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업체 한 곳이 7년간 단독 수주..비결은 '들러리 입찰'?
[앵커]
국무조정실이 지난달 태양광 같은 신재생 에너지사업 운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2천여 건을 적발했다고 발표했죠.
그중 한 사례를 살펴보니 '입찰 담합' 소지가 있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특정 업체가 7년 연속 관공서 입찰에 성공했는데, 형제 회사를 활용해 이른바 '들러리' 입찰을 해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보도에 신선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태양광 전력의 품질을 점검하는 장비를 만드는 한 업쳅니다.
A 업체의 관공서 입찰 관련 문서입니다.
2014년부터 7년간 A사만 14차례 연속 낙찰됐습니다.
납품한 점검기는 백여 대, 총 25억여 원어칩니다.
5년 전부터 B사가 함께 입찰하긴 했는데 늘 근소한 차이로 탈락했습니다.
그런데 B 회사, 제안서를 아예 안 내거나 예정 가격보다 높은 금액을 써내기도 했습니다.
이상한 건 또 있습니다.
A사 직원들, B사를 협력사라고 말합니다.
[A사 직원/음성변조 : "(B라는 업체 아세요?) 협력관계로 알고 있는데..."]
등기를 떼봤더니 두 회사 대표가 박 모 씨로 동일합니다.
박 대표와 등기상 같은 주소인 오 모 씨는 A사 감사이면서 B사 이사로도 등재된 적 있습니다.
사실상 같은 회사인겁니다.
[A사 직원/음성변조 : "(박○○ 대표님이시죠? 지금 현 대표님?) 네, 현 대표님 박○○이시죠."]
[B사 직원/음성변조 : "(박○○ 사장님 자리에 계신가요?) 이쪽으로 출근 안 하셨는데요."]
박 씨가 B사를 들러리로 활용해 입찰 경쟁자가 있는 것처럼 속여왔다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한국전기안전공사 관계자 :"조달청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발주기관이 관여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었습니다."]
등기만 떼도 확인 가능했지만, 지난 7년간 제대로 된 조사는 없었습니다.
[엄태영/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 위원 : "탈원전이라는 기조 하에서 무리하게 추진하다 보니까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했습니다. 특히나 일부 몇몇 업자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부분이 최근에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A 업체는 들러리입찰 여부를 묻는 KBS의 질의에 "입장이 없다"는 답만 전해왔습니다.
국무조정실은 A 업체를 포함해 370여 명을 오늘 수사 의뢰했는데 이 중 330여 명은 불법 하도급을 주고 금융지원을 받은 사례였습니다.
KBS 뉴스 신선민입니다.
촬영기자:최진영/영상편집:김유진/그래픽:김정현
신선민 기자 (freshm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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