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친 표현 쓰지마" 南말씨·한류 차단 나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0일 “우리 식이 아닌 말투와 외래어가 절대로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를 내부로부터 와해시키기 위한 적대 세력들은 사회주의 생활양식을 침식시키고 사람들을 정신 도덕적으로 부패 타락시키는 데 집중되고 있다”며 이를 차단하지 못하는 것은 ‘자멸 행위’라고도 했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14일에도 ‘외래어를 쓰지 말고 혁명적 생활 기풍을 확립해야 한다’며 사상적 각성을 촉구했다. 지난해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은 청년층을 대상으로 ‘남친’(남자친구), ‘쪽팔린다’(창피하다), 남편을 ‘오빠’로 부르는 행위 등 남한식 어투와 호칭을 단속했다.
김정은 시대 북한은 남한의 드라마와 영화 등 한류 콘텐츠 확산으로 남한 말씨와 영어식 표현 등이 확산하자 이를 ‘비사회주의 현상’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처벌하고 있다. ‘외래어 배격’을 다시 강조한 것은 그만큼 외부 용어가 많이 침투해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MZ 세대’일수록 장마당과 한류에 익숙해 일상생활에 한국 말과 외래어를 자주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 정권은 이런 현상이 체제 결속력 약화로 이어질까 두려워한다.
북한은 2020년 12월 ‘반동사상 문화배격법’을 제정했다. 남한 영상물 유포자를 사형에 처하고 시청자도 최대 징역 15년형에 처하는 조항 등을 담았다. 김정은은 지난해 4월 당 세포비서대회 폐회사에서 “청년 세대의 사상 정신 상태에서 심각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당세포가 이들의 옷차림과 언행까지 통제해야 한다”고 했다. 같은 해 9월 최고인민회의에선 ‘MZ세대’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단속하는 ‘청년교양 보장법’을 결정하기도 했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고유한 말투를 강조하는 건 청년들의 외부 사조 오염을 막기 위한 조치”라며 “청년 세대의 사상 의식을 과거로 되돌리려 하지만 한류를 원천적으로 막긴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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