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발견지점 집기류 온전.."제연설비 없었다"

[KBS 대전] [앵커]

7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난 현대아울렛 대전점 지하주차장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사망자 다수가 발견된 주차장 서쪽에는 직접 불에 탄 것보다는 연기에 그을린 흔적이 많았는데, 지하주차장에 제연 설비가 없었던 게 피해를 키운 것으로 추정됩니다.

박연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지하주차장 내부.

손전등을 켜고 깜깜한 통로를 따라 처음 불이 시작된 곳과 반대 방향으로 가보니, 불에 잿더미가 된 발화 지점이나 주변 통로와 달리, 연기에 그을린 벽면과 비교적 깨끗한 집기류 등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2명이 숨진 채 발견된 미화원 휴게실 복도와 탈의실 역시 불이 직접 닿은 흔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근처 하역장에 쌓여있는 종이상자도 온전한 모습입니다.

발화 지점에서 더 먼 화물용 승강기에서도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 화재 당시 연기와 유독가스가 급격히 퍼져 대피가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소방당국 관계자/음성변조 : "(처음에) 저희가 들어오려고 했을 때는 이 앞이 안 보였어요. 아예 안 보여요. 산소호흡기 끼고 들어와야지, 어림도 없어요."]

실제 현대아울렛 대전점의 지하 주차장 설계 도면에는 연기 확산을 막아주는 제연 경계벽이 없다고, 소방당국은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제연 경계벽이 있었다면, 연기를 가두는 댐 역할을 하면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며,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채진/목원대 소방안전학과 교수 : "(제연 경계벽이) 피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서 대피하는 데에 굉장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형화재가 발생했을 때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는…."]

소방청은 한국소방산업기술원과 학계, 업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지하 대공간 소방안전관리 제도개선 특별 추진단'을 가동하고, 제연 설비 적정성 등을 검토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박연선 기자 (zion@kbs.co.kr)