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비판'을 '응원'으로 바꾼 백승호, "K리그행? 정말 좋은 선택이었어요"

정지훈 기자 2022. 10. 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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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지훈(봉동)]


지난 2021년 2월,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의 미드필더 백승호가 유럽 무대를 떠나 K리그 무대로 온다고 했을 때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어린 시절부터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던 ‘스타’이기에 K리그의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경기 감각에 대해서는 ‘우려’도 있었다.


설상가상. 수원 삼성과 합의서 위반 문제가 나오면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결국 수원 구단과 원만하게 합의하며 법적인 공방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수원과 맞대결에서는 수원 팬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백승호는 묵묵히 경기장에서 실력으로 증명했다. 당시를 떠올리던 백승호는 “제가 전북으로 이적할 당시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상황을 좋게 만들기 위해서는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것밖에 방법이 없었다. 팬 분들에게 보답하고 싶었고, 구단과 감독님에게도 보답하고 싶었다”며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방법이 최선이었다고 했다.


실제로 백승호는 많은 것을 증명했다. K리그 데뷔 시즌부터 주전으로 도약하며 전북의 리그 5연패를 이끌었고, 총 33경기에 출전해 4골 1도움을 기록했다.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지만 정교한 킥력을 바탕으로 찬스 메이커 역할도 소화했고, 프리킥 상황에서 날카로운 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우려했던 경기 감각이나 체력적인 문제는 전혀 없었고, 자연스레 대표팀 복귀로도 이어졌다.


이제 백승호는 전북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비판을 응원으로 바꾸며 전북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백승호를 전북의 클럽 하우스에서 만났다.


[전북 현대 백승호 인터뷰]


-사상 첫 겨울에 열리는 월드컵으로 인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몸 상태는 어떤가?


프로 생활을 하면서 올해처럼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프로 데뷔 후 지난 시즌이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던 시즌이었는데, 올해는 더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아무래도 월드컵이 다가오기 때문에 부상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 크고, 부상을 조심하면서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K리그에 온지 벌써 2년차다. 많은 것이 바뀌었을 텐데 돌아보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다름슈타드에 있을 때 첫 시즌에는 많이 뛰었지만 두 번째 시즌은 많이 뛰지 못했다. 그때 대표팀에 발탁되지도 못했는데, 한국으로 와서 많은 경기를 뛰다보니 대표팀 발탁이라는 영광도 누릴 수 있게 됐다. 개인적으로 돌아보면 전북 그리고 K리그에 온 것은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


-전북으로 이적 당시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결국 실력으로 비판을 잠재웠다. 전북 팬들의 뜨거운 사랑도 중요했던 것 같다


정말 중요했다. 전북 팬들이 정말 많은 응원을 해주셨기 때문에 저도 힘을 받아서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 같고, 팬들에게 꼭 보답을 해주고 싶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했다.


-이제 전북의 대체불가 선수가 됐다. 처음 K리그 복귀를 결정하면서 예상했던 그림이었나?


솔직히 이렇게 많은 경기를 뛰면서 사랑을 받을 줄은 몰랐다. 전북이라는 빅 클럽에 왔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을 예상했고, 팀에서 잘해야 대표팀에도 다시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대표팀이라는 곳은 항상 가고 싶지만, 항상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북에서 많은 기회를 받았기 때문에 대표팀으로 복귀할 수 있었고, 간절함을 가지고 경기를 했던 것 같다. 쉽지 않았지만 전북에 집중했다.


-전북에 97즈(1997년생 모임)가 있다. 송범근, 이유현, 김진규 모두 대표팀에서 함께 했던 사이다. 어떻게 지내는가?


엄청 의지가 된다. 같은 또래가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빨리 친해졌던 것 같다. 전북에 적응하는 것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됐다. (Q.전북에서 다른 친한 선수들은?) 다 친한 것 같다. 전북이라는 팀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모두가 친하게 지내면서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 것 같다. 나이차가 있어도 형들이 먼저 다가와 주기 때문에 편하게 지내고 있다.


-지난 시즌 커리어 첫 우승! 기분은?


남다른 기분이었다. 제가 전북으로 이적할 당시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상황을 좋게 만들기 위해서는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것밖에 방법이 없었다. 팬 분들에게 보답하고 싶었고, 구단과 감독님에게도 보답하고 싶었기 때문에 우승이 더 간절했다. 감사하게도 첫 시즌부터 우승을 했고, 초반에는 힘들었지만 보람찬 시즌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좋지 않다. 지난 서울전에서 전북 팬들이 김상식 감독과 허병길 대표의 퇴진을 외쳤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아쉬움도 있었을 것 같은데?


속상했다. 저희 감독님이시고, 개인적으로는 저한테 전북에 올 수 있도록 큰 기회를 주신 분이다. 감독님께서 항상 팬들을 위해 좋은 경기를 펼치라고 이야기를 해주신다. 정말 노력을 많이 하시는 분이다. 결국 경기장에서 뛰는 것은 선수들이다. 우리의 퍼포먼스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비판의 목소리가 감독님에게 향했던 것 같다. 아쉬웠다. 만회하기 위해 경기장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뒤로 반전에 성공했다. 대구를 5-0으로 대파했고, 성남도 제압했다. 9월 4경기에서 2승 2무로 무패. 달라진 것이 있다면?


선수들끼리 이야기도 많이 했다. 좋지 않은 상황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보완점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 작년에도 그랬지만 항상 따라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울산이 무너지기를 바라는 것보다는 우리가 잘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울산과 어느 덧 승점 5점차다. 전북에 흔히 우승 DNA가 있다고 말한다. 백승호 선수가 보기에 전북의 DNA는 무엇인가?


저는 아직 2년차다. 우승 DNA를 말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철순이형, 진수형, 승기형 등 전북에 오래 있었던 선배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전북이 오랜 시간 왕좌를 지켰던 것 같다. 형들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하나를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형들이 잘 끌고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감독님께서도 팀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시고 있고, 포기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해주신다.


-국가대표 공격수 조규성의 합류


확실히 전력이 더 강해졌다. 규성이의 몸이 정말 좋아졌고, 대표팀에서 활약하면서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 앞에서 싸워주는 선수가 있기 때문에 확실히 편한 것이 있다. 미드필더는 연결을 해줘야 하는데, 규성이처럼 연계를 해주고 공간을 만들어주면 패스의 길이 보인다. 규성이가 돌아오면서 전북에 더 큰 힘이 생긴 것 같다. 규성이가 공중볼 상황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싸워주기 때문에 긍정적인 시너지가 생긴 것 같다.


-이제 파이널A가 남았다. 울산과 맞대결도 있는데, 목표는 당연히 우승인가?


당연하다. 우승이 목표다. 5경기가 남아 있는데, 전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야만 우승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경기, 한 경기 소중하게 생각하며 이기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이번 시즌 상심이 컸던 전북 팬들에게


팬 분들의 입장은 분명 이해가 된다. 하지만 뛰는 것은 선수들이다. 답답하시겠지만 선수들, 감독님을 믿어주셨으면 좋겠다. 응원 받은 만큼 힘을 받아서 더 노력할 것이다. 감독님이 강조하시는 것처럼 전북이라는 클럽은 팬들을 위해 싸우고, 팬들을 위해 경기를 하고 있다. 조금만 더 믿어주셨으면 좋겠고, 저희는 끝까지 싸우겠다.


포포투의 말: 전북 현대 백승호의 인터뷰 중 일부를 전합니다. 생애 첫 월드컵 무대를 꿈꾸고 있는 백승호의 단독 인터뷰는 포포투 한국판 11-12월호에 담길 예정입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포포투 한국판은 스마트스토어(IF메가스토어)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장승하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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