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지지 24%.. '긍정 평가 이유' 보면 심상치 않다 [김봉신의 여론감각]

김봉신 입력 2022. 9. 30.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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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신의 여론감각] 긍정 이유 '모름/응답거절' 23% 최다.. 인지 부조화 대상 전락 우려

[김봉신 기자]

직전 조사 대비 4%p 하락한 24%. 지난 9월 27~29일 3일간 한국갤럽이 조사한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 수치다. 오차범위 내 변동이니 사실 아주 큰 변화라고는 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 수치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갤럽의 조사결과 중 가장 낮은 수치인 8월 1주 24%와 동일한 수치다. 부정률은 65%로 역시 최고치에 가깝다. 8월에는 66%였다. 
 
▲ 윤석열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한국갤럽, 9월 5주) 한국갤럽이 9월 27~29일 조사한 결과, 윤석열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률은 4%P 하락한 24%로 나타났다.
ⓒ 한국갤럽
이번 결과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20대와 60대에서 두 자릿수로 긍정률이 하락했다는 점이다. 60대는 긍정률이 10%p 하락한 34%. 20대는 13%p 하락해 9%로 한 자릿수다. 직업상 학생인 응답자의 긍정률은 전주 28%에서 4%로 24%p 하락했다. 민생 이슈에 민감한 자영업자의 경우 9월 3주엔 18%p 올랐는데, 이는 코로나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반짝 효과였고, 다시 10%p(9월 4주), 8%p(9월 5주) 하락했다.(모든 변동은 오차범위 내)

하락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최근 외교 관련 논란이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 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자 중 17%가 그 이유로 '외교'를 들었고, '발언 부주의'도 새로 등장하자마자 8%를 기록했다. '진실하지 않음/신뢰 부족'이 6%로 나왔다는 점에서 지금 상황이 향후 윤 대통령의 이미지 자산을 상당히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미지 자산을 침식당하면 향후 긍정률을 제고하기 위한 동력이 약해진다.

24%... 대통령에겐 위험한 시그널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필자는 매번 25%와 75% 두 개의 수치에 주목한다. 왜냐하면, 여론조사 결괏값을 볼 때 개략적으로 수치를 표현하기도 하는데, 75%는 4명 중 3명, 25%는 4명 중 1명에 해당한다. 식사를 위해 한 자리에 모이면 보통 4명이 한 식탁에 앉을 수 있고, 이중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긍정하는 사람이 1명이고 3명이 부정 평가하거나 의견이 없다고 해보자. 긍정 평가하는 1명은 사실 자신의 의견을 숨기게 되기 때문에 25% 선을 하회하면, 그 뒤로는 긍정 평가자가 여론조사 응답 적극성을 잃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계속해서 몇 차례 조사 결과가 나오고, 지지하던 유권자가 자신의 의견을 밝히지 않고 침묵하게 되는 과정이 반복되면 결국 지지에서 이탈하게 된다. 이 같은 과정은 부정적 시너지를 일으켜 하방 압력을 강하게 받게 돼 긍정률이 회복되기 어렵게 만든다. 

아래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추이 차트다. 25% 선이 하향 돌파될 때의 급격한 변화를 봐야 한다. 긍정률은 급전 직하했고, 5%까지 하락한 후 횡보했다. 
 
▲ 한국갤럽 2016년 하반기 박근혜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추이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2016년 10월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률은 25%에 걸친 후 단 두 차례 조사로 한 자릿수로 내려 앉았다.
ⓒ 한국갤럽
 
11월 1주에 5%까지 긍정률이 하락할 때, 부정 평가자의 부정 평가 이유 중 가장 많이 언급된 사안은 단연 '최순실/미르K스포츠재단(49%)'였다. 당시의 이슈를 정리한 내용으로는 '청와대, 검찰 압수 수색 거부' '최순실 긴급체포' 등 이른바 국정농단 사태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금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vs. 부정의 비율은 박 전 대통령 시기 2016년 10월 3주와 매우 흡사하다. 2016년 긍정 25%, 지금은 24%이다. 그러나 긍정률 25%선이라곤 하지만, 박 전 대통령과 윤 대통령의 상황은 다르다. 

윤 대통령, 긍정평가 이유 뚜렷하게 제공 못해

2016년 '국정농단 사태'와 지금 '비속어 논란'은 성격 자체가 다르다. 여기서 필자는 직무수행 긍정 평가자의 쏠림을 주목하고자 한다. 2016년 10월 3주에 박 전 대통령을 긍정 평가했던 응답자 중 19%는 '열심히 한다/노력한다', 17%는 대북/안보 정책', 14%는 '외교/국제 관계'라고 응답해 두 자릿수 응답 항목이 있었다. 

한국갤럽의 긍·부정 평가 이유를 묻는 말이 선택지를 제시하지 않고 자유롭게 응답받아 내용을 유목화한 것이니, 두 자릿수 응답 항목이 3개나 등장한다는 것은 지지자 중 뚜렷하게 뭔가 긍정의 이유를 갖고 있는 비율이 상당했다는 점을 방증한다. 외교·안보·대북 등에서 박 전 대통령의 실적을 인정하는 비율이 낮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금 윤 대통령 긍정 평가자 중 긍정 평가 이유를 물어 정리한 표를 보면 두 자릿수로 나타나는 항목은 없다. 모름/응답거절이 23%로 두 자릿수다. 가장 많은 응답을 받은 '외교'도 8%에 머물렀다. 부정 평가자 중 평가 이유로 '외교'를 언급한 비율이 17%라는 점에서 긍정률 제고에 외교 행보가 기여하고 있지 못함을 보여준다.  

여기에서 확인해야 할 점은, 2016년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이유가 뚜렷했던, 다시 말해 팬덤 현상이 완전히 사그라들지 않았던 상황에서도 25%에서 5%까지 하락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2주였다. 

지금 윤 대통령은 지지자에게 긍정 평가의 이유를 뚜렷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가 부정 평가자들은 이유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2016년의 박 전 대통령과 큰 차이가 있다.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률을 불안하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문재인 전 대통령 '베이징 혼밥' 논란 비교해 보니 

국민의힘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도 외교 현장에서 상대국에 망신을 당했다는 주장을 편다. 2017년 베이징에서 의전 홀대를 당하고, 현지의 평범한 식당에서 혼밥을 했다는 비난이다. 필자는 이때 나타났던 긍정률 변화를 살펴봤다. 베이징에서 홀대 당한 문 전 대통령의 긍정률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 한국갤럽 2017년 12월, 문재인 전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추이 베이징 혼밥, 의전 홀대 논란이 있었던 2017년 12월을 전후한 한국갤럽의 조사결과에서 긍정률의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 한국갤럽
 
위의 차트에서 확인해 보면, 2017년 베이징 혼밥 논란이 있었던 시기를 경과한 2018년 1월 1주 결과에서 그 전의 긍정률 70%와 그다지 차이가 없게 72%의 높은 긍정률이 유지됐다. 굳이 수치 차이를 말하자면 2%p 상승했다. 물론 1월 이후엔 평창올림픽 관련 남북공동팀 논란으로 국정 긍정률이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베이징 혼밥으로 크게 달라진 기류는 보이지 않는다.

문 전 대통령은 압도적으로 높은 긍정률로 임기를 시작해서 지금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지만, 단기 이슈 영향력을 본다면 외교 행보로 인한 긍정률 하락은 문 전 대통령의 혼밥 이슈에선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분명하다.

지지자의 인지부조화 상황... 대통령실의 선택은?

정치인이나 정치 세력이 유권자의 인식 속에 자리잡는 방식을 효능감과 일체감이다. 아래의 그림을 보면, 효능감과 일체감을 모두 강하게 주는 정치인은 '영웅'이다. 효능감만 강하게 주고 일체감이 떨어지면 '해결사'라고 할 수 있다. 또 일체감이 있지만 효능감이 떨어지면 '인지부조화 대상'이 되고 만다.
 
▲ 효능감 by 일체감 매트릭스 분석 정치 세력 및 정치인이 유권자 인식에서 차지하는 포지션을 효능감 by 일체감으로 구분해봤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은 어디에 포지셔닝 되어 있는지 체크해봐야 한다.
ⓒ 간디서원
 
가령 유권자가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에게 효능감뿐 아니라 일체감을 느껴 표를 줬다면 '영웅'으로 본다는 이야기다. 보통 이렇게 당선된 대통령은 자신을 강하게 지지하는 유권자에겐 계속해서 영웅으로 남을 수 있지만, 선거 시기 중도 성향자 중에서 흡수된 '산토끼'들은 지지 강도가 강하지 않아서 입장이 바뀔 수 있다. 왜냐면 중도 성향자는 경제적 효능감을 우선시 하는데, 경제적 효능감은 집권 초기가 지나면 점점 떨어져 대상을 '인지부조화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일체감마저 사그라들면 '투명인간' 취급을 하게 된다.

인지부조화란 소비자 구매행동 중 상품 구입 후 더 나은 상품을 발견하게 될 때 계속해서 자신이 샀던 브랜드에 대한 자신의 구매행동에 대한 혼란 상황을 말한다. 예를 들어 A브랜드의 운동화를 샀는데, B브랜드가 가격과 디자인이나 기능이 더 좋다면 자신의 구매행동을 옹호하기 위해 B브랜드 상품의 단점을 보든지 아니면 A브랜드 구매 행위를 철회하고 재구매시 B브랜드를 구매하든지 하는 상황이다.

많은 정치인들이 '영웅'에서 '인지부조화 대상'이 되고, 다시 '투명인간'이 되는 경로로 정치 인생을 마감했다. 또는 지지 강도가 매우 강한 지지자와 중도 성향자 중 흡수된 지지자가 나뉘어 중도 성향자 중 이탈이 가속하는 경우도 있다.

누군가는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

이런 설명을 하는 이유는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이 가져온 이번 한국갤럽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결과를 보면서 다음과 같은 정리와 가설적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첫째, 강도 높은 지지자로부터 지지를 받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긍정률 마(魔)의 25% 선이 무너지면서 짧은 기간 한 자릿수로 긍정률이 추락했다. 둘째,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 대비 강성 지지자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고 긍정 평가자에게 긍정 평가 이유도 뚜렷하게 제공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셋째, 이미 중도 성향자 중 긍정에서 이탈하는 기류가 있었고 이제 신뢰감(진정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결국, 윤 대통령 지지자 중에서도 그를 급격하게 인지부조화의 대상으로 인식 전환하는 상황이 됐다. 만약 다음 주 한국갤럽 조사결과에서 또다시 긍정률이 하락한다면, 20% 선마저도 하향 돌파된다면, 한국 사회는 티핑포인트(어떤 현상이 한순간 폭발하는 것)를 넘어서게 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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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9월 5주) 조사 개요]
의뢰처: 자체조사 / 조사기관: 한국갤럽 / 조사기간: 9월 27 ~ 29일 /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 / 조사방식: 무작위 생성(RDD, 무선 90%, 유선 10%) 전화면접조사 방식 /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p / 응답률: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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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 김봉신씨는 메타보이스 대표이며 조원씨앤아이 부대표입니다. 이 기사는 http://blog.naver.com/metavoice/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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