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믿자'는 필요하지만 '무딘 도구'"

김용출 2022. 10. 1.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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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권리 옹호자들은 '여성을 믿자'가 무죄추정의 원칙을 위반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범주의 오류다. 법 제도 아래 거짓말쟁이 취급을 받기 쉬운 사람들, 즉 여성에게 지지를 표하는 하나의 제스처다."

즉, 여성과 남성의 성차에 기반한 제로섬 논리로만 강간 혐의를 판단할 경우 자칫 계급과 인종, 종교 등 젠더 이외의 다른 요인에 의한 행위에는 무딘 도구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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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할 권리/아미아 스리니바산/김수민 옮김/창비/2만2000원

“남성의 권리 옹호자들은 ‘여성을 믿자’가 무죄추정의 원칙을 위반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범주의 오류다. … 법 제도 아래 거짓말쟁이 취급을 받기 쉬운 사람들, 즉 여성에게 지지를 표하는 하나의 제스처다.”
아미아 스리니바산/김수민 옮김/창비/2만2000원
촉망받는 페미니스트 사상가이자 37세에 옥스퍼드대 석좌교수가 돼 화제가 된 저자는 미투 운동의 화두가 된 ‘피해자 중심주의’의 필요성에 대해 이같이 주장한다. 그러면서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서 피해자 중심주의의 한계 역시 분명히 짚는다. 즉, 여성과 남성의 성차에 기반한 제로섬 논리로만 강간 혐의를 판단할 경우 자칫 계급과 인종, 종교 등 젠더 이외의 다른 요인에 의한 행위에는 무딘 도구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여성을 믿자’는 날이 무딘 도구다. 이 구호에는 ‘남성을 믿지 말라’는 경고가 뒤따른다. 하지만 이 제로섬 논리는 오로지 성차만이 강간 혐의를 판단하는 데 영향을 끼친다고 간주한다. 특히 젠더 말고 다른 요인들(인종, 계급, 종교, 이민자 신분, 섹슈얼리티 등)이 영향을 끼칠 때 우리가 누구의 손을 들어줘야 할지는 명확하지 않다.”

저자는 이처럼 까다로워서 말로 옮기기 어려운 여러 논점을 서슴없이 지적함으로써 우리 생각을 근본부터 뒤흔들어놓고, 우리가 못 보는 더 큰 틀을 보여주며, 논리의 오류나 윤리의 맹점을 사정없이 꼬집는다.

김용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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