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공원의 축구 현장] K리그가 고심 중인 5+1 외국인 쿼터, 적극 찬성한다

박공원 칼럼니스트 2022. 10. 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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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 박공원의 축구 현장

최근 K리그의 화두 중 하나는 외국인 쿼터 확대와 관련한 안이다. K리그 클럽들은 외국인 선수 3명, AFC 가맹국(아시아 쿼터) 1명, 그리고 동남아 선수 마케팅을 고려한 아세안 쿼터 1명 등 총 다섯 명의 외국인 선수를 거느릴 수 있었다. 하지만 AFC가 AFC 챔피언스리그 외국인 쿼터를 손보면서 5+1 쿼터제를 도입하려고 하자, K리그 역시 이 안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공청회까지 열면서 K리그와 관련한 모든 이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는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그게 국제적인 통합안이라면 5+1 제도를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 일각에서 국내 선수 육성이 힘들어져 고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여러 사례로 볼 때 그러한 걱정은 기우다.

과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쟁쟁한 명성을 지닌 외국인 선수를 경쟁적으로 영입할 때 여러 영국 언론들이 유망주 육성에 대해 걱정했었다. 어린 선수들이 뛸 기회를 잡지 못하고, 이에 따라 성장하지못하면서 궁극적으로 잉글랜드, 나아가 영국 축구가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아마 이 전망은 지금 5+1 쿼터를 놓고 고민하는 K리그의 걱정과 일맥상통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잉글랜드의 상황은 걱정과는 전혀 다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를 데려와서 뛰게 해야 한다는 정책을 취한 잉글랜드는 최근 수년 간 우수한 유망주들을 대거 발굴하면서 자국 대표팀의 전력 역시 크게 발전시켰다. 다가오는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의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잉글랜드의 전력은 강해졌다. 주로 외국인 공격수에게 의존하자 토종 골잡이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지만, 지금 그들은 해리 케인이라는 월드 클래스 공격수를 가보유하고 있다.

자국 선수 보호라는 명분은 그럴 듯해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접근 방식은 비단 축구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예를 들자. 외제차 수입이 자유화됐을 때 토종 브랜드는 망할 것이라는 걱정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지만, 현실은 도리어 토종 브랜드가 글로블 브랜드와 당당한 경쟁을 하고 있다. 축구에서도 마찬가지다. 외국인 선수가 토종 선수들의 설 자리를 빼앗는다는 단순한 접근을 해서는 곤란하다. 선수가 발전하고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필요한 유일한 수단은 국적 여부를 떠난 치열한 경쟁 뿐이다. 그 경쟁에서 선수들이 이긴다면 K리그의 수준 역시 크게 향상된다.

단순히 명분적인 면을 떠나서, 실질적인 측면에서도 5+1 제도는 클럽들의 살림살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외국인 선수 영입 여지가 넓어지면, 즉시 전력감 선수와 미래를 바라보고 키워야 할 육성 유망주로 이원화할 수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K리그에 완벽한 적응을 마치고 진가를 발휘할 외국인 선수를 발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재정적 여건이 열악한 팀들이 이러한 환경을 십분 활용한다면,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적료 수익을 통해 클럽의 환경을 크게 바꿀 수 있다. 당연히 수준 향상으로 이어진다.

현실적으로 5+1 쿼터를 거액을 쏟아 '즉시 전력감'으로 채우는 팀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결국 현행 외국인 쿼터에 준하는 즉시 전력감에 저렴한 몸값의 유망주들을 더한 구도로 외국인 선수진을 꾸릴 것인데, 토종 선수들이 월봉 1만 불 정도 수준에 불과한 어린 외국인 선수를 제치지 못할 것이라 걱정하고 경쟁력이 없다면 그것 자체도 문제다.

또, 손흥민을 독일에서 육성했고, 에덴 아자르가 프랑스에서 성장했다. 크나큰 책임감을 가져야겠으나, K리그가 무조건 한국 선수의 육성을 책임져야 한다는 마인드에서는 벗어나야 한다. 축구 시장은 글로벌화를 거듭하고 있고, 5+1 외국인 쿼터안 역시 그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일 것이다. 그렇다면 단순히 '쇄국 마인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도리어 그 제도에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을 먼저 계산해야 한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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