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50주년 합천율곡농협 강호동 조합장 "밥은 하늘이다"

김기진 2022. 10. 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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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농산물도 생산과 가공 과정에서 '판매' 고려해야
'아이스딸기' 전국 최초 유통…가공 '양파즙' 수출

강호동 합천율곡농협조합장

[합천=뉴시스] 김기진 기자 = "농자지천하지대본(農者之天下地大本), 농사를 짓는 이가 천하의 근본이란 말이다. 농사 짓는 농민 없이 어떻게 우리가 먹고 살 수 있겠는가. 밥은 하늘이다. 우리 농민은 하늘의 뜻에 따라 산다. 모든 것은 하늘이 정해준다는 심정으로 농사를 지어 왔다. 사람 사는 것도 마찬가지, 결국 우리는 땅에서 와서 땅으로 돌아간다. 농민은 자연의 이치를 거스를순 없다."

1일 경남 합천율곡농협 50주년을 기념해 강호동 율곡조합장은 '농업'을 이렇게 정의했다.

강 조합장은 44세에 처음 조합장으로 당선되어 올해로 4선(16년)째다.

그는 농산물은 생산과 가공을 해서 결국 '팔려야' 진정한 농업의 의미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변화무쌍한 첨단과학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농업도 '혁신의 혁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조합장은 "율곡농협이 벌써 50년이 됐다. 아이스딸기'를 전국 최초로 유통을 통해 판매를 시도한 곳이 율곡농협이다. 아무도 냉동딸기를 생각하지 않았던 시절에 생산·가공단계에서 3차 유통을 시도했다. 무작정 만들기만해선 안된다. 생산과 가공 과정에서 3차 유통을 고려해야 한다. 결국 팔리는 농산물을 생산해야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합천율곡농협

율곡농협은 딸기에 그치지 않고 마늘과 양파 농산물저온저장고 6개동을 건립하고 1650㎡(500여평) 비가림집하장, 선별장, 가공공장 등을 지어 6차산업 토대를 구축했다.

강 조합장은 "1차 상품인 양파에 그치지 않고 2차 가공상품 양파즙, 아이스딸기를 해외에까지 수출했다"며 "농산물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중·하품 양파를 생양파로 유통 시킬 경우 제 값을 받기 어렵다. 이는 특상품 가격까지 하락시킬 우려가 있어 율곡농협은 중·하품 양파를 별도로 모아 양파즙으로 2차 가공을 해 부가가치를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율곡농협은 1개 면 단위 단일농협으로 조합원 수 1300여 명의 소규모 조합이지만 경제사업 등을 통해 성과를 내는 '강소농(强小農)' 조합이다.

강 조합장은 "지역농협 전국 최초로 농협이 직접 농장을 운영하는 생장물사업을 했다. 예전에 하천부지에 고구마밭 9만9173㎡(3만평)을 농협 직원이 직접 농사를 지어 생산과 판매를 직접 체험하게 했다. 본인이 농사의 어려움을 직접 느끼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경쟁력 있는 농협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율곡농협 50주년 기념사를 하고 있는 강호동 합천율곡농협조합장

스마트 팜 같은 첨단 기술을 반영한 농업에 대한 소신도 내비쳤다.

그는 "영농인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ICT를 활용한 스마트팜 보급 확대가 필수적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무리 첨단 스마트팜 기술을 갖추어도 기후 변화에 강한 농작물을 생산 하지 못하면 IT기술도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또 "스마트 팜으로 생산한 농작물을 '유통'할 수 있도록 농협이 판로 개척까지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조합장은 "젊은 영농인들이 스마트팜을 이용해 농산물을 생산해도 소비가 되지 않고 팔리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율곡농협은 통상 2~3월 마른 논밭 갈기 쟁기작업부터 해서 3~4월 월동작물인 마늘·양파 항공방제, 5~6월 논갈기, 이양작업, 7~9월 벼논 항공방제, 10~11월 트랙터 수확작업까지 농협에서 조합원 농가에 농작업을 실비로 대행해주고 있다.

율곡농협50주년 행사

특히 자산 규모를 2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크게 늘렸고,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을 농협이 책임져야 한다는 심정으로 농산물유통센터(APC)와 벼건조장(DSC), 대봉곶감건조장, 양파수출선별장, 비가림시설 등을 만들었다.

또한 국내 생산 80% 이상을 차지하는 딸기 '설향'을 홍콩 등으로 매년 수출하고, 양파즙(야콘즙) 또한 전국 최초로 미국 LA에 수출해 '100만 달러 수출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강 조합장은 1963년생으로 농협대 경영대학원 수료 후 농협중앙회 (前) 이사, 경남농협운영협의회 (前) 의장,농협경제지주·농민신문사 (前) 이사를 지냈다.

현재 (사)한국딸기 생산자대표조직 회장, (사)한국 친환경농업협의회 이사, 경남농협인사업무협의회의장을 맡고 있다.

농협 발전 유공자로 선정돼 최근 철탑산업훈장도 받았다.

율곡농협은 지난 10여년 농협중앙회에서 실시한 각종 경영평가에서 전국 최우수 3회, 우수 3회, 출자증대 최우수 2회, 농산물유통개혁 대상 2회, 농산물 품질경영대상 1회, 상호금융대상, 보험 연도대상, 클린뱅크(금상) 4회 연속 수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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