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파월, 괜찮아"..'야수의 심장' 서학개미, 3배 상승 베팅

김현정 입력 2022. 10. 2. 10:03 수정 2022. 10. 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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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현지시간)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너가 업무를 보고 있다. [EPA = 연합뉴스]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는 가운데 서학개미들이 증시 상승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추종하는 지수 상승 폭의 무려 3배 만큼 수익이 나는 고위험 상품에 투자했는 그야말로 '야수의 심장'을 입증한 셈이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전날(29일)까지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TQQQ)'였다. 서학개미들은 이 기간 TQQQ를 3억9355만달러(약 5634억)규모로 순매수해 전세계 해외주식 종목 중 가장 많이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3배 레버리지 상품은 지수가 1% 상승하면 3% 수익률을 얻는 구조이기 때문에 지수가 1%만 하락해도 손실은 더 크다. TQQQ는 나스닥100지수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나스닥100지수가 1% 상승하면 3% 이익을 얻고, 반대로 1% 하락하면 3% 손실을 입는 초고위험 상품이다.

해외주식 순매수 2위와 3위 종목도 3배 레버리지 상품이었다. 서학개미들은 같은 기간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SOXL)를 2억9120만달러(약 4173억원) 순매수하면서 순매수 상위 2위 종목에 올랐다. SOXL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한다.

최근 한 달 동안 서학개미의 TQQQ와 SOXL의 순매수 규모는 한화 약 9807억원으로, 증시 상승에 1조원의 자금을 베팅한 셈이다.

아울러 'BMO 마이크로섹터스 FANG 이노베이션 3X ETN'(BULZ)도 순매수 상위 3위(4682만달러, 한화 669억원)에 올랐는데, 이 상품은 인텔·마이크론·AMD·알파벳(구글 지주회사)·아마존·퀄컴·메타 등으로 구성된 'Solactive FANG Innovation' 지수를 양의 방향으로 3배 추종한다. 미국 기술주와 반도체주의 주가가 바닥에 다다랐다는 판단에 과감한 베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롬 파월 의장의 9월 FOMC 이후 이들 종목의 순매수 규모는 역대급으로 늘어났다. 파월 의장은 지난 21일 오후(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결과 미 기준금리를 0.75%p 올려 3.00~3.25%로 올린다는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미 인플레율 목표치인 2%를 달성할 때까지 긴축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뉴욕증시는 거침없는 급락세를 탔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3만선이 깨졌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9일(현지시간) 연저점을 또 새로 쓰면서 2020년 11월 이후 2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문제는 파월 의장 발언 이후에도 서학개미들은 3배 레버리지 상품을 대거 주워 담았다. 파월 의장 연설이 있던 지난 21일부터 29일까지 약 일주일 동안 서학개미들의 TQQQ와 SOXL 순매수 규모는 각각 1억5253만달러(약 2182억원), 1억2372만달러(약 1770억원)이었는데, 두 종목의 순매수 규모 합(약 2억7625만달러)은 해외주식 순매수 상위 3~10위 종목의 합(약 1억2244만달러)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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