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요직 공모 직전 '요건' 변경.."특정인 염두에 뒀다"
[앵커]
국방부에는 인사기획관이라는 국장급 자리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육, 해, 공군 전체 장교들의 승진 인사를 총괄하는 핵심 보직입니다.
누구보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업무를 봐야 하는 자린데, 정작 이 인사기획관을 공개 채용하는 과정에서 최근 '공정성' 문제가 제기 됐습니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인사관련해 군심의 큰 동요를 불러올 수 있는 문제여서 KBS 탐사보도부는 전방위적인 취재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취재 도중 갑작스럽게 채용이 철회됐습니다.
먼저 우한울 기자가 의혹의 핵심을 전합니다.
[리포트]
국방부 '인사기획관' 채용절차는 지난달 24일, 공고와 함께 시작됐습니다.
이후 면접을 거쳐 후보자는 2명으로 압축됐습니다.
1순위는 예비역 장성 A 씨였습니다.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A 씨의 경력입니다.
A 씨는 '군 인사' 경력자가 아니라 국방 정책이나 군사 전략 수립 업무를 해 온 이른바 '정책' 경력자였습니다.
[예비역 장성 B 씨/음성변조 : "인사라고 하면 사람 장사, 그렇게 (쉽게)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거든요. 인사정책을 끌고 갈 수 있는 사람들을 저는 뽑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인사 관련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시네요.) 필요하죠."]
A 씨가 응시할 수 있었던 건 2005년 이후 한 번도 없었던 자격 요건이 추가됐기 때문입니다.
공고 바로 전 날, 실무부서가 응시 자격에 '정책' 경력을 넣어 공고 계획을 장관실에 올렸고 이종섭 장관이 이를 승인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습니다.
공고 직전 A 씨의 경력에 맞는 분야가 들어간 겁니다.
인사 업무에 정통한 예비역 장성은 특정인을 염두에 둔 공고라고 확신했습니다.
[예비역 장성 C 씨/음성변조 : "(공고) 끝자락에 굉장히 조그맣게 써 놨어요. 어떤 부분을 가리고 싶은 게 아니냐. 만약에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그 자격 조건을 그렇게 확대를 안 해 주면, 이번에 말씀하시는 이런 분들이 와가지고 시험을 못 보죠."]
응시 자격 확대에 대해 국방부는 인사기획관실 아래, 국방정책 관련 부서가 일부 포함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수한 인재를 더 지원받기 위해서였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국방부 기대와 달리 최종 면접자 7명 중 '정책' 경력자는 A 씨 한 명 밖에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 씨는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예비역 장성 C 씨/음성변조 : "응시를 한 사람들한테, 제가 두어 명 정도한테 내가 얘기를 들었어요. (면접자) 7명 중에 1명밖에 안 왔으니까 인사근무를 안 하신 분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자격 요건 변경 방침을 보고 받고 결정한 시점과 경위도 불투명합니다.
국방부는 8월 중순쯤이라고 했지만, 관련 기록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취재가 진행되던 중 국방부는 어제(29일) 적격자가 없었다며 채용 절차를 중단했습니다.
새롭게 올린 재공고문에도 자격 요건에는 '정책'이 포함돼 있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우한울 기자 (wh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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