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15승 '불끈'..저지 MVP '저지'할까

오클랜드전 8이닝 2피안타 쾌투
ML 최고 선수 경쟁 '점입가경'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오클랜드와의 홈경기에서 6회초 닉 알렌을 3루 땅볼로 아웃시킨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애너하임 | AP연합뉴스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61호 홈런포를 쏘아올린 다음날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는 괴력투로 시즌 15승을 달성했다. 저지와 오타니의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AL) MVP 경쟁이 시즌 막판 점입가경이다.

오타니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오클랜드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2안타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삼진은 10개나 잡았다. 팀의 4-2 승리를 이끈 오타니는 시즌 15승째(8패)를 챙겼다.

오타니는 1회 첫 타자 토니 켐프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이후 8회초 2사까지 단 한 명에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은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오타니는 8회 2사 후 코너 캐펠에게 중전안타, 다음 타자 데르미스 가르시아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2사 1·2루 위기에서 셰이 랜젤리어스를 3루수 앞 땅볼로 처리해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내며 임무를 완수했다.

최근 4연승을 달린 오타니는 15승 고지에 올랐다. 오타니는 이날 3번 타자로도 나서 4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리며 그야말로 ‘원맨쇼’를 펼쳤다.

오타니는 올해 투수로 15승8패, 평균자책 2.35, 213탈삼진을 기록했다. AL 다승 공동 3위, 탈삼진 3위, 평균자책 4위에 올라있다. 타자로도 타율 0.275, 34홈런(4위), 94타점(6위)을 올리며 야구사에 길이 남을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오타니가 다음 등판에서 1.1이닝만 소화하면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에 규정타석(503타석)과 규정이닝(162이닝)을 모두 채운 선수가 된다.

오타니는 지난해에 이어 MVP 2연패를 충분히 노릴 만하지만 올해는 만만찮은 경쟁자 저지가 있다. 전날 61년 만에 AL 홈런 타이 기록을 세운 저지에 대한 지지도 뜨겁다. 야구 팬들과 전문가들은 저지가 약물의 시대를 극복한 ‘청정 타자’로 세운 홈런 기록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평가자들이 MVP에 포함된 ‘가치’의 의미를 어디에 더 두느냐에 따라 주인공의 얼굴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