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스토킹 등 타인 괴롭히고 정당화..'어둠의 성격 특성'

박진영 심리학 칼럼니스트 2022. 10. 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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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저렇게 까지 하는지, 왜 자꾸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고 못살게 구는 건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사람들은 때로 어떤 사연이 있거나 자기조절 능력이 부족해서, 또는 누군가를 깔아뭉개야 출세가 가능한 상황적 요소 때문에 등 다양한 이유로 타인을 괴롭히곤 한다.

따라서 주변인의 경우 어두운 성격 특성을 가진 사람을 이해하고 변화시키려고 애쓴다면 쓴 맛을 볼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으면 해당 공간은 금새 어둠의 성격 특성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사냥터가 되어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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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도대체 왜 저렇게 까지 하는지, 왜 자꾸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고 못살게 구는 건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사람들은 때로 어떤 사연이 있거나 자기조절 능력이 부족해서, 또는 누군가를 깔아뭉개야 출세가 가능한 상황적 요소 때문에 등 다양한 이유로 타인을 괴롭히곤 한다.

하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본인의 성향 때문에 주변 사람들을 못살게 구는 경우가 분명 존재한다. 마키아벨리즘, 나르시시즘, 사이코패시, 사디즘, 탐욕 등 인간 성격의 어두운 특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그러하다. 아러한 성격 특성들을 '어둠의 성격 특성(dark factor of personality)'이라 부른다. 

다크한 성격 특징들을 연구해온 심리학자 모튼 모샤겐(Morten Moshagen)에 의하면 이들은 우선 자신에게 유익하다고 생각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타인을 괴롭히는 모습을 보인다. 짓눌러서 복종하게 하거나 이용하기 쉽게 만드는 것, 돈과 권력, 단순한 재미 등 자신의 욕구를 채우려 타인에게 파괴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고 한다. 

그런 동시에 이들은 죄책감 또한 갖지 않는 편이다. 자신의 이기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을 아주 잘 '정당화'하기 때문이다. 자신은 남들보다 우월하니까 타인을 짓누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세상은 원래 사냥하거나 사냥 다니며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자신에게 이용당하거나 속는, 당하는 사람이 잘못된 거라며 피해자를 비난하는 사고방식을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잘못을 정당화하기 때문에 미안함이나 후회를 잘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타인의 삶을 파괴하는 행동까지 쉽게 할 수 있다.

이들은 선함, 도덕적인 삶을 평가절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평등, 정의, 돌봄, 친절 등에 낮은 가치를 두는 반면 누가 나를 건드리면 두 배로 돌려주겠다는 등 공격성을 높게 보인다. 각종 비행이나 범죄행위, 거짓말 같은 행동 또한 더 많이 보이는 편이다. 

안타깝게도 성격특성인 만큼 이런 모습들은 삶을 걸쳐 꽤 안정적으로 나타나는 편이다. 따라서 주변인의 경우 어두운 성격 특성을 가진 사람을 이해하고 변화시키려고 애쓴다면 쓴 맛을 볼 가능성이 높다. 자극할수록 더 많은 거짓말과 공격성, 보복 행동을 보이며 이는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행동이라고 생각할 것이므로 반성하거나 후회할 가능성도 낮을 것이다. 

이렇게 개인이 대응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이들을 적당히 제제할 수 있는 시스템의 존재가 중요하다. 온 오프라인을 통해 타인을 괴롭히는 각종 불링, 스토킹, 직·간접적 공격 등에 더 강한 제재가 필요한 이유다. 또한 주변 사람들이 나서서 괴롭힘에 혼자 대응하고 있을 피해자를 지원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해당 공간은 금새 어둠의 성격 특성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사냥터가 되어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규범은 말랑말랑해서 다수가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사람의 마음이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영향력이 큰 사람들에 의해 이쪽 저쪽 휩쓸리기도 한다. 착한 척 하는 것보다는 나쁘게 사는 게 낫다고 하는 둥 선하게 행동하려는 노력을 폄하하고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면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것도 괜찮다고 말하는 어두운 목소리들을 경계해아 하는 이유다. 

※관련기사 

Moshagen, M., Hilbig, B. E., & Zettler, I. (2018). The dark core of personality. Psychological Review, 125, 656–688.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박진영 심리학 칼럼니스트 parkjy02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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