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닭 면회' 코로나에 막혔어도..2군 타격 2위로 전역했다

김민경 기자 2022. 10. 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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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이유찬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대구, 김민경 기자] "코로나19 때문에 면회가 안 돼서 오시진 못했어요."

두산 베어스 내야수 이유찬(24)이 2020년 시즌을 마치고 상무에 입대할 때였다. 조성환 한화 이글스 수비코치는 이유찬에게 "통닭 사 들고 문경에 한번 면회를 가겠다"고 약속했다. 조 코치 역시 당시 두산에서 한화로 이적이 결정된 상태였다. 아끼는 제자와 헤어지게 됐지만, 언제나 옆에서 응원하겠다는 뜻에서 이유찬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 통닭을 꼭 사 들고 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면회가 제한됐지만, 조 코치는 나름대로 약속을 지켰다. 이유찬은 "면회가 안 돼서 오시진 못했지만, 내 생일에 통닭을 보내주셔서 감사히 잘 먹었다. 내가 특별히 통닭을 좋아해서 보내주신 것이다. 코치님께서 연락도 많이 주셨고, 내가 연락을 드리기도 했다. 내가 군대 가기 전에 정말 도움을 많이 받은 코치님이다. 멘탈을 정말 잘 관리해주셨던 코치님이라 더더욱 기억에 남는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조 코치는 한화로 떠나면서 "(이)유찬이가 군대에 다녀오면 나는 팀에 없겠지만, 유찬이는 계속 생각나는 제자가 될 것 같다"며 상무에서 한 단계 성장해 돌아올 이유찬을 기대했다.

제자는 스승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유찬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50(320타수 112안타), OPS 0.941, 6홈런, 64타점을 기록하고 전역했다. 상무 최원준(0.382)에 이어 퓨처스리그 타율 2위에 오르며 전역하고 두산에 합류하자마자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전역한 이유찬을 지켜보며 "타격 성적이 좋다는 보고도 들었지만, 수비가 워낙 괜찮은 선수였다. 지금은 수비가 조금 더 좋아졌고 경기 운영 능력도 좋아졌다. 가기 전보다 조금 더 무르익었다고 해야 할까. 가기 전에는 경기에 나가서 어리버리한 게 있었는데, 그런 게 없어졌다. 경험을 쌓으면 더 좋아질 것 같다. 떼를 벗은 게 보인다. 전보다는 많은 경기를 하면서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유찬의 생각도 같다. 그는 "상무에서 잘했다기 보다는 어느 정도 괜찮게 했다고 생각한다. 상무 박치왕 감독님께서 말씀을 잘해주셔서 바로 합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상무에서 전보다 방망이 약점을 보완했고, 수비와 주루 공격 모두 1년 반 동안 경기를 계속 나가다 보니까 내 것이 생기고 여유도 생기고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 입대 전에는 송구에 예민한 편이었는데, 다녀온 뒤로 송구에 자신감도 생기고 많이 좋아졌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 두산 베어스 이유찬(왼쪽)과 조성환 한화 이글스 수비 코치 ⓒ 두산 베어스

복귀 후 타격 성적은 아직 만족스럽지 않다. 이유찬은 8경기에서 타율 0.269(26타수 7안타), 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그는 "똑같이 생각하려 했는데 확실히 1군 투수들이 구속이나 변화구 등 모든 면에서 좋다고 느꼈다. 하던 대로만 하려고 생각하는데, 주루나 수비는 자신감이 있었어서 하던 대로가 되는 것 같다. 그런데 타격은 나도 모르게 힘도 들어가고 전과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생각한 것보다 잘 안 되는 것 같다"며 아직은 다듬어야 할 게 많다고 했다.

여러모로 한 단계 더 성장해 돌아온 이유찬은 지난달 29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오랜만에 조 코치와 만나 인사를 나눴다. 조 코치는 이유찬을 따뜻하게 반겨줬다. 이유찬은 "조 코치님은 얼굴만 봐도 좋은 것 같다. 하던 대로 열심히 하라고 그런 말씀을 해주셨다. 내가 더 잘하면 밥 한 끼 꼭 사드리겠다"고 마음을 표현했다.

올해 1군 경험을 발판 삼아 다음 시즌부터는 본격적으로 주전 경쟁에 뛰어들려 한다. 롤모델이자 팀 선배인 허경민과 함께 내야에서 호흡을 맞출 날을 꿈꾸고 있다. 허경민은 "내 등번호 13번을 물려주겠다"고 할 정도로 이유찬을 아낀다.

이유찬은 "(허)경민이 형이 13번을 주시면 감사히 받겠지만, 아직은 형보다 많이 부족하다. 정말 많이 부족하지만 많이 보고 배우려 한다. 군대에서도 경민이 형의 타격이나 수비 영상을 정말 많이 찾아봤다. 야구 면에서도 그렇지만, 선배들께 하는 행동과 후배들 챙겨주는 것을 보며 정말 인품이 좋으시다 느꼈다. 정말 닮고 싶은 선배고 전역했을 때도 가장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안아주시면서 고생했고 이제 잘할 일만 남았다고 항상 좋게 좋게 생각하라고 하셨다. 언제 또 이렇게 기회가 올지 모르기 때문에 겨울에 시즌 준비 잘하면서 그렇게(두산의 새로운 주축 선수) 되려고 많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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