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구 '소진공' 유성 이전소식에 지역사회 발칵.."이전 결사반대"

김경훈 기자 2022. 10. 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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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진공중구사수투쟁위 출범 삭발 감행 등 강경투쟁 예고
소진공중구사수투쟁위가 30일 대전 중구 대흥동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본사 앞에서 출범식을 열고 소진공이 유성 이전 결사 반대를 외치며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대전=뉴스1) 김경훈 기자 = 대전 중구에 위치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소진공)이 유성구 엑스포타워로 본사 이전을 추진한다(뉴스1 9월28일자 단독)는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소상공인의 대변인인 소진공이 원도심을 버리고 신도심으로 떠나는 것은 전장에서 총탄을 맞아 사경을 헤매고 있는 병사를 버리고 나 살겠다고 도망가는 군의관과 같다며 중구민과 소상공인, 지역 정치권이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강영환 전 대통령직인수위 균형발전특위 기획운영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소진공중구사수투쟁위원회가 출범했고, 중구상인회와 중구자생단체부터 지역 정치권까지 나서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소진공중구사수투쟁위는 30일 대전 중구 대흥동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본사 앞에서 출범식을 열고 긴급성명 발표와 삭발시위를 벌였다.

투쟁위는 1인 시위를 무기한 철야농성 체제로 전환해 강도높은 투쟁을 전개하기로 했다.

투쟁위는 "원도심의 소중한 벗 소진공이 원도심을 떠나 유성으로 간다는 소식이 우리 가슴을 미어지게 한다"며 "소진공이 있어야 할 자리는 신세계백화점, 그 대기업이 아니라 골목상권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윤석열 정부도 소상공인과 시장상인 정책을 지역균형발전의 국정과제에 편입시켰다"며 "로컬 크리에이터를 교육하며 지원하고 양성하는 기관이 소진공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소진공중구사수투쟁위 강영환 위원장이 30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본사가 있는 중구 대흥동 대림빌딩 앞에서 삭발식을 하고 있다.

이날 삭발을 감행한 강영환 위원장은 "우리를 시위의 현장으로 이끈 것은 눈앞에 떠나가는 430여명의 임직원과 49조 2000억원의 예산 때문만이 아니다"라면서 "소상공인과 시장상인의 눈물이 배신감으로 변하지 않을까, 그리고 지역 균형발전과 골목상권 살리기라는 소진공의 책무와 자부심을 스스로 저버리는 일이 아닌가 하는 우려때문"이라고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투쟁위는 대전시민의 뜻을 모으기 위해 소진공 대전 중구사수 10만인 서명운동을 추진하고 시장상인회와 함께 뜻을 모아 소진공, 용산 대통령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있는 제2정부청사, 소진공의 상급기관인 중소벤처기업부가 있는 세종청사에서 시위를 벌이며 투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중구청도 지난 29일 구청 중회의실에서 소진공의 타 구 이전 추진과 관련해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중구상인회장, 자생단체장 등 20여명이 모였다.

중구상인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원도심 상권이 완전 침체기에 빠져 있는 상황에 소진공이 원도심을 떠나 신도심인 유성구로 이전하는 것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본사를 중구 대흥동으로 이전한 본래 취지를 망각하고 원도심 상권의 몰락을 가속화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구 자생단체 관계자도 "소진공이 떠나는 것은 중구상인들을 다 죽이는 일"이라며 "유성구로 이전하는 것을 가만히 두고만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신 중구청장은 "시설 노후라는 단순 논리로 소진공을 유성구로 이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소진공 중구 잔류가 확정될 때까지 구청 차원에서 취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중구민과 함께 이전 반대 투쟁을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지역 여야 정치권도 소진공 이전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 중구 당원협의회는 이전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건물 노후, 생활환경 불편, 근무여건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중구를 떠난다는 것은 이런 환경에서도 꿋꿋이 삶의 터전을 지키고 있는 중구의 소상공인들을 능멸하는 행위로 볼 수 밖에 없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29일 시의회 기자실을 찾은 국민의힘 이은권 대전시당 위원장은 "이장우 시장을 만나 중구 존치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약속했다"며 "이전 저지를 위해 공동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또 박성효 소진공 이사장과의 전화통화 내용을 언급하며 "박 이사장과 통화했는데 박 이사장은 같은 대전인데 뭐가 문제냐, 직원들도 오래된 건물에 비가 새고 이전하자는 의견이 있어 이전하려 한다고 해 삼성생명 빌딩으로의 이전과 곧 이전하는 중부경찰서 부지나 대전세무소 부지에 신축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위원장도 SNS에 "소진공은 중구에 남아 원도심 활성화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황 위원장은 "소진공이 유성 이전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중구민과 원도심의 수많은 소상공인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며 "근무환경이 좋지 않다면 새로운 사무실을 찾아야 하는데 중구에서 찾으면 된다"고 일갈했다.

khoon36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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