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한자리 모인 美 여성 대법관 4명, 웃고는 있지만..

김태훈 2022. 10. 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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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의 여성 대법관 수가 4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정치적 성향은 서로 달라 '여성 대법관이 많아진다고 해서 꼭 대법원이 진보적 목소리를 내는 건 아니다'라는 점이 새삼 입증되고 있다.

잭슨 대법관은 미국 사법사상 여성으로는 6번째, 흑인 여성으로는 최초의 연방대법관이다.

당장 지난 6월 대법원이 대법관 5 대 4 의견으로 "여성의 낙태권은 헌법상 기본권이 아니며 미국의 50개주(州)는 저마다 낙태를 규제할 법률을 만들 수 있다"고 판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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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 대법관 취임으로 女 4명 '역대 최다'
민주당 때 임명된 3명은 진보 성향 뚜렷
트럼프 발탁한 배럿은 '낙태권 부정' 주도

미국 연방대법원의 여성 대법관 수가 4명으로 늘었다. 대법원장을 포함한 전체 대법관 정원이 9명이란 점을 감안하면 절반에 근접한 셈이다. 하지만 정치적 성향은 서로 달라 ‘여성 대법관이 많아진다고 해서 꼭 대법원이 진보적 목소리를 내는 건 아니다’라는 점이 새삼 입증되고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현직 여성 대법관들. 왼쪽부터 에이미 코니 배럿, 소니아 소토마요르, 커탄지 브라운 잭슨, 엘리나 케이건 대법관. 대법원 제공, AFP연합뉴스
AFP 통신은 1일(현지시간) 소니아 소토마요르(2009년 8월 취임), 엘리나 케이건(2010년 7월 취임), 에이미 코니 배럿(2020년 10월 취임), 그리고 커탄지 브라운 잭슨(2022년 6월 취임) 4명의 현직 여성 대법관이 나란히 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은 하루 전인 9월30일 잭슨 대법관이 취임 후 처음 대법원 재판정에 공식 등장한 것을 축하하는 기념식 직후 촬영됐으며, 하루 지나 대법원 공보실이 언론사에 제공했다.

잭슨 대법관은 미국 사법사상 여성으로는 6번째, 흑인 여성으로는 최초의 연방대법관이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직접 지명한 대법관이기도 하다. 이 점을 감안한 듯 바이든 대통령은 직접 대법원으로 가 기념식에 참석하고 잭슨 대법관을 축하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9월30일)은 미국, 우리의 민주주의, 특히 여성과 흑인 여성들에게 자랑스러운 날”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도 다양성 강화 측면에서 소수인종, 그리고 여성 법관을 더 많이 발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성 대법관의 증가와 여성 권익의 향상이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님이 오늘날 드러나고 있다. 당장 지난 6월 대법원이 대법관 5 대 4 의견으로 “여성의 낙태권은 헌법상 기본권이 아니며 미국의 50개주(州)는 저마다 낙태를 규제할 법률을 만들 수 있다”고 판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여성의 낙태할 권리를 헌법상 기본권으로 인정한 1973년의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례를 거의 50년 만에 뒤집은 것이다. 이후 미국 전역에서 여성들을 중심으로 대법원을 규탄하는 시위가 거세게 일고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 청사 전경. 워싱턴=AP연합뉴스
여성 대법관 가운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명한 소토마요르·케이건,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한 잭슨 대법관은 진보 성향이 뚜렷하다. 소토마요르·케이건 두 대법관은 낙태 관련 판결 당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소수의견에 그쳤다. 잭슨 대법관이 가세했어도 그가 속한 진보 진영은 3 대 6으로 보수 진영보다 여전히 크게 열세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발탁한 배럿 대법관은 보수 성향이 확고하다. 그는 “여성의 낙태할 권리는 헌법에 의해 보호되는 기본권이 아니다”는 다수의견에 가담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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