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항적인 정진운

서울문화사 입력 2022. 10. 1. 09:01 수정 2022. 10. 3.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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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뒤흔드는 건 반항아라고 했던가? 정진운은 멋대로 나아간다. 끝장을 볼 때까지.
그라피티 베스트·저지 톱·버뮤다 팬츠·레깅스·스니커즈 모두 돌체앤가바나 제품.

요즘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나요?

얼마 전 2AM으로서 일본 공연을 잘 마쳤고, 요즘은 개봉을 앞둔 차기작 <오! 마이 고스트> 홍보 활동과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어요.

공연을 비롯한 오프라인 활동이 다시 활발해졌는데, 일상에도 변화가 있었나요?

숨통이 탁 트이는 기분이죠. 밖으로 나가고, 사람도 만나야 어느 정도 스트레스가 풀리잖아요. 팬데믹 기간에는 약간의 무력함이 있었어요. 답답했달까? 이제 다시 활력을 찾았죠. 그래서 <오! 마이 고스트>가 유독 반가워요. 관객을 만날 수 있으니까.

<오! 마이 고스트>의 어떤 매력에 끌려 함께하게 됐나요?

전작도 코믹 호러 장르를 찍어서 고민하던 중, 대본을 반쯤 읽었나? 굉장히 재밌는 거예요.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도 있고요. 코미디적 요소도 돋보였고요. 그리고 홍태선 감독님과 만났는데, 어떻게 무섭게 보여줄까보다 어떻게 재밌게 보여줄 것인지에 대해 훨씬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애드리브도 많았고, 여러모로 재밌는 작업이었어요.

홍태선 감독과 나눈, 이번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호흡과 스피드요. 코미디는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기도 하고, 미리 알고 보면 웃긴 것도 웃기지 않는 것처럼 대사의 호흡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누군가를 웃게 하는 건 예술적인 일이기도 해요.

동의해요. 사람을 잘 웃기는 편은 아닌데, 상황이 주어지면 어떻게 웃길 수 있을지 상상한 적은 꽤 있어요. <오! 마이 고스트>에서도 말장난과 애드리브, 행동, 표정 등 어떻게 사람들을 웃게 할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응용했어요.

<오! 마이 고스트>의 장르가 ‘코믹 호러’라는 게 재미있었어요. 정반대 의미의 두 단어가 함께 쓰이니 색달라 보이고.

함께 출연한 (안)서현이와의 호흡이 중요했어요. 슛 들어가면 서현이는 이런 생각이 떠올랐대요. “진운 오빠가 이번에는 어떤 장난을 칠까?” 그만큼 애드리브가 많았는데, 서현이는 어리지만 저와 데뷔 동기일 정도로 경력이 긴 편이라 잘 받아줬어요. 연기는 저보다 동생이 아닌 것 같은 느낌.

보머 재킷·슬리브리스 톱·팬츠·슈즈 모두 드리스 반 노튼 by 분더샵 맨 제품.

태민을 어떻게 보여주고 싶었나요?

처음 대본 받고 읽을 때는 바보 아닌가 싶었어요.(웃음) 귀신을 보는 능력이 있지만 만년 ‘취준생’으로서 상업적으로 활용할 법도 한데 그렇지 않으니까요. 극 중 귀신을 봐도 잘 놀라지 않고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것에 집중했어요.

팬들 사이에서 ‘서치왕’이라고 불리던데, 진운 씨가 언급된 트윗을 자주 반응해준다는 뜻으로요. <오! 마이 고스트>는 어떤 반응이 올 것 같나요?

예고편을 보고 “정진운 연기하는 게 아니라 평소 모습 아니야?”라는 반응이 꽤 있더라고요. 재미있었어요. 그 외에는 어떤 반응이든 다 좋아요. 판단은 각자의 몫이니까요. 서치를 자주 하는 이유는 팬들과 소통하는 게 재미있어서예요. 또 다른 해프닝이 생기는 것도 즐겁고요.

이 영화를 통해 가장 듣고 싶은 말과 듣기 싫은 말이 있다면요?

듣고 싶은 건 잘했다, 듣기 싫은 건 못했다? 너무 단순한가요.(웃음) “정진운 배우라는 호칭이 자연스럽다”라는 반응을 원하기는 해요. 모두 그렇겠지만 저도 혹평이 무서워요.(웃음)

가수와 배우를 병행하는 사람이 두 가지 모두 자연스러워 보이는 게 쉬운 일은 아니겠어요.

그러니까요. 사실 가수로 활동할 때와 배우로 활동할 때의 모습을 구분하지 않아요. 저답게, 자연스럽게 하려고 하죠. 자연스럽게 병행하는 사람이고 싶거든요. 예를 들면 “정진운은 노래도 잘하는데, 연기도 자연스럽더라”라는 말을 듣고 싶은 거죠. 확 달라지면 불편하게 느낄 수 있으니, 천천히, 하던 대로 해보려고 해요.

마침 가수로서, 배우로서의 모습을 분리하는지 물어보려 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저는 가수 활동하며 받는 스트레스를 연기로 풀 때도 있고, 그 반대일 때도 있어요. 작품에 임할 때 받은 영감을 음악으로 표현하기도 하고요. 이 상호작용이 너무 좋아요. 그래서 나누고 싶지 않아요. 다만 상황에 따라 인사법을 구분하기는 하죠. 오늘은 배우로 인사드리는 정진운입니다, 2AM의 정진운입니다, 이렇게.

배우와 가수의 길을 동시에 걷는 게 진운 씨가 추구하는 방향인가요?

아직 저를 모르는 사람이 많잖아요. 요즘 10대 친구들은 2AM을 모를 수도 있고, 누군가는 저를 배우로 알고 있을 테니까요. 두 가지를 병행할 수 있는 레퍼런스가 되고 싶어요. 배우인데, 멋진 음악을 만들 수 있고, 때로는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기도 하는 거죠.

팬츠 와이프로젝트, 네크리스·브레이슬릿 모두 디올 맨, 링 포트레이트 리포트, 슈즈 드리스 반 노튼 by 분더샵 맨, 벨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가수로서 추구하는 게 있다면요?

멋진 음악을 만드는 거죠. 저는 ‘정진운 밴드’로 활동하기도 하는데, 제가 듣고 싶은 음악을 쉽게 찾을 수 없어 직접 만드는 거예요. 이익을 좇기보다 뮤지션으로서 추구하는 노래를 만드느냐가 중요해요. 저만의 멋과 취향 그리고 독특함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반골 기질 같은 거네요?

옛날부터 그랬어요. 사고 안 치는 꼴통이었달까?(웃음)

의도치 않게 튀는 사람인가요? 다수에 속하지 않아 억울할 때가 있어도, 남다르다는 게 자신감이 되기도 하는.

제멋에 사는 거죠. 다르다는 사실이 통쾌하기도 했고요. 제가 좋아하는 문화가 멋지다는 걸 아니까요. 그래도 2AM으로서는 저희만의 방식으로 대중적인 음악을 내고, 연기할 때는 저만의 연기를 하고, 밴드로서는 독특하게 나아가고. 제 반골 기질이 자랑스럽고 행복해요.

하고 싶은 걸 즐기며 사는 삶,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데요?

꿈같은 일이죠. 돈을 얼마나 버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하고 싶은 걸 하며 살아야겠다는 마음이에요.

배우, 밴드, 그룹 활동 모두 창작의 영역이에요. 그런 면에서 각 영역에 좋은 귀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도움되는 게 많죠. 상호 관계가 좋달까? 슬픈 연기를 하고 싶은데, 마구잡이로 울면 제3자 입장에선 슬프다기보다 안쓰럽게 볼 수도 있다는 건 음악을 통해 알게 됐어요. 지금처럼 멋지게 엇박자를 타면서 나아가고 싶어요.

세상을 바꾸는 건 문제아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시대를 바꾼 록스타나 무비 스타를 보며 저도 꾸준히, 멋지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사람 일 모르는 거니까. 천천히 가려고 해요. 아등바등해도 부질없다는 걸 알거든요.

당장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요?

가수로서는 제 작업실에서 언플러그드(Unpluged) 공연을 느끼고 싶어요. 20~30명 정도 관객만 두고. 저는 신스팝 음악을 만들고, 모던한 영국 밴드 사운드에서 자주 쓰이는 빈티지 신스를 자주 활용해요.

배우로서는요?

최근 영화를 자주 찍어서인지 드라마의 긴 호흡을 다시 느끼고 싶어요. 순발력도 중요한데, 배우로서 성장하는 기분이거든요. 아, 다시 영화제에 초청받아 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문득 영화제에 배우 정진운이 참석하는데, 축하 공연을 정진운 밴드가 장식하는 날에 대해 상상했어요.

와, 너무 멋진데요? 꿈같은 일이에요. 기타 메고 무대에서, “오늘은 가수이자 배우 정진운입니다”라고 인사하고.

배우로서, 가수로서, 어떤 단계에 와 있다고 생각해요?

영역을 넓히는 중인 것 같아요. 필모그래피를 다채롭게 쌓고, 좋은 음악을 고민하는.

세상이 생각하는 정진운과 실제 정진운은 어떻게 다른가요?

세상이 생각하는 정진운은 연예인이겠죠?(웃음) 나름 성공해봤고, 연기도 하고 음악도 하는. 그런데 저는 지금이 아무것도 없는, 다시 시작하는 단계라고 생각해요. 마음이 편해요. 더 재밌을 것 같고요. 겁나는 것도 없고, 이제 즐기며 올라갈 일만 남은 것 같아요.

후련하고 자유로운 느낌이네요?

맘이 편해요. 욕심이 없어서 스트레스도 없고요.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아서 그런가?

어디까지 가보고 싶어요?

죽을 때쯤 되면 알 수 있지 않을까요? 내가 이만큼 왔구나, 하고. 끝장을 봐야죠.

다른 소식이 있다면요?

영화 <리바운드>와 <나는 여기에 있다>가 개봉을 기다리고 있어요. 남은 한 해도 잘 보내야죠. 늘 그랬던 것처럼, 저답게.

니트 톱 프라다 제품.

Contributing Editor : 양보연 | Photography : 김참 | Stylist : 현국선 | Hair : 임안나 | Make-up : 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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