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경제] 빅스텝 밟으려는 한은, 집값 하락 경고음도 커진다

조지원 기자 입력 2022. 10. 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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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기준금리 3.50% 전망마저 나오는데
주요국 가운데 집값 하락 가능성 가장 높아
세종·대구·인천 등 지역별로 영향 차별화
"집값 하락·경기 하강 겹치면 침체 장기화"
[서울경제]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가 최종금리 수준을 높이면서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점진적 금리 인상의 전제 조건이 바뀌었다며 내달 빅스텝(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사실상 예고했습니다. 시장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11월 연속 빅스텝 전망마저 나옵니다. 연말 기준금리가 2.75~3.0%가 될 것이란 전망이 최고 3.50%까지 높아진 상태입니다. 최근 물가나 환율을 추세를 보면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도 커 보입니다.

높아진 금리 수준만큼 한은의 집값 하락 경고음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달 22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주택가격 오름세가 누적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맞물리면 주택 매수 심리가 약화되고 자금 조달 비용도 늘어나면서 집값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한 것입니다. 이로 인해 담보 가치가 하락하고 임대 소득이 줄어들면서 주택 관련 대출 차주의 연체율이 늘어나는 등 가뜩이나 우리 경제 시한폭탄으로 여겨지는 가계대출 건전성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 집값 하락 가능성이 다른 주요국보다 높다는 것입니다. 먼저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 주택가격은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1월 대비 25.5% 올랐습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15위로 다소 높은 편이라고 합니다. 특히 소득 대비 주택가격(PIR)은 상승 폭은 비교 대상 33개국 중 3위로 높고, 장기추세치와 비교한 갭(gap)률은 가장 높습니다. 또 올해 1월 실시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전문가 설문 조사에서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가격이 높다고 한 비중은 각각 89.7%, 45.9%를 차지했습니다. 그만큼 고평가 인식이 확산된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위례신도시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한은의 집값 하락 경고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지난 28일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에서 ‘지역별 주택시장 동향 및 리스크 평가’를 통해 다시 한번 집값 하락을 경고했습니다. 이 총재가 새로 취임하고 단행한 첫 조직 개편에서 수준 높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지역협력실의 조사연구기능을 조사국으로 이관한 이후 처음으로 나온 지역경제보고서의 분석 자료인 만큼 의미가 있습니다.

연구진은 최근 주택시장이 수도권·비수도권, 시·도간 주택가격 등락이 상이하게 나타나는 등 지역별로 차별화하는 양상이 나타난다고 분석했습니다. 권역별로는 수도권, 지역별로는 세종·대구 등 일부 특·광역시 주택가격 하락 폭이 크다고 봤습니다. 고점 대비 가격 하락 폭이 가장 큰 지역은 세종(-7.93%), 대구(-3.37%), 대전(-1.29%) 순으로 나타났는데 하락 전환 시점이 빠를수록 월평균 하락 폭도 크게 나타났습니다.

앞으로는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하방 요인이 크게 나타날 것이란 전망입니다. 하방 요인을 살펴보는 기준은 주택가격 수준, 차입 여건, 공급 물량 등 세 가지입니다. 임대료 대비 집값이 높은 곳, 차주의 소득 대비 대출잔액 비율이 크게 상승했거나 높은 수준인 곳, 입주 물량이 과거 3년 평균보다 많은 곳 등을 살펴본 결과 세종·대구·인천이 2가지 사안에 해당됐습니다. 하나라도 포함된 곳은 서울·경기·충남 등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한은

한은이 연일 경고하고 나선 것은 앞으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를 수밖에 없는데 경기가 둔화되는 가운데 집값마저 급락하면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선 집값이 20% 정도 하락하면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의 평균 부채 대비 총자산 배율은 4.5배에서 3.7배로, 부채 대비 순자산 배율은 4.5배에서 2.7배로 크게 낮아진다고 분석했습니다. 자산을 팔아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의미입니다.

8월 금통위에서 나온 한 금통위원의 지적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한 금통위원은 “우리 경제는 소득 대비 주택가격과 가계부채가 조정이 불가피할 정도로 이미 높은 수준으로 올라 있어서,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진입하면서 고금리 여건과 결합하면 경기 둔화 폭이 확대되고 침체기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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