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바닥 탈출하자" 줄줄이 주식 사들이는 IT업계

배한님 기자 2022. 10. 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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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NHN·크래프톤, 연이어 대규모 주식 매입주주가치 제고·사업 자신감 등 겨냥거시경제 환경 악화로 실질적 효과는 미지수
IT 기업이 밀집해 있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인근. /사진=배한님 기자


지난해까지 글로벌 증시의 상승장을 이끌어왔던 기술주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약세장을 형성하자 ICT 기업들이 주가 방어를 위해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전 세계적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이겨내고 주가를 띄우는 데 실적 개선이나 신사업 발굴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자사주 대량 매입이 사업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는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오너가 27억, 회사가 100억 사들인 한글과컴퓨터
30일 업계에 따르면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는 이달 중순부터 말까지 며칠에 걸쳐 약 27억원 규모의 한컴 주식을 매입했다. 이로써 김 대표는 한글과컴퓨터 주식의 11.3%(37만9699주, 약 65억원 규모)를 보유하게 됐다. 김 대표뿐만 아니라 한글과컴퓨터도 지난 6월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7년 만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다.

김 대표와 한글과컴퓨터의 지분 매수는 주가 부양을 위해서다. 지난해 8월 취임한 김 대표는 반기마다 주주서한을 발송하며 주주가치 제고를 약속했다. 그러나 글로벌 증시가 악화되면서 성장주인 기술주가 하락장에 접어들자, 한글과컴퓨터의 실적 개선에도 주가는 반등하지 못했다.

이에 김 대표는 경영진으로서 솔선수범하기 위해 대량으로 지분을 추가 매입하기 시작했다. 한글과컴퓨터 측은 "김 대표의 지속적인 추가 매입은 한컴의 미래 성장에 대한 자신감의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IT기업 CEO·CFO·CTO까지 지분 매입 '총출동'
최수연 네이버 대표. /사진=네이버
한글과컴퓨터 외에도 많은 기술주가 주가 방어를 위해 올해 자사주를 대량 매입하고 있다. 특히 기업 대표나 경영진이 나서면서 경영에 책임을 지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네이버(NAVER)는 지난 3월 최수연 대표와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네이버 주식을 각각 314주(약 1억8000만원 규모) 매입했다. 당시 네이버 측은 "회사 장기 성장 전략에 대한 확신과 책임 경영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래프톤에서도 장병규 의장이 지난 2~3월 3차례에 걸쳐 3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장내 매입했다. 크래프톤 산하 독립 스튜디오 주요 경영진도 33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입했다.

NHN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자사주 소각을 추진하며 자사주를 취득하고 있다. 역시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함이다. NHN은 2024년까지 전체 주식의 10%에 해당하는 375만1792주를 소각할 예정이다. 올해는 전체 주식의 4%인 150만717주를 우선 처리한다.

지난해 류영진 전 대표의 대량 스톡옵션 행사로 주주 신뢰를 잃으며 주가가 크게 떨어졌던 카카오페이도 경영진이 연이어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지난 6월 약 12억원 규모(1만5000주)를 사들였다. 미투젠은 지난 3월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했고, 더블유게임즈는 지난 8월 약 300억원, 엠게임이 이달 3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조이시티에서는 김태곤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입했다. 펄어비스는 지난 5월 198만주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도 했다.
아직은 안 먹히는 '자사주 매입→주가 부양' 공식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일반적으로 회사나 경영진의 자사주 취득은 시장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특히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없는 약세장에서 좋은 주가 부양책이 된다.

심의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글과컴퓨터의 자사주 매입에 대해 "대표이사 장내 매수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 또한 지속하고 있어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에 새로운 기대를 가져도 좋을 시점이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아직 각 IT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큰 효과를 발휘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한 미국의 금리 인상과 긴축재정, 달러 강세 등 거시경제 환경이 지나치게 부정적인 탓이다. 일각에서는 자사주 매입보다 배당을 확대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빅테크의 밸류에이션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낮아졌지만 매크로 환경을 감안하면 소위 성장주로 분류되는 기업의 의미 있는 주가 반등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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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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