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핵 미사일 제한 노력 병행", 韓 "세계 최대급 '괴물 미사일'로 맞불"
北 국제정세 유리하단 판단하 잇단 대담한 도발..
北 한·미와 한·미·일 연합 해상 훈련 차질 유도 의도
한국 전술 핵무기급 '현무-4' 등 3축 체계 강화 집중
한·미 양자, 한·미·일 삼자 간 대북 공조 강화로 대응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미국의소리(VOA) 방송 등 한미 언론의 논평 요청에 “오늘도 북한은 불안정을 초래하는 탄도미사일 실험을 계속했다”며 “미국은 앞서 이번 주에 발사된 5발의 탄도미사일과 함께 이번 발사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 같은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북한 주변국과 국제사회에 위협을 가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북한에 대한 외교적 접근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으며 북한이 대화에 관여하길 촉구한다”며 “동시에 우리는 불법적인 탄도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진전시킬 수 있는 북한의 능력을 제한하기 위해 동맹·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에 대한 우리의 방위 공약은 굳건하다”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의 이번 논평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원칙을 재확인'하면서도 외교적 노력과 함께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저지를 병행'하겠다는 새로운 입장과 의지를 포함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북한은 1일 윤석열 정부 들어 첫 번째 국군의 날인 '제74주년 국군의 날' 행사 시작 약 4시간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하면서 행사는 한층 엄중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북한이 국군의 날 당일 SRBM 도발은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번 미사일은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발사돼 함경도 길주군 무수단리 앞바다 무인도인 '알섬' 방향으로 날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고도 약 30㎞로 약 350㎞를 비행했으며 속도는 마하 6(음속 6배) 정도로 탐지됐다.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다.
우리 군은 고도가 30㎞에 불과해 KN-23의 특성인 풀업(상하) 기동할 여지가 적어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나 초대형 방사포(KN-25) 등 다른 SRBM일 가능성도 열어놓고 정밀 분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만 20차례, 순항미사일 2차례, 방사포를 포함해 역대 동일 기간 최다의 25번째 무력도발을 이어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과 28일, 29일에 이어 10월 1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9월 30일)에도 잇달아 동해상으로 SRBM을 발사했다. 이는 금주 들어 네 번째, 총 7발의 탄도미사일 시험 도발이다.
윤 대통령은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대한민국의 땅과 바다, 하늘에서 국토방위의 소임을 다하는 국군과 해외 파병 장병 여러분의 헌신과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이어 북한을 향해 "이제라도 비핵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정부는 한미 연합훈련을 보다 강화해 '행동하는 동맹'을 구현하고, 한국형 3축 체계를 조속히 완성해 대북 정찰·감시·타격 능력을 획기적으로 보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손대권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북한의 도발 주기가 짧아지고 양태도 점차 대담해지고 있다"며 "최근 북한의 잇단 도발은 과거와는 달리 이례적으로 미국의 핵항모가 한반도에 전개돼 한미연합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졌고, 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방한 시기에 맞추어서도 SRBM을 발사했다"고 짚었다.
손 교수는 "북한은 미국과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 사태와 대만해협을 둘러싼 양안 문제 등으로 인해 자신들의 SRBM 발사 실험에 대해 실질적인 조치를 할 여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며 "북한은 미·러관계와 미·중관계의 악화로 인해, 유엔 차원의 추가적 대북 제재도 어렵다는 취약점을 파고들어 군사력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북한은 중·러를 뒷배로 국제정세가 자신들에 유리하게 변화한 국면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틈 타 핵 투발 수단 고도화 등을 위한 대담한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어 손 교수는 "최근의 미사일 도발은 대미·대남 억제력 강화를 목적으로 한 미사일 성능 개량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걸로 보인다"며 "발사 장소를 지속적해서 바꾸고, 미사일 낙하지점의 정확도를 측정할 수 있도록 주로 두 발씩 묶어서 발사하고 있다는 점, 혹은 사드의 최저 요격고도 50km 이하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점 등이 이를 방증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손 교수는 북한의 SLBM실험이나 7차 핵실험 가능성과 함께 도발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한·미 양자, 한·미·일 삼자 간의 대북 공조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 교수는 "잇단 북한의 SLBM 도발은 한·미와 한·미·일 연합 해상 훈련에 대한 경고뿐 아니라 훈련에 차질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지적하고 "그러한 이유로 현무미사일 시험발사를 공개한 '국군의 날' 오전에도 북한은 선제적으로 무력시위를 했지만, 의도와는 달리 그런 효과는 없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는 북한이 한·미·일 연합 해상 훈련에 대안이 없기 때문에 불안감과 초조함을 드러낸 측면이 크다는 평가다.
이번 국군의날 행사에선 특히 북한 핵무기에 버금가는 위력을 지닌 '괴물 미사일'의 모습이 영상으로 처음 공개됐다.
3축 체계를 설명하는 영상에서 대량응징보복체계(KMPR) 설명에 이어 "여기에는 세계 최대 탄두 중량을 자랑하는 고위력 현무 탄도미사일도 포함된다"면서 해당 미사일의 발사 장면을 짧게 노출했다.
탄두 중량 추정치가 9t까지 제시된 바 있는 현무 계열의 이 미사일은 구체적 제원이 극비 사항이다.
다만 고위력 현무 탄도미사일은 한 발로 북한 지하 벙커까지 무력화할 수 있는 위력을 지녀 전술 핵무기에 버금가는 위력을 보이며 우리 군이 응징·보복·대응에 투입할 수 있는 최강의 전력으로 평가된다.
기존 '현무-2' 미사일의 탄두 중량 500㎏에 비해 2020년 시험 발사에 성공한 현무-4는 최대 사거리 800㎞. 탄두 중량은 2t으로 알려져 있다. 현무-4의는 사거리를 300~500㎞로 줄이면 탄두 중량을 4~5t 이상으로 늘릴 수 있어 '괴물 미사일'로 불린다.
세계적으로도 지상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탄두 중량 4~5t의 공격용 고위력 탄도미사일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세계 각국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대체로 탄두중량 500㎏~1t 수준이다.
우리 군의 '3축 체계'는 크게 △유사시 북한 핵·미사일 시설을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과 △북한의 공격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그리고 △북한을 응징하는 '대량응징보복'(KMPR) 전력으로 구성된다.
군 당국은 점차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도발에 대응해 미국의 확장억제 실효성을 높이는 동시에 '3축 체계'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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