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펀드 장기투자 다짐한 당신, 운용사만 좋은 일 시킬 수도 있습니다 [투자뉴스 뒤풀이]

2022. 10. 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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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투자는 투자철학 측면에선 미덕으로 여겨지지만 실천의 영역에선 도전과제에 가깝습니다.

직접 투자 시 거래수수료는 그때그때 눈에 보이니깐 많은 분이 조금이라도 싼 증권사, 우대 계좌를 적극 찾고 계십니다.

예를 들어 투자기간을 1년으로 가정하고 1000만원을 넣어서 올해 수익률이 3% 났다고 합시다.

일반 주식형 펀드와 달리 지수형 펀드나 ETF상품은 상품 간 차별점이 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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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투자는 투자철학 측면에선 미덕으로 여겨지지만 실천의 영역에선 도전과제에 가깝습니다. 지난해 국내외 증시가 크게 오를 때 장기 투자를 다짐하셨던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당시 장기 투자는 다짐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의 즐거움이었죠. 하루가 다르게 오르니 내일도, 내년도, 십년 후도 그럴 것이라 들떴을 겁니다.

하지만 장기 투자가 정작 절실하고 빛을 보는 건 지난해와 같은 상승장이 아니고 최근과 같은 극심한 변동성 장세입니다. 떨어진 수익률을 만회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결국 시간이니까요.

언제가 될지 모를 그날까지 잘 버티기 위해 정말 중요한데 많은 분이 간과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운용보수(수수료)입니다. 직접 투자 시 거래수수료는 그때그때 눈에 보이니깐 많은 분이 조금이라도 싼 증권사, 우대 계좌를 적극 찾고 계십니다.

그에 비하면 펀드나 ETF 운용보수에는 비교적 관심이 적습니다. 직접적으로 당장 내 지갑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소수점에 불과한 운용보수가 5년, 10년, 20년 이렇게 장기로 쌓이면 얼마나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 한 번 보여드리겠습니다.

▶운용보수는 내가 해당 펀드나 ETF에 넣어둔 돈 전체, 즉 원금과 수익금 모두에 부과됩니다. 때문에 운용을 잘해서 벌어들인 수익에만 붙는 성과보수보다 훨씬 강력합니다. 무엇보다 성과보수는 수익이 났을 때만 붙지만 운용보수는 특약이 걸려 있지 않은 한 성과가 어떻든 떼어갑니다.

예를 들어 보죠.

내가 1000만원을 20년간 한 펀드에 넣어뒀습니다. 훌륭한 펀드매니저가 세전 10%의 수익률을 달성했습니다. 운용보수는 3%라고 해봅시다. (물론 실제로 운용보수가 3%나 되진 않지만 작게만 보이는 운용보수가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 숫자로 보여드리려고 일부러 예를 3%로 들었습니다)

자, 이제 그럼 세후 수익률은 어떨까요? 아래 수식을 적용하면 됩니다.

1000만원이 3658만원으로 뛰었으니 만족하실 겁니다. 그런데 만약 3%의 운용보수가 없었다면 어떨까요?

고작 3% 떼어가는 것만 없어졌을 뿐인데 같은 기간 원금 1000만원이 6727만원이 되었습니다. 3% 운용보수가 붙고 안 붙고에 따라 금액 차이는 무려 3069만원이나 납니다.

운용보수 유무에 따른 차이를 비율(ratio)로 볼까요? 3% 운용보수가 있었을 때 수익금액은 2658만원(세후 수익금 3658만원-원금 1000만원)입니다. 3% 운용보수가 없으면 5727만원(6727만원-1000만원)입니다. 둘의 차이(3069만원)를 운용보수가 없었을 경우 세후 수익금 5727만원으로 나눠주면

53.6%란 숫자가 보이시나요? 고작 3%라고 우습게 본 운용보수가 내 수익의 절반가량을 가져간 것입니다. 바로 복리 효과 때문입니다. 복리 효과는 기간이 길수록 위력이 어마어마해집니다.

▶그런데 지금 예로 든 운용보수 수식,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으신가요? 재산세 혹은 부유세와 똑같은 원리입니다. 제가 예로 든 숫자들은 CFA 레벨 3의 schweser교재 중 부유세(wealth tax) 부분에서 나온 것입니다.

많은 투자자분이 세금에 매우 민감하십니다. 어떻게든 절세를 하려고 하시죠. 같은 원리인 운용보수에도 그만큼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극단적으로 수익률이 운용보수보다도 낮아지면 내 원금의 일부까지 운용사가 가져가게 됩니다. 예를 들어 투자기간을 1년으로 가정하고 1000만원을 넣어서 올해 수익률이 3% 났다고 합시다. 수익금은 30만원입니다. 그런데 운용보수가 4%라면 업체에 줘야 하는 돈은 41.2만원이 됩니다. (1000x1.03x0.04=41.20) 30만원 벌었다고 좋아할 일이 아닙니다.

최근 국내외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서 수익률 처참하신 분들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운용보수는 고정된 비용입니다. 마이너스 수익률뿐 아니라 운용보수도 내 원금을 깎아먹는 주범이 될 수 있다는 점 명심하십시오.

운용사마다 운용보수를 경쟁적으로 내리고 있습니다.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지만 장기 투자를 계획하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운용보수를 꼼꼼히 살피시길 바랍니다.

▶그렇다면 운용보수를 줄이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펀드운용 총보수는 대략 운용보수, 판매보수, 수탁보수, 사무보수 등으로 나뉩니다. 이 가운데 운용보수와 판매보수가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운용보수를 줄이려면 비슷한 상품이라면 조금이라도 총보수가 적은 상품을 찾는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운용사마다 경쟁적으로 운용보수 인하에 나서고 있습니다.

일반 주식형 펀드와 달리 지수형 펀드나 ETF상품은 상품 간 차별점이 크지 않습니다. 0.01%라도 운용보수가 적은 상품이 유리합니다.

또 위에 첨부된 사진에서 보듯 각 운용사는 특히 TDF상품 운용보수를 적극 내리고 있습니다. TDF는 장기 투자가 전제된 상품입니다. 반드시 운용보수를 확인하셔야 합니다.

판매보수는 투자자가 직접 노력을 들인 만큼 줄어듭니다. 펀드를 가입하실 때 증권사 지점을 찾아 하나하나 설명을 듣고 가입하는 것보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창구를 통해 직접 거래하면 좀 더 쌉니다.

# 헤럴드경제에서 증권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CFA 자격증을 취득한 뒤 CFA한국협회 금융지성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보를 알기 쉽게 전달해야 하는 기자로서 사명감에 CFA의 전문성을 더해 독자 여러분께 동화처럼 재미있게 금융투자 뉴스를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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