가 전환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죠.

뇌룡의 힘 버프가 있었어도 힘들었을 거라 "이건 이상한데"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아드로핀 물약 차이라고 보기에도 너무 오래 걸렸으니까요. 8분 동안 진행하고 중단을 누른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쳤는데 HP가 68%나 남았있었거든요. 뇌룡의 힘 버프, 아드로핀 물약이 있어도 불가능한 영역이라 버그라고 믿고 싶었죠. 

새로운 기믹은 3가지 정도 있어요. 공중으로 날아올라 3번의 장판 공격을 펼치는 기믹과 전장 무작위 지점에 제공되는 구슬을 파괴해 광역 공격의 감전 디버프를 막아내는 기믹 그리고 왼발, 오른발에 따라 정면, 후면 범위를 꼬리로 휘두르는 기믹이죠. 지면과 장판 생각이 비슷해서 잘 안 보이는 것 외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어요.

무력화 → 카운터 → 부위파괴 패턴 이후 칼엘리고스가 감전 효과를 부여하는 광역 공격을 지속적으로 시전하는데 미리 뇌전 구슬을 파괴해 뇌전 보호막을 갱신해야 합니다. 카양겔 아우리엘에서 빛의 기운을 꾸준히 갱신하는 것과 비슷하죠. 구슬이 너무 단단해서 스킬을 많이 소모하니까 DPS 손실에 영향을 미치지만 어려운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다른 유저들도 DPS 커트라인에서 절망을 느끼는 분위기입니다. 1일 공개 파티 기준으로는 60%도 넘기기 힘들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죠. 특히 공중 3장판 기믹을 많이 시전하면 DPS 손실이 너무 커서 강제적으로 성공할 수 없을 정도니까요.

블레이드 입장에서 공중으로 보스가 올라가면 버스트 스택을 누적시킬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구슬에 윈드컷, 보이드 스트라이크를 사용하면 스택을 누적시킬 수 있는 점은 마음에 들었죠. 하지만 이러한 메리트가 있어도 유의미하게 DPS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입니다.

대충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블레이드, 창술사, 블래스터, 도화가, 워로드, 데모닉, 홀리나이트, 소서리스, 아르카나 등 클래스들을 계속 바꿔봤습니다. 시너지에 맞춰 조합하니까 10~11분 남기고 3페이즈로 넘어갈 수 있었는데요. 3페이즈로 넘어갈 때 칼엘리고스의 HP가 63%니까 급격하게 HP를 감소시키는 패턴이 없는 이상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게다가 3페이즈는 칼엘리고스의 패턴 속도와 피해량까지 급격하게 높아진 탓에 절망감은 수십 배 상승했죠. 참고로 감전 효과가 정화 스킬로 해제되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회피해야 합니다. 3페이즈에서 연속 카운터 패턴이 새롭게 추가됐는데 도화가의 '필법: 올려치기'를 타이밍 맞게 사용하면 혼자서 처리 가능해서 이 부분도 큰 도움이 됐어요.

4시간 정도 도전했지만 결국 해결책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최대 진도는 34% 정도입니다. 더 절망스러운 사실은 34%부터 일반 난이도에선 볼 수 없는 새로운 페이즈의 존재입니다.

블레이드, 소서리스, 창술사, 워로드 등 보정 콘텐츠에서 좋은 클래스들로 조합하고 완벽하게 스킬을 적중시켜야 겨우 가능한 수준이라 생각해요. 서포터의 아이덴티티도 전부 화력 버프에 사용해야 하니까 완벽한 패턴 대응 능력도 요구하죠. 도전할수록 개발팀이 정말 작정하고 만들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요.

전투 지역인 '혹한의 안식처'의 경우 크기가 넓기 때문에 칼엘리고스의 등장 위치 운도 따라줘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끝자락 구석에 등장하면 시간적으로 20~40초 손해니까요.

약점포착 각인을 사용하면 후반부에는 조금 나을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전반부에서 시간이 지체되든 단점이 있습니다. 이를 기대하고 자체 약점포착을 보유한 건슬링어를 넣은 파티도 다수 보였어요. 건슬링어는 뛰어난 기동력으로 기믹 대응이 쉬운 만큼 시련 칼엘리고스에서 나름 유용할 거라 생각합니다.

도발 스킬과 뛰어난 무력화, 부위파괴 능력을 보유한 워로드와 디스트로이어도 유용했습니다. 3페이즈부터 도발 스킬을 사용해 강제적으로 화력 집중 타이밍을 확보해 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됐어요. 물론 DPS 커트라인에 막힌다면 다른 선택지를 찾을 필요가 있겠죠.

추가로 서머너 또한 굉장히 좋은 선택지로 평가 받는 중입니다. 특화 상급 서머너 세팅은 무력화, 부위파괴, DPS 모두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기 때문에 국밥처럼 여겨지던 점화 소서리스보다 활용도가 높다는 의견이죠.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위급한 상황을 대처하기 위한 이동 스킬이 없고 스페이스 재사용 대기시간 동안 특화·치명 기준 10초라는 것입니다.

트라이 도중 다른 파티를 살펴보니 분위기는 비슷했어요. 매드라이프는 "이렇게 커트라인을 높게 만들었다고? 배틀 아이템을 땅에 버리는 수준이다"라는 소감을 밝혔고 이다는 "DPS가 말이 안 될 정도로 높으니까 최적의 조합을 찾을 때까지 바꿔보고 숙련도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총평하면 DPS 커트라인으로 스트레스는 크지만 도전하는 재미를 보장한 콘텐츠였습니다. 일반 난이도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공략을 고안하고 의외의 클래스가 주목받기도 했으니까요. 오죽하면 2페이즈에서 뇌룡의 힘 구슬을 수면 폭탄으로 재워서 순차적으로 섭취하는 공략까지 등장했을까요.

2일 오전 11시 50분 기준 퍼스트 클리어 팀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1일차 클리어가 등장하지 않는 레이드인 것 같아요. 커뮤니티 소식에 따르면 0.3%까지 소모시킨 것이 최대 진도였죠. 상위팀의 코멘트에 따르면 HP를 대폭 소모시키는 특수 기믹이 없어서 정말 숙련도에 따라 클리어 여부가 결정된다고 합니다. (2일 오후 1시 59분 퍼스트 클리어 팀이 등장했습니다.)

과거 금강선 디렉터의 말에 따르면 보정 콘텐츠 고수들은 개발팀이 봐도 경이롭다고 감탄할 정도로 뛰어난 플레이를 자랑하는데요. 해당 유저들도 이겨내지 못한 상황을 미뤄보면 시련 칼엘리고스가 얼마나 어려운지 가늠할 수 있죠.

3년 넘게 로스트아크를 즐기면서 DPS 커트라인으로 벽을 느낀 적은 없었던 만큼 색다른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플레이가 정교하지 않았다는 것도 깨달아서 평소 DPS 플레이 습관을 날카롭게 벼려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됐어요.

그래도 쉽게 클리어할 거란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만약 성공한다면 헬 난이도 군단장 레이드보다 더 깊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자도 한동안 칼엘리고스와의 데이트로 시간을 보낼 예정인데 이 괴랄한 난이도에 도전하는 분들 모두 이겨내서 승전보를 울릴 수 있길 바랍니다.

■ 최초 클리어 정보



- 시련 칼엘리고스 퍼스트 클리어 영상(PoV. 블래스터)

- 시간: 2022년 10월 2일 오후 1시 59분



- 최초 성공 칭호: 뇌룡을 정복한 자



- 성공 보상 칭호: 천둥을 내리꽂는



- 유저 닉네임: 너굴바, 빙리나이트, 포가루, 우홍주



- 클래스 조합: 서머너, 블래스터, 홀리나이트, 기상술사



- 전투 시간: 19분 33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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