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과 항우의 中 패권다툼.. 지리·지정학적으로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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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나라 항우와 한나라 유방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친숙하지만, 단편적이거나 역사 소설 초한연의(또는 초한지)에 한하는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독자들이 정사의 면면을 파악하기 위해 접근할 수 있는 텍스트는 매우 제한적인데, 그마저도 대부분이 고전 번역서와 외서다.
그런 가운데 이번에 출간된 '초한전쟁'은 진나라 분열 후 중국의 패권을 놓고 벌어진 유방과 항우의 전쟁을 지리·지정학적으로 바라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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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전쟁/이동민/흠영/2만3000원
가톨릭관동대 지리교육과 교수인 저자는 지리학자 특유의 시선으로 당시 중국 지형과 지정학적 상황을 읽어내고, 전쟁을 새롭게 재해석했다. 이와 함께 당시 중국 땅의 형세와 군대의 이동을 일목요연하게 나타낸 지도를 풍부하게 활용함으로써 독자들이 초한전쟁을 더욱 자세하고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게 만들었다.
초한전쟁은 통일 왕조 한을 탄생시킨 전쟁이다. 한나라는 중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한 데서 더 나아가 동아시아 문화권 형성의 계기를 마련한 나라다. 그러한 한나라가 세워지기 전에 벌어진 초한전쟁을 살펴보는 이 책은 동아시아 문화권 형성의 시초를 살펴보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은 초나라와 한나라의 전쟁 흐름을 알기 쉽게 정리했을 뿐 아니라 전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한층 읽는 맛을 더했다. 여기에 ‘사기’ ‘한서’ ‘자치통감’ 등 초한전쟁 역사를 기록한 일차 사료를 충실히 검토해 이를 기반으로 책을 엮었다.
독자들을 위한 친절한 서술 또한 눈에 띈다. 상나라, 주나라와 최초로 통일을 이룩한 진나라의 통치 체제를 비교하며 설명할 때는 우리나라 삼국시대를 예시로 들고, 유방이 팽월을 이용해 항우의 후방을 교란하는 장면에서는 고려의 왕건과 금성(오늘날 나주시)이 등장한다. 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대목에서 우리나라의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언급해 이해를 돕는다.
이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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