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노벨상] 100년전 노벨상 발표 때 생리학상 수상자가 없던 이유..노벨상 시즌이 왔다

박근태 기자 2022. 10. 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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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생리의학상 발표..물리·화학·문학·평화·경제학상 발표
노벨 유언 충족 안하면 수상 유보
한 분야 최대 3명까지만 수상 가능해
지난 2019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마이클 크레머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같은 해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 노벨상 시상식에서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으로부터 상을 받고 있다. /노벨 미디어AB

지금부터 한 세기 전인 1922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는 발표되지 않았다. 수상자 선정 과정에서 제출된 후보 중 누구도 상을 제정한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명시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생리의학상은 1901년부터 매년 수상자를 배출해왔다.

1년 후 노벨상 위원회는 1923년 수상자와 함께 전해 뽑지 못한 수상자를 동시에 발표했다. 근육의 열 생성에 대한 메커니즘을 연구한 영국 과학자 아치볼드 비비언 힐과 산소 소비와 신체 대사의 관계를 규명한 독일 생화학자 오토 프리츠 마이어호프가 1년 늦게 1922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노벨재단 정관 5조에 따르면 인류에게 가장 큰 이익을 가져다준 후보에게 상금을 분배하라는 노벨의 유언을 충족하는 업적이 없을 때는 상금 지급을 다음 해까지 유보하거나 재단에 귀속해야 한다. 노벨상 수상자 선정위원회가 인류 발전에 공헌한 과학자를 뽑기 위해 얼마나 신중한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비록 이 해에는 생리의학상 수상자는 없었지만 이후 100년간 인류 번영에 영향을 준 위대한 과학자들이 상을 받았다. 현대 물리의 기초를 닦은 원자 구조와 양자 역학 설립에 이바지한 덴마크 이론 물리학자 닐스 보어가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또 질량 분광기를 통해 원소가 원자번호는 같지만 원자량이 다른 동위원소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발견한 영국 화학자 프랜시스 애스턴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노벨상의 시즌이 다시 돌아왔다. 매년 10월이면 스웨덴과 노르웨이의 노벨위원회는 인류 지식의 지평을 넓힌 과학자들은 물론 문학가와 경제이론가, 인류 평화에 이바지한 인물을 선정하고 있다.

올해는 이달 3일 오후 6시30분(한국 시각) 노벨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4일 오후 6시 45분 물리학상, 5일 오후 6시 45분 화학상 등 과학 부문 수상자가 잇따라 발표된다. 6일 오후 8시에는 문학상이, 7일 오후 6시에는 평화상 수상자가 발표된다. 마지막으로 10일 오후 6시 45분에는 경제학상 수상자 발표로 올해 노벨상 발표는 끝을 맺는다.

노벨상을 주관하는 노벨재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나면서 시상식과 수상식 방식을 조정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수상자 발표가 최소화됐고 시상식도 수상자만 참여하고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했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평화상 시상식도 규모 축소됐다.

재단은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시상식에는 올해 수상자 외에도 2020년과 2021년 수상자들도 초청을 받아 함께 참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1901년에서 2021년 사이에 노벨상과 경제학상은 609번이나 수여됐다. 6개 분야 총 수상자 수는 975명으로 단독 수상이 353명, 두 명이 공동으로 받은 수상자는 146명, 세 명이 공동 수상한 수상자는 110명이다.

노벨상 메달. /노벨재단

첫 날인 이달 3일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는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학연구소 노벨위원회가 선정한다. 하지만 물리학상과 화학상, 경제학상은 스웨덴 왕립과학원, 문학상은 스웨덴 한림원, 평화상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각각 선정한다. 노벨이 유언장을 작성한 1895년 당시 노르웨이는 자치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스웨덴과 합병된 상태였다.

노르웨이는 1905년 독립했지만 양 국민의 화합을 원했던 노벨이 통합국가의 일부분인 노르웨이에 평화상 선정을 맡기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결과 그 전통이 이어오고 있다.

노벨상에는 수학과 공학, 생물학, 환경 분야의 상이 없다. 상의 권위와 파급력을 고려하면 이들 상도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하지만 노벨의 유언을 토대로 제정된 상이라 1968년 스웨덴 중앙은행이 제정한 경제학상도 5개상과는 달리 ‘기념상’이라는 점, 재단의 재정 상태를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 이미 굴리엘모 마르코니를 비롯해 30명이 넘는 엔지니어가 물리학상부터 평화상에 이르기까지 상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현 가능성은 적다.

수학 분야의 필즈상처럼 노벨상에 필적할 해당 분야 상이 있다는 점도 신규 분야가 추가될 가능성을 희박하게 하고 있다.

매년 노벨상 시상식은 상을 제정한 알프레드 노벨이 숨진 12월 10일에 열리며 수상자에겐 상장과 메달, 상금액이 명시된 문서가 수여된다. 노벨은 자신이 숨지기 1년 전 유언장에 “3100만 스웨덴 크로나(현재 금액 17억9400만 크로나) 재산을 펀드로 전환해 안전한 증권이 투자해 수익을 인류에게 가장 큰 혜택을 준 사람에게 매년 상금을 수여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올해는 10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원)가 상금으로 수여된다. 이 역시 노벨재단 정관에 따르면 상금은 3명을 초과하는 인원이 나눠 가져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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