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앉은 한전, 전기 요금 인상 불가피.."물가 상승 자극 우려"
한전, 상반기 적자 14조..연간 적자 30조 원 예상
"적자 이어지면 연말쯤 회사채 발행 어려울 수도"
전기 팔수록 손해..대용량 사업자 요금 차등 조정
[앵커]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인상 배경엔 전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과 최악의 적자가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요금 부담이 커지면서 물가 상승을 더욱 자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윤해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정부는 올해 4분기 전기 요금을 인상하게 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이창양 /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 그간의 요금인상 억제와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에너지 공기업의 재무 상황이 극도로 악화하고 있습니다.]
한국전력은 올해 상반기 14조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고, 연간 누적 적자는 역대 최대 규모인 30조 원에 달할 거로 예상됩니다.
그간 부족한 자금은 채권을 발행해 충당했지만, 이렇게 적자가 계속되면 사채 발행 규모가 자본금과 적립금의 두 배를 넘어 연말쯤이면 사채를 더 발행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전기를 팔면 팔수록 손해인 상황에서 요금 인상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한전은 특히, 대용량 사업자에 대한 인상 폭을 키웠습니다.
[한전 관계자 (음성변조 必) : 산업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산업용 같은 경우에 낮은 요금을 많이 부과했어요. 이제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추면서….]
산업계에선 벌써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번 차등 인상이 고물가·고환율·고금리로 한계에 놓인 기업들의 경영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기 사용량이 많은 반도체와 제철 등 일부 업종에 미치는 타격이 클 거로 예상됩니다.
이로 인한 생산비 원가 인상 부담은 고스란히 제품값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주 원 /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결국, 기업이 생산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비용 인상분이 전가될 거고…. 시장 가격 인상 요인이 될 것 같습니다.]
한전도 마냥 전기 요금만 올리는 건 아닙니다.
1조 원 이상의 보유 자산 매각과 비핵심사업 조정, 고강도 긴축 경영 등을 통해 향후 5년간 14조 원 규모의 재무 구조 개선에 나서겠다는 계획입니다.
정부는 이번 전기 요금 인상이 전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급등과 한전의 적자 구조 개선을 위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지만, 가뜩이나 높은 물가를 더 자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YTN 윤해리입니다.
YTN 윤해리 (yunhr09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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