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유니콘', 믿보배 신하균과 덕후 유병재 한번 더 봐야죠 [어저께TV]

연휘선 2022. 10. 1.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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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피보팅이다!". '유니콘'이 시즌2로의 피보팅을 기대하게 만들며 막을 내렸다.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트콤 '유니콘'(각본 유병재, 연출 김혜영)이 지난달 30일 11, 12회(마지막 회)를 연속 공개됐다. '유니콘'은 은은하게 돌아있는 맥콤의 CEO 스티브(신하균 분)와 크루들의 스타트업 분투기를 보여주는 시트콤이다. 이에 마지막까지 스티브와 맥콤 크루들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똘똘 뭉치는가 하면, 예상 못한 오류가 전화위복을 만들자 스티브가 "피보팅이다"라고 의미심장하게 웃음을 선사하며 막을 내렸다. 

시작부터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은 유쾌한 작품이지만 '유니콘'을 둘러싼 환경은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시트콤이라는 장르적 한계가 컸다. 해외로부터 각광 받는 시장성과 성장세를 딛고도 유독 시트콤 장르 만큼은 기근이라고 해도 좋은 상황. 더욱이 '순풍 산부인과', '하이킥' 시리즈 등 크게 사랑받았던 시트콤들 대부분 차근차근 에피소드를 쌓아 일상 속에 스며드는 웃음을 선사했기에 12부작이 시트콤으로 적합한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유니콘' 제작진은 시트콤이라는 웃음을 전면에 내세운 자신들 만의 특색으로 K-콘텐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이를 위해 'SNL' 시리즈와 개인 유튜브 채널, '전지적 참견 시점' 등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인정받은 유병재가 각본을 썼다. 또한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 참여했던 김혜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여기에 '멜로가 체질'과 영화 '극한직업'을 연출한 이병현 감독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머리를 맞댔다. 

웃음과 재미 방면에서는 탄탄한 창작진에 배우들 또한 하나같이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였다. 맥콤 CEO 스티브 역의 신하균은 연기신 '하균신'으로 불리는 배우였고, 맥콤 유일한 '일잘러' 애슐리 역의 원진아 또한 '지옥',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등 다채로운 작품에서 색깔을 보여줬다. 여기에 스티브 라이벌 이근호 역의 허준석이나 맥콤 크루로 활약한 김영아, 이중옥, 배유람 등은 탄탄한 경력의 베테랑 연기자로 믿음을 더했다. 산업 스파이를 극복하고 로맨스를 보여주는 제이 역의 이유진, 기상천외한 노이즈마케터 캐롤 역의 배윤경, 어리숙한 듯 한방을 날리는 필립 역의 김욱 등 신예들도 안정적인 기량을 보여주며 힘을 보탰다. 

무엇보다 유병재는 신하균에 대한 오랜 팬심을 자랑하며 실제 신하균의 작품을 떠올리게 하는 대사와 장면들로 '유니콘' 곳곳을 채웠다. 김혜영 감독 또한 '극한직업'에 특별출연한 신하균과 인연을 맺은 터. '유니콘'에서는 기본적으로 창작진의 배우에 대한 이해도가 유독 뛰어났다. 

신하균 또한 물 만난 물고기처럼 활약했다. 30분에서 40분 안팎의 짧은 회차별 분량, 매끄럽게 연결되는 서사적 완성도보다 웃음, 극적인 연출 등이 강하게 작용하는 시트콤이라는 특성에도 불구하고 신하균은 매 장면 매끄럽게 연결되는 연기로 극적인 전개에 당위성을 부여했다. 더욱이 '은은하게 돌아있는'이라는 말로 보면 웃기지만 실제로 보면 현실성 없어 보이는 스티브의 인물 설정도 코믹과 '똘끼'를 넘나들며 자연스럽게 소화해버리는 신하균 덕에 개연성을 얻었다. 

그렇기에 '유니콘' 속 스티브와 맥콤의 과감하다 못해 기상천외한 행보들이 웃음을 주며 감동을 선사할 수 있었다. 기실 '유니콘' 초반에 등장한 맥콤이 뇌파를 정복한 고도의 기술로 남성 다운펌 기계나 만드는 모습은 자칫 재능낭비에 그칠 뻔 했다. 또한 여기서 피보팅한 실버 세대를 위한 소개팅 어플이 해킹당한 짐바브웨에서 역으로 대박이 난다는 마지막 설정도 희화화로 끝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고도의 기술을 소화할 수 있는 스티브라는 인물의 성공과 배신 그리고 극복한 과거사, 이처럼 극적인 설정들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킨 신하균의 호흡이 초반 '유니콘'의 설정을 웃으며 넘길 수 있을 법한 이야기로 설득시켰다. 피보팅한 대표의 지시에도 어떻게든 일을 해내고 스톡옵션으로도 기여할 정도로 열정 넘치는 직원들의 모습도 따뜻한 결말에 힘을 더했다.

결국  믿고 보는 배우가 자기를 알아주는 작가를 만나면 이렇게나 터진다. 재미, 감동, 완결성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았다. '유니콘'에서 내내 ㅁ라한 스티브와 직원들이 말하는 맥콤의 철학은 결국 '사람'을 남긴다는 것. 시트콤 '유니콘'으로 보여준 신하균과 유병재 그리고 작품 속 걸출한 조화를 이룬 이 사람들의 만남이 이렇게나 유의미할 수 있다니. 적어도 '유니콘'은 웃음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에 성공했다. 깔끔하게 웃겼던 '유니콘', 시즌2로 보고 싶은 게 과욕은 아닐 것이다.

/ monamie@osen.co.kr

[사진] 쿠팡플레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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