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시청시간 4000시간의 벽 무너졌다..틱톡이 만든 나비효과 [정혜진의 Whynot 실리콘밸리]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입력 2022. 10. 1. 15: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경제]

많은 이들이 전업 유튜버를 꿈꿉니다. ‘퇴사 후 유튜버’ ‘전업 유튜버’의 로망을 실현하기 위한 첫 관문이 있습니다. 바로 유튜브의 수익화 프로그램인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YPP)에 가입하기 위한 조건으로 '구독자 1000명, 콘텐츠 총 시청시간 4000시간'을 달성해야 하는데요.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한 유튜브 크리에이터만이 조회수 당 광고료를 지급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유튜브는 꾸준히, 성실하게 올리는 이들이 성공할 수 있다는 관념이 있었습니다. 크리에이터들은 꾸준히 콘텐츠를 올리고 콘텐츠가 모이면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광고 수익도 커지는 구조입니다. 유튜브는 ‘롱 폼’ 영상과 ‘실시간 라이브’ 영상 두 가지를 토대로 현재의 유튜브 생태계를 구축했습니다.

2007년 처음 도입한 이후 유튜브가 15년 간 고수했던 이 같은 YPP의 원칙이 최근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바로 2020년 9월 1분 이내의 짧은 영상인 ‘쇼츠’를 서비스한 지 2년 만에 쇼츠 크리에이터도 광고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한 것인데요. YPP 프로그램 또한 개편했습니다. 쇼츠 크리에이터의 기준에 맞도록 조건을 ‘구독자 1000명 이상, 조회수 1000만회 이상’으로 바꿨습니다. 총 시청 시간 4000시간에서 최근 90일 간 총 조회수 1000만회로 기준을 바꾼 것인데요. 꾸준히 영상을 올려야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에서 단 며칠 만에도 대박이 터지면 YPP에 가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이번에 실감한 것은 유튜브라는 거대한 배가 궤도를 크게 틀었다는 겁니다. 지난 21일 ‘메이드 온 유튜브’ 행사에서 모한 유튜브 최고제품책임자(CPO)가 이 같이 말했습니다. "유튜브는 긴 형태의 콘텐츠와 생중계 콘텐츠를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최근 크리에이터들이 계속해서 15초 쇼츠부터 15분짜리 영상, 15시간짜리 라이브 중계까지 표현의 경계를 확장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쇼츠를 만드는 모바일 퍼스트 제너레이션 크리에이터를 포함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모든 크리에이터를 지원하고 싶습니다.”

모바일 퍼스트 제너레이션 크리에이터를 언급하면서 틱톡을 상대로 비장의 카드인 ‘광고 수익’을 꺼내들었다는 점을 공식화한 것입니다. 틱톡의 경우 크리에이터 펀드 명목으로 조성된 전체 금액에서 쪼개서 수익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전체 파이가 한정된 만큼 유튜브의 광고 수익 배분이라는 카드는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겠죠. 게다가 규모가 일정 이상 되는 플랫폼에서 광고 만큼 짧은 영상에 광고 수익을 지급하는 건 유튜브가 처음입니다. 틱톡의 아성에 위협이 될 만한 사건입니다. 기존에는 틱톡에서 유행한 영상이 시간차를 두고 인스타그램 릴스나 유튜브 쇼츠로 넘어왔습니다. 이렇다보니 트렌드에 앞선 Z세대를 잡기는 역부족이었는데요. 이제 그런 선도 역할을 유튜브도 하겠다는 겁니다.

유튜브로서도 기존에 성장해 왔던 문법을 내려놓고 틱톡이 불러온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그간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의 경우 적극적으로 틱톡을 경쟁자로 내세우고 기능들을 따라해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 절대적인 우세에 있던 유튜브는 그런 움직임을 크게 보이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이런 유튜브조차 올해부터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광고 매출 성장세 둔화는 물론이고 이용자들의 시청 패턴이 숏폼으로 가고 있다는 변화를 확실하게 체감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주목할 만한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미국의 싱크탱크 퓨리서치가 13~17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소셜미디어 사용행태에 대해 분석한 것이었는데요. 유튜브를 이용하는 이들이 95%로 압도적으로 많고 틱톡은 67%로 2위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충성도를 보여주는 사용 빈도면에서 ‘거의 항상 앱에 접속 중이다’라고한 이용자 비중이 유튜브가 19%고 틱톡이 16%로 뒤를 이었는데요. 이 3%포인트 차이가 유튜브가 느낀 다가오는 실질적인 위협이었을 겁니다.

콘텐츠 소비 뿐만 아니라 생산하는 크리에이터도 이 같은 변화를 체감하는 이들이 많은데요. 이날 행사에 패널로 참여한 한 크리에이터는 “최근 10개의 기존 영상을 만드는 동안 20개의 쇼츠를 만들었다”며 자신의 제작 패턴도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기존에 유튜브에서 활약한 크리에이터도 어떤 변화를 밟아갈 지 궁금해지게 하는 대목입니다. 상단의 영상을 통해 살펴봤습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madein@sedaily.com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