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만에 8억↓..헬리오시티에 무슨 일 있나?" 속사정은 달랐다
“한 달 만에 8억원이나 떨어지다니, 헬리오시티에 무슨 일 있나요?”
최근 인터넷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서울 송파구 대단지 아파트인 헬리오시티의 한 거래 사례가 화제로 떠올랐다. 지난달 26일 전용면적 84㎡가 13억8000만원에 직거래됐는데, 한 달 전 공인중개사를 통해 거래된 같은 면적의 매매금액(22억원)보다 8억원, 작년 10월 최고가(23억8000만원)에 비해서는 10억원이나 낮기 때문이다. 올 들어 이 단지에서 직거래가 여러 차례 일어나긴 했지만, 이번 사례를 제외하면 모두 19억~21억원 선에 거래됐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특수관계인 간 증여성 거래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 업계 “집값 하락 틈탄 증여성 거래 활발” … 8월에만 서울서 95건 직거래
실제 최근 금리 인상 여파로 집값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자 이런 상황을 활용한 증여성 거래로 보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자녀에게 주택을 물려줄 계획이 있는 부모라면 집값이 낮을 때 양도하는 게 절세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런 특수관계인 간 거래는 중개사의 도움이 필요 없기 때문에 수수료 절감 차원에서 직거래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매매 678건 가운데 14%인 95건이 직거래로 집계됐다. 두 달 전(8.2%)에 비해 비율이 6%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강남 등 인기 지역 비중이 높은 9억원 초과 아파트 직거래 21건 중에서는 절반 넘는 11건이 직전 최고가보다 3억원 이상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자이개포(84㎡)는 15억원에 거래됐는데, 작년 12월 체결된 직전 거래가(24억원)보다 9억원이나 낮다. 강남구 도곡동 대림아크로빌(130㎡)도 직전 거래가(27억7000만원)보다 6억원 이상 낮은 21억6597만원에 직거래됐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최근 주택 거래가 끊기면서 인기 아파트라 할지라도 가격을 대폭 낮추지 않고는 처분이 어려워지자 증여성 거래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며 “비싸게 팔지 못할 바에야 세금이라도 아끼자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자녀에 증여하면 세금 부담 크지만 매매땐 부모가 양도세만 내면 돼…허위 거래 했다간 가산세
아파트를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자녀에게 양도하는 것은 예전부터 자산가들이 세금을 아끼기 위해 자주 활용하던 방법이다. 13억8000만원에 거래된 헬리오시티의 시가(市價)가 20억원이라 가정하면, 이 아파트를 증여할 때 자녀가 약 6억원의 증여세를 내야 하지만 매매하면 부모가 양도세만 내면 된다. 만약 부모가 1주택자라면 각종 공제 혜택을 통해 양도세를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고, 다주택자라 하더라도 내년 5월까지 양도세 중과(重課)가 유예되므로 지금 양도하는 게 유리하다.
세무 당국은 과도한 저가(低價) 양도를 방지하기 위해 주택이 시가보다 3억원(또는 시가의 30%) 이상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 시가에 거래된 것으로 간주해 세금을 부과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자산가들은 서울 인기 지역 아파트의 시세는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라 믿기 때문에 집값 조정기가 되면 세금을 좀 내더라도 자녀에게 자산을 넘기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시가와 현저하게 가격이 차이 나는 직거래는 국세청에서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거래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거나 향후 되돌려주다 적발되면 가산세를 낼 수 있으니 거래 증빙 자료를 확보해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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