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기원 추적하는 고인류학자들의 도전기
화석종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
유인원과 인간의 특징 조합된 인류
최초 인류 '루시'보다 100만년 빨라
10년간 취재·인터뷰·논문 분석 거쳐
발굴 과정 막전막후 그려낸 논픽션
화석맨/커밋 패티슨/윤신영 옮김/김영사/3만2000원
인류사 첫 페이지를 바꿔버린 발굴에 언론과 학계는 충격을 받았다. “루시보다 앞선 화석, 인류 조상의 역사를 앞당기다”(뉴욕타임스) “인류 진화에 관한 이론을 뒤엎은 화석”(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아르디가 루시로부터 인류의 첫 번째 조상 자리를 빼앗다”(데일리미러) “인류 가계도를 다시 그린 새로운 조상”(인터내셔설 헤럴드 트리뷴)….
아르디의 발견은 오랜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인류는 어디에서 왔을까, 하는. 여러 분야에서 인류 기원과 진화를 규명하기 위한 시도가 이뤄져온 가운데 화석을 통해 인류 기원과 진화 흔적들도 드러나기 시작했다. 1856년 독일 네안더 계곡에서 인류 계통 최초의 화석 네안데르탈인 발견, 1891년 자바섬에서 호모에렉투스 종의 첫 번째 화석 발견, 1924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채석장에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의 머리뼈 파편 발견, 1959년 탄자니아 올두바이 협곡에서 영국의 리키 부부에 의해 175만년 전 생존한 진잔트로푸스 발견, 곧이어 근처에서 손 쓰는 인간인 호모하빌리스의 흔적 발견….
아르디 이전까지 호미니드의 대명사는 ‘루시(Lucy)’였다. 1974년 11월24일 아침, 에티오피아 아파르 저지대의 하다르 지역에서 돈 조핸슨은 320만년 전에 살았던, 작은 몸집에 작은 두뇌와 유인원 같은 주둥이가 인상적인 직립 보행 인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화석을 발견했다. 발굴과 이어지는 화석 복원 작업을 하는 동안 카세트 플레이어에서 비틀스의 노래 ‘루시는 하늘에 다이아몬드와 함께’가 울려 퍼졌기에 루시라는 이름이 붙었다. 조핸슨은 루시가 인류 가계도에 속한 모든 종의 직접적인 조상이라고 주장했고, 루시는 이후 호미니드의 대명사가 됐다.
정말 루시가 최초의 인류일까. 혹시 ‘틈’이 있는 건 아닐까. 800만∼400만년 전 인류와 유인원의 화석 기록이 거의 없지 않는가. 루시로 통칭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는 너무 갑자기 등장한 건 아닌가.
화이트 교수는 인류와 유인원이 갈라지는 시기와 루시가 등장하는 시기 사이의 ‘틈’에 주목했다. 당시 생화학연구 등에 따르면, 호미니드라는 인류 계통은 아프리카 유인원과 약 500만년 전 또는 600만년 전에 갈라진 것으로 추정됐다. 호미니드가 500만년 전 유인원과 갈라져 나왔고, 최초 인류라는 루시가 320만년 전에 살았다면, 대략 400만년 전 시기에 ‘틈’이 발생하는 셈이었다. 400만년 전 시기의 인류 화석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화이트 교수는 바로 유인원과 루시 사이의 틈에 창을 내고 들여다보고 싶었다.
루시가 발견된 에티오피아 아파르 저지대 계곡에서 발굴을 했던 화이트 교수팀은 에티오피아의 불안한 내정 때문에 발굴을 하지 못하다가 1992년 재개했다. 1993년 아파르 저지대의 미들 아와시 지역에서 새로운 종의 치아 화석들을 처음 발견한 화이트 교수팀은 이듬해 신종 라미두스의 발견을 알리는 논문을 발표했다. 화이트는 논문에서 라미두스의 송곳니는 작고 뭉툭한 다이아몬드 모양이었고 자체적으로 닳아서 뾰족해지지 않아 인류 계통이라고 주장했다.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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