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 노병의 역설.."프랑스는 최고훈장, 한국은 현충원 거부"
[앵커]
6·25 전쟁 당시 우리 국민인데도 외국군 소속으로 참전했던 용사들이 있습니다.
2만 명 가량 되는 상당한 규모였는데, 소속을 떠나 우리나라를 지키려고 목숨을 걸었던 그 분들, 정부로부터 어떤 예우를 받고 있을까요?
이윤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2월.
경기도 양평에서 치러진 '지평리 전투'.
중공군의 대 공세에 밀리던 UN군이 마침내 첫 승전보를 울린 기념비적 싸움이었습니다.
이 곳 지평리 전투에서는 수적 열세에도 UN군이 승리했고, 승리에 기여한 프랑스 대대에는 당시 백여 명의 한국인이 있었습니다.
박동하, 박문준 씨가 산 증인입니다.
당시 국군에 입대했지만 영어를 구사한단 이유 등으로 프랑스 대대에 차출됐던, 그러나 명백한 '대한민국 국적'의 참전 용사들이었습니다.
[박문준/6·25 참전용사 : "프랑스 부대가 그때 손해를 많이 봤어요. 지평리 가기 전에 사람이 모자라니까 한국군 병사를 요청한 것 같아요."]
그로부터 71년이 지난 올해 6월, 프랑스 정부는 두 노병을 잊지 않고, '레지옹 도뇌르 슈발리에', 프랑스 최고 훈장을 수여했습니다.
[박동하 : "열심히 싸워줘서 고맙다고 그래서 프랑스에서도 초청해 가지고, 참 고생 많이 했다고 거긴 인정을 하는데..."]
그런데 정작 국내에서는 현충원에도 안장될 수 없습니다.
현행 국립묘지법은 '국내' 무공훈장 수여자만 현충원에 안장합니다.
[박동하/6·25 참전용사 : "나도 참전해 가지고 6.25를 끝날 때까지 전쟁을 계속 다녔으니까. 거기에 대한 대우를 해줘야 되잖아요."]
보다 못한 주한 '프랑스 대사'까지 나서서 현충원 안장을 두 차례나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필립 르포르/주한 프랑스 대사 : "두 용사의 공로가 한국 정부로부터 제대로 인정과 보상을 받지 못했던 것입니다. 프랑스는 대한민국 정부의 주권을 엄격히 존중하는 선에서 프랑스가 보유하고 있는 자료들을 전달할 방침입니다."]
[윤주경/국회의원 : "(6·25 전쟁 때)훈장은 외국에서 받았다 할지라도 어떤 적법한 심사를 거쳐서, 그분들이 그 공을 인정받고 예우를 받도록 하는 그 법 개정이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외국군 소속으로 6·25에 참전했던 우리 국민은 2만여 명으로 추산됩니다.
정부에는, 그들을 추려놓은 전체 명단조차 없습니다.
KBS 뉴스 이윤우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김형기 김선영/그래픽:김정현 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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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우 기자 (y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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