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제항공기구 이사회서 퇴출.."우크라 침공 책임"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마네즈나야 광장에서 우크라이나 4개 지역 합병을 기념하는 콘서트가 열렸다. AFP연합뉴스

러시아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이사국 연임에 실패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ICAO 총회 투표에서 이사국 연임에 요구되는 86표를 얻지 못했다.

ICAO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로, 국제 민간항공 발전을 위해 1947년 설립됐다. 193개 회원국으로 구성되며 3년마다 총회를 열어 회원국의 투표로 36개국을 이사국으로 선출한다. 36개국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국제표준 채택, 국가 간 항공 분쟁 중재 등 민간항공 분야의 입법, 사법, 행정을 아우르는 최고 의사결정 기관이다.

이날 투표는 유럽 등이 속한 1·2부 그룹의 이사국 선출을 위해 진행됐다.

투표 결과를 두고 러시아가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절차적 검토가 시작됐다. 이에 대해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프랑스 등은 “전례 없는 태도”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러시아가 ICAO 이사회에서 퇴출당한 데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기류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서방 제재에 반발해 유럽연합(EU) 27개국을 포함한 36개국 항공사들을 대상으로 자국 영공을 폐쇄한 바 있다. 또한 외국 항공기 수백대를 불법 몰수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율리아 코발리프 주캐나다 우크라이나 대사는 “이번 투표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공을 침범한 것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오마 알가브라 캐나다 교통장관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ICAO 총회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 열렸다. 한국은 이사국 8연임에 도전하고 있다. 한국이 속한 3부 그룹의 이사국 투표는 오는 4일 열릴 예정이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