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지 않아".. 게이머들, 예전과 달라졌다
[편집자주]게임업계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유저들이 게임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면 적극적으로 어필하기 때문이다. 회사 대표가 직접 사과하며 진화에 나서지만 성난 유저들을 달래기가 쉽지 않다. 요즘 게이머들은 단순히 '게임'만 하지 않는다. 불만이 생길 경우 시위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며 서비스 개선을 위한 실력 행사에 나선다. 게임사들이 유저들에게 '피드백'을 전달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하는 것이 필수인 시대가 됐다. 게임사들이 유저 친화 경영에 성공해 더 크게 도약할지 주목된다.
① "참지 않아"…게이머들, 예전과 달라졌다
② 피드백과 소통은 필수…게임사, 환골탈태 '눈길'
③ 확률형 아이템 시대는 갔다…'착한 과금' 내세운 게임사
④ 한국시장에서 돈 버는 일본 게임사들
게임업계가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트럭시위 등 열성 유저들의 강력한 의견 표출이 배경이다. 게이머들은 인터넷과 커뮤니티에 능숙한 만큼 여론 공론화를 통한 실력 행사에 거침이 없다. 주체적으로 게임 서비스를 변화시키려고 하는 성향이 강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전용 소통 창구를 마련, 유저친화적 경영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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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만 10건이 넘는 트럭 시위가 있었다. 트럭 시위는 이용자들이 게임 운영에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모금하고 트럭 운전사를 고용, 해당 게임사 사옥에 보내 항의하는 방식이다. 최근 주요 게임사들이 모여있는 판교역 앞에선 '마차 시위'까지 등장했다. 지난 6월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게임즈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가 도마 위에 오른 탓이다.
우마무스메는 출시 이후 구글플레이 매출액 1위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일본 서비스와 차별 운영 논란으로 뭇매를 맞았다. 카카오게임즈는 조계현 대표가 두 차례 고개를 숙이고 간담회까지 열었지만 유저들의 마음을 돌리진 못했다. 난 9월23일 우마무스메 이용자 201명은 카카오게임즈를 상대로 게임에 쓴 금액을 환불해달라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까지 제기했다. 우마무스메 피해 소비자 소송단은 "환불 소송 신청 메일을 발송한 7100여명 중 서류 작업이 우선적으로 완료된 201명을 먼저 접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가액 일부만 우선 청구한 후 진행 상황에 맞춰 나머지 금액을 추가 청구하는 일부 청구 방식이다. 환불 소송에 참여한 7000여명의 총 피해 금액은 약 80억∼90억원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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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세대가 변화하면서 게이머들의 목소리가 커진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본다. 게임업계 전문가는 "과거와 달리 최근 MZ세대(1981~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1996~2010년 출생한 Z세대를 통칭)들은 단체 행동의 힘을 인지하고 전략적으로 연대하고 있다"며 "대세로 자리 잡은 흐름인 만큼 거스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변화의 파도는 거세다. 서로 다른 게임 이용자들이 '소비자 권리 사수'라는 깃발 아래 힘을 합치고 있다. 우마무스메 유저들은 리니지2M 유저들과 연대해 유저 권익을 지키기 위한 입법이나 언론 대응에 나서기로 손을 모았다. 이들은 실제 승소 여부와 관계없이 게임 유저들의 권리를 제고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정치권 역시 여론을 감지하고 관련 입법에 힘을 쏟고 있다.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울산 북구)은 최근 입장문을 통해 "앞으로 입법과 개정을 통해 게임 이용자 보호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현재 계류된 게임법 전부개정안의 조속한 심사를 챙기겠다는 것이다. 하태경 의원(국민의힘·부산 해운대구갑)도 관련 내용을 포함한 입법을 준비 중이며 '게임이용자권익보호기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게임사가 이를 하루빨리 받아들이고 전용 소통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또 다른 게임업계 전문가는 "게임사는 유저들의 불만을 수용할 수 있는 절차 등을 여러 방면으로 마련하고 소통 자리 역시 수시로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들도 게임 서비스의 하나 주체라고 봐야 한다"면서 "게임사가 이용자와 소통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게임성(재미)이나 게임 자체 수명 역시 길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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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원 기자 newsmans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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